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라시 “블랙록도 결국 알트코인 ETF 낸다”…비트코인·이더리움에만 696억달러 묶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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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시 “블랙록도 결국 알트코인 ETF 낼 것”…SEC엔 신청서 아직 없어
비트코인·이더리움 ETF엔 696억달러, XRP·솔라나 펀드는 아직 그 뒤

제라시 “블랙록도 결국 알트코인 ETF 낸다”…비트코인·이더리움에만 696억달러 묶여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제라시 “블랙록도 결국 알트코인 ETF 낸다”…비트코인·이더리움에만 696억달러 묶여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네이트 제라시(Nate Geraci) 더 ETF스토어(The ETF Store) 대표가 8월 27일(현지시각) 블랙록(BlackRock)이 결국 비트코인·이더리움을 넘어 다른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쟁 자산운용사들이 리플(XRP)·솔라나(Solana) 등 알트코인 ETF 시장을 빠르게 키우는 사이 블랙록만 비트코인·이더리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을 지적한 발언이다. 블랙록의 비트코인 펀드 IBIT는 8월 26일(현지시각) 기준 순자산 605억2,000만달러(약 83.7조원)를 보유해 회사 크립토 ETF 사업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다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개 자료를 살펴봐도 블랙록이 XRP·솔라나나 복수자산 인덱스 ETF를 신청한 흔적은 8월 27일 기준 발견되지 않았다.

블랙록 크립토 ETF, 비트코인·이더리움에만 696억달러

블랙록은 현재 아이셰어즈(iShares) 브랜드로 미국에서 현물 크립토 상품 3종을 운용한다. 비트코인 펀드 IBIT가 605억2,000만달러(약 83.7조원)로 가장 크고, 스테이킹을 하지 않는 이더리움 펀드 ETHA가 약 82억6,000만달러(약 11.4조원), 스테이킹 기능을 더한 신상품 ETHB가 약 8억3,270만달러(약 1조1,500억원) 규모다. ETHB의 30일 스테이킹 보상률은 1.73%로 집계됐다. 세 펀드를 합치면 약 696억달러(약 96.3조원) 수준으로, ETHA와 ETHB 모두 이더리움을 보유한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는 비트코인·이더리움 두 자산에 대한 노출로 봐야 한다.

블랙록은 이 밖에 비트코인 프리미엄 인컴 펀드 BITA도 운용 중이다. IBIT와 비트코인 보유분을 바탕으로 콜옵션을 매도해 수익을 내는 구조로, 새로운 가상자산군에 대한 노출을 넓히는 상품은 아니다. 결국 블랙록의 현물 크립토 포트폴리오는 여전히 비트코인·이더리움 두 종목에 갇혀 있는 셈이다.

“다른 자산은 투자가치 없다는 신호”…제라시 해석의 근거는 없다 / AI 생성 이미지
“다른 자산은 투자가치 없다는 신호”…제라시 해석의 근거는 없다 / AI 생성 이미지

“다른 자산은 투자가치 없다는 신호”…제라시 해석의 근거는 없다

제라시는 자신의 트위터에 “여전히 신기한 건 블랙록이 비트코인·이더리움 외에는 어떤 현물 크립토 ETF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인덱스 기반 크립토 ETF조차 없다”고 적었다. 이어 “IBIT·ETHA·ETHB가 거둔 압도적 성공을 감안하면, 블랙록은 사실상 다른 가상자산엔 투자 가치가 충분치 않다는 시장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통형 펀드를 500종 가까이 운용하는 회사의 행보이기 때문에 이 침묵 자체가 하나의 시그널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이는 제라시 개인의 해석이다. 블랙록이 다른 가상자산의 가치가 부족하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고, 추가 현물 ETF 출시나 영구적 포기를 발표한 적도 없다. SEC 공개 기록에 신청서가 없다는 사실이 블랙록이 내부적으로 관련 상품을 거부했음을 증명하지도 않는다. 자산운용사들은 통상 등록신청서나 거래소 상장 신청,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 검토 중인 상품 계획을 공개하지 않는다. 제라시는 “블랙록도 언젠가는 항복하고 추가 현물 크립토 ETF를 낼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비공개 논의나 규제 문서, 미공개 상품 계획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XRP·솔라나 ETF, 경쟁사들은 이미 몸집을 키우는 중

블랙록의 정중동은 경쟁사들의 움직임과 대비된다. 미국에 상장된 XRP 현물 ETF 전체 순자산은 14억달러(약 1조9,000억원) 수준으로, 같은 시점 비트코인 ETF 986억3,000만달러(약 136.4조원)와 이더리움 ETF 151억3,000만달러(약 20.9조원)에 비하면 아직 작은 규모다. 크립토뉴스(crypto.news)는 별도로 8월 한 달간 XRP 현물 ETF 7종에 약 10억달러가 모였고, 8월 24일(현지시각) 기준 누적 순유입액은 약 15억7,000만달러(약 2조1,700억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블랙록은 이들 XRP 펀드 발행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솔라나 ETF 역시 순자산 12억6,000만달러(약 1조7,400억원)로 미국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크립토뉴스는 솔라나 ETF가 비트와이즈(Bitwise)·피델리티(Fidelity) 상품을 앞세워 순자산 1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여러 자산에 걸친 HYPE 멀티에셋 ETF는 4억1,948만달러(약 5,800억원), 도지코인(DOGE) ETF는 1,237만달러(약 171억원) 규모다. 한편 SEC는 티로우프라이스(T. Rowe Price)의 액티브 크립토 ETF를 승인해, 비트코인·이더리움·XRP·솔라나 등 여러 자산에 노출될 수 있는 구조를 이미 허용한 상태다. 규제상 다양한 알트코인 상품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뜻이다.

블랙록은 왜 안 움직이나…기준선은 30억달러

블랙록의 실제 자금 흐름을 보면 왜 서두르지 않는지 짐작할 수 있다. 블랙록과 연계된 지갑들은 하루 동안 코인베이스 프라임(Coinbase Prime)에서 3억1,200만달러(약 4,300억원)를 인출했는데, 이 중 2억8,200만달러(약 3,900억원)는 IBIT 관련 지갑으로, 나머지 3,060만달러(약 423억원)는 ETHA·ETHB 지갑으로 나뉘어 들어갔다. 비트코인·이더리움이 여전히 명확하고 유동성이 풍부하며 예측 가능한 수익을 내는 사업이라는 뜻이다.

캐너리캐피털(Canary Capital) 최고경영자 스티븐 맥클러그(Steven McClurg)는 경쟁사들이 내놓은 XRP 펀드의 순자산이 안정적으로 30억달러(약 4조1,500억원)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블랙록이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 정도 규모가 돼야 대형 기관투자자의 구조적 수요가 있다는 증거가 된다는 설명이다. 블랙록의 디지털자산 담당 임원들도 여러 차례 “목표는 수백 종의 알트코인을 끌어안는 것이 아니라 보수적인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이더리움 노출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혀왔다. 전통 고객 대부분이 아직 크립토 투자를 시작조차 하지 않은 만큼, 새로운 상품으로 관심을 분산시키는 것이 현재로선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블랙록은 아직 라인업 확대 시한이나 의사결정 절차를 밝힌 적이 없다. 새 펀드가 나오려면 등록신청서와 거래소 상장 서류, SEC 심사가 먼저 필요하다. 상업성 여부는 고객 수요와 유동성, 커스터디, 시장 감시체계, 예상 펀드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경쟁사들의 알트코인 ETF가 이미 존재한다는 사실은 규제상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뿐, 블랙록 내부 기준을 충족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블랙록의 디지털자산 페이지는 여전히 비트코인·이더리움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토큰화된 머니마켓펀드로도 영역을 넓힌 만큼 블록체인 전략 자체가 크립토 ETF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제라시의 전망이 사실로 확인되려면 블랙록의 SEC 신청서나 델라웨어 신탁 등록, 공식 발표가 먼저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