한반도에만 있는 귀한 몸인데…서울대공원서 100마리 우르르 풀어준 '멸종위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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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토종 금개구리, 100마리 방사로 복원 추진

서울대공원이 국립생태원과 함께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금개구리 100마리를 경남 합천에 방사했다.

금개구리 방사. / 서울대공원 제공
금개구리 방사. / 서울대공원 제공

서울대공원은 지난 25일 국립생태원과 공동연구의 하나로 경남 합천군 대양면 정양리 일대 농수로에 금개구리 100마리를 방사했다고 27일 밝혔다.

금개구리는 국내에 주로 서식하는 토종 양서류로, 영문 이름은 'Seoul pond frog'다. 과거 한반도 여러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있었지만 도시 개발과 농경지 감소, 농약·비료 사용, 수질오염, 외래종 유입 등의 영향으로 개체 수가 크게 감소했다. 현재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이동 범위 좁은 금개구리… 서식지 훼손에 취약

금개구리는 이동 범위가 넓지 않은 종이다. 하루 평균 이동 거리가 10m 이내이며 행동권도 약 720㎡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활동 영역이 좁은 만큼 서식지가 훼손되거나 사라질 경우 개체군이 영향을 받기 쉽다. 인위적인 유전자 혼입을 막기 위해 복원 과정에서도 원래 개체가 살던 지역과 가까운 곳을 방사지로 선정하는 방식이 활용된다.

서울대공원은 금개구리 인공증식과 서식지 복원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2024년과 2025년에는 경기 시흥시 옥구공원에 모두 600마리를 방사했다. 올해는 합천 지역 유전자를 가진 금개구리 100마리를 새로운 복원 대상지인 정양리 일대에 풀었다.

서울대공원은 2023년부터 서울동물원 종보전센터에 금개구리의 자연 서식지와 비슷한 생태환경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금개구리가 이 공간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동면할 수 있도록 관리해 인공증식과 복원에 활용하고 있다.

정양늪 인근 농수로에 방사… 식생·서식지 연결성 고려

서울대공원 금개구리 방사. / 서울대공원 제공
서울대공원 금개구리 방사. / 서울대공원 제공

이번 방사지로 선정된 정양리 농수로에는 부들과 버드나무 등 식생이 형성돼 있다. 농수로에서 하류 방향으로 약 300m 떨어진 곳에는 금개구리가 대규모로 서식하는 정양늪도 연결돼 있다. 서울대공원과 국립생태원은 현장조사와 전문가 검토를 거쳐 이 지역을 복원 대상지로 정했다.

방사에 앞서 질병 검사도 진행했다. 금개구리들은 양서류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양서류항아리곰팡이병과 라나바이러스병 검사를 받았으며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방사를 위한 관련 절차와 허가도 마쳤다.

개체들은 이동 과정에서 수온을 유지하고 산소를 공급할 수 있는 전용 용기에 담겨 현장으로 옮겨졌다. 도착한 뒤에는 현장 수온에 적응하는 '물맞댐' 과정을 거쳐 방사됐다.

식별 장치 부착해 생존율·성장률·이동 범위 추적

몸길이가 30mm 이상인 개체 대부분에는 개체별로 구분할 수 있는 식별 장치가 부착됐다. 서울대공원과 국립생태원은 이를 활용해 방사한 금개구리의 생존율과 성장률을 살피고 이동 범위와 개체군 확산 과정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두 기관은 앞서 2024년과 2025년에 방사한 금개구리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합천에 방사한 개체 역시 지속적으로 관찰해 금개구리의 서식지와 개체군을 복원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축적할 계획이다.

여용구 서울대공원 동물원장은 "양서류는 생태계 먹이사슬의 중간 역할을 하는 중요한 생태적 위치에 있으며 그중 급감하고 있는 우리나라 고유종인 금개구리 보전은 더더욱 중요하다"며 "그간 축적해 온 금개구리 인공증식 사육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감소하는 금개구리 보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멸종위기 동물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방사’… 왜 필요할까

야생동물 보전에서 ‘방사’는 사람이 보호·증식하거나 옮겨 온 개체를 적절한 자연 서식지에 풀어 야생에서 살아가도록 하는 과정을 말한다. 멸종위기종 복원에서는 단순히 동물을 자연에 놓아주는 데 그치지 않고, 줄어든 개체군을 보강하거나 과거 살던 지역에 다시 정착시키는 방법으로 활용된다.

개체 수가 지나치게 감소하면 한 지역의 개체군은 자연재해나 질병, 서식지 변화 같은 외부 요인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번식에 참여할 개체가 적어지면서 유전적 다양성이 낮아질 가능성도 커진다. 이때 인공증식 등으로 확보한 개체를 적절한 지역에 방사하면 기존 개체군을 보강하거나 새로운 개체군의 정착을 돕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멸종위기종이라고 해서 아무 장소에나 풀어놓는 것은 아니다. 방사 전에는 해당 종이 살 수 있는 먹이와 물, 은신처, 번식 환경이 갖춰졌는지 살펴야 한다. 기존 개체군과의 유전적 관계와 질병 전파 가능성도 검토한다. 다른 지역의 개체를 무분별하게 섞으면 지역 개체군의 유전적 특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질병 검사도 중요한 절차다. 방사 개체가 병원체를 지니고 있으면 야생 개체나 같은 서식지의 다른 생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건강 상태를 확인한 뒤 방사한다. 운반 과정에서는 종의 특성에 맞게 온도와 습도 등을 관리하고 현장 환경에 적응시키는 과정도 필요하다.

방사 뒤에는 개체에 식별 장치를 달거나 정기적으로 서식지를 조사해 생존 여부와 성장, 이동, 번식 상태 등을 살핀다. 방사한 개체가 실제로 정착했는지 개체군이 유지되거나 확대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런 자료는 이후 같은 종의 방사 장소와 시기, 개체 수를 정하는 데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