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축구왕 된 듯”…동남아 월드컵 2연패 김상식 감독이 꺼낸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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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컵 2연패 후 김상식, 베트남 월드컵 본선 진출 노린다

김상식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아세안 현대컵 2연패라는 새 역사를 쓴 뒤 더 큰 목표를 꺼냈다. 시선은 이미 베트남의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로 향하고 있었다.

28일 국내 취재진과 화상 기자회견에 나선 김 감독은 우승에 대한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베트남 축구왕이 됐다. 오늘 하루만 왕"이라 웃었다.

이어 "초심을 잃지 않고 도전하는 입장으로 다시 준비하겠다. 현대컵 2연패를 달성해 너무 기쁘다. 선수들이 저를 믿고 따라줘서 진심으로 고맙다. 또 응원해 준 베트남 축구 팬들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상식 베트남 대표팀 감독 / 디제이 매니지먼트
김상식 베트남 대표팀 감독 / 디제이 매니지먼트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지난 26일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세안 현대컵 결승 2차전에서 태국과 2-2로 비겼다. 앞서 22일 방콕에서 열린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한 베트남은 두 경기 합계 4-2로 정상에 올랐다. 2024년 대회에 이어 다시 우승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현대컵 2연패를 달성했다.

이번 대회에서 베트남은 8경기를 치러 6승 2무를 기록했으며 결승까지 단 3실점만 허용하며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현대컵 우승으로 베트남 A매치 무패 행진도 26경기까지 늘었다. 기록은 22승 4무다. 동남아시아 축구의 전통적인 강호 태국을 상대로 원정에서 먼저 승기를 잡은 뒤 홈에서 우승을 확정한 과정도 눈에 띄었다.

김 감독은 선수단이 자신을 믿고 전술을 수행해준 점을 우승의 중요한 배경으로 꼽았다. 그는 "항상 도전자 입장으로 어떻게 상대를 효과적으로 공략할지, 허점을 노릴지 고민하고 훈련을 통해 준비한다"면서 성장 과정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상대와 선수, 경기 상황이 계속 달라지는 만큼 하나의 전술이나 방식에만 의존하기보다 현장에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김상식 감독은 선수들을 관찰하는 과정도 강조했다. 그는 "축구는 항상 변한다. 선수도, 훈련도, 상대도 변하기 때문에 그 변화에 따라 순발력 있게 대처해 나가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지도자로서 노력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이 베트남에서 거둔 성과는 과거 '항서 매직'이라는 단어를 만든 박항서 감독을 뛰어넘은 수준이다. 그는 2024년 베트남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성인 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함께 이끌며 여러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냈다.

열광하는 베트남 시민들 / VN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열광하는 베트남 시민들 / VN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작년 7월에는 U-23 대표팀을 이끌고 아세안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고 같은 해 12월에는 동남아시안게임에서도 우승을 경험했다. 올해 1월에는 AFC U-23 아시안컵에서 베트남을 4강에 올려놓았다. 그에게도 '상식 매직'이라는 단어가 생겼다.

김 감독은 "한국인 지도자로서 감격스럽게 뿌듯하다. 박항서 감독님께서 앞서서 많은 발전을 이뤄주셨고, 베트남 팬들의 사랑을 받아 저도 그 혜택을 보고 있다. 베트남에 한국 기업들이 많은데, 정부 관계자와 미팅할 때 축구 이야기를 하면 분위기가 밝아진다는 얘기를 듣는다. 책임감을 갖고 더 노력해야겠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현대컵 우승 직후 베트남 거리에서 태극기를 들고 축하하는 팬들이 등장한 것도 김 감독에게 특별한 장면으로 남았다.

김상식 베트남 대표팀 감독 / 뉴스1
김상식 베트남 대표팀 감독 / 뉴스1

이제 김상식호의 다음 일정은 월드컵을 향한 장기적인 도전으로 이어진다. 베트남은 9월 FIFA가 주관하는 아세안컵을 준비하며, 김 감독은 성인 대표팀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는 "9월은 아시안게임은 베트남 현지 지도자가 맡기로 했다. 나는 성인 대표팀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AFC 아시안컵에서는 한국과 조별리그에서 맞붙는다.

한국과의 대결은 김 감독에게도 관심이 큰 경기다. 올해 초 AFC U-23 아시안컵 3·4위전에서는 베트남이 승부차기 끝에 한국을 꺾었다.

그는 "상대가 한국이라고 해서 특별한 건 없다. 모든 대회에서 늘 도전자 입장으로 철저하게 준비한다"며 "올해 초 U-23 아시안컵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느꼈다. 한국전도 잘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또 "한국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아쉬웠는데, 절치부심해서 아시안컵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의 최종 목표는 베트남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베트남은 아직 FIFA 월드컵 본선에 오른 적이 없다.

그는 "현대컵 우승 시상 때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베트남이 월드컵에 출전하는 걸 보고 싶다'고 하더라"며 "선수들을 이끌고 월드컵에 진출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로 월드컵을 경험했는데, 지도자로 월드컵에 나가 세계적인 감독들을 상대로 한번 겨뤄보고 싶은 꿈이 있다"고 밝혔다. 선수로 월드컵 무대를 경험했던 그가 이번에는 지도자로 세계적인 감독들과 맞붙겠다는 목표를 세운 셈이다.

김상식 감독은 전북에서 코치와 수석코치를 거쳐 감독으로 승격했고, 전북을 이끌면서 K리그1과 FA컵 등 국내 무대에서 지도력을 쌓았다. 이후 2024년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며 해외 대표팀 지휘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