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다녀온 뒤 '샤워기'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 요즘 특히 조심해야 할 '이 감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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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넬라증 환자 1년 새 41.6% 증가… 감염 경로와 예방법은?

8월 말까지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름부터 초가을 사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레지오넬라증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국내 신고 환자도 크게 늘었다. 특히 샤워기와 수도꼭지, 가습기 등 물이 고이거나 물방울이 생길 수 있는 곳은 평소 청결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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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40명 신고… 전년보다 41.6% 증가

질병관리청 ‘2025 감염병 신고 현황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레지오넬라증 신고 환자는 640명으로, 전년보다 41.6%(188명) 증가했다. 2025년 증가 폭이 컸던 제3급 감염병 가운데 하나다.

레지오넬라증은 연중 발생하지만 집단 발생은 주로 여름부터 초가을 사이에 나타난다. 냉각탑이나 건물의 냉·온수 시설, 샤워기, 수도꼭지, 가습기, 온천 등 물을 사용하는 시설과 기기가 주요 감염원으로 꼽힌다.

주별 발생 추이를 보면 레지오넬라증은 연중 신고되지만, 여름철을 전후해 환자가 늘어나는 양상이 반복된다. / 질병관리청 '2025 감염병 신고 현황 연보'
주별 발생 추이를 보면 레지오넬라증은 연중 신고되지만, 여름철을 전후해 환자가 늘어나는 양상이 반복된다. / 질병관리청 '2025 감염병 신고 현황 연보'

지난해 환자 증가에는 인공 수계 시설의 노후화와 고령층 등 고위험군 확대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가정용 에어컨 자체를 레지오넬라증의 주된 감염원으로 보기는 어렵다. 레지오넬라균에 오염된 물이 미세한 물방울 형태로 퍼지고 이를 들이마실 때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건물에서는 냉각탑이 대표적인 관리 대상이며, 가정에서는 샤워기와 수도꼭지, 배관, 가습기처럼 물이 머물거나 분무될 수 있는 곳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에서 사는 레지오넬라균… 미세한 물방울 통해 호흡기로 들어와

레지오넬라증은 레지오넬라균 속 세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균은 자연환경이나 인공 수계 시설의 물에서 생존하며, 오염된 물이 미세한 물방울 형태로 퍼진 뒤 이를 호흡기로 들이마실 때 감염될 수 있다.

일반적인 호흡기 감염병처럼 환자의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주변 사람에게 퍼지는 질환은 아니다. 사람 간 전파는 일반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오염된 물을 사용한 호흡기 치료기기나 분무기를 통해서도 균에 노출될 수 있다.

레지오넬라균은 물의 흐름이 느리거나 정체된 곳에서 증식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의 2026년도 레지오넬라증 관리지침은 물이 고이지 않도록 하고 생물막과 침전물이 쌓이지 않게 관리할 것을 권고한다. 균이 증식하기 쉬운 수온은 25~4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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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기와 수도꼭지도 레지오넬라균이 증식할 수 있는 수계 시설에 포함된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배관이나 물이 고인 곳에서 균이 증식하면 샤워기를 사용할 때 미세한 물방울과 함께 퍼질 수 있다. 가습기는 사용 후 남은 물을 비우고 내부에 물때가 생기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세척해야 한다.

폐렴형과 폰티악열로 구분… 잠복기와 증상도 달라

레지오넬라증은 크게 레지오넬라 폐렴과 폰티악열로 나뉜다. 같은 균에 감염돼 발생하지만 잠복기와 증상, 치료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폐렴형인 레지오넬라 폐렴은 균에 노출된 뒤 보통 2~10일의 잠복기를 거친다. 발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 전신 쇠약감이 나타날 수 있으며 마른기침이나 소량의 가래를 동반한 기침이 생기기도 한다. 식욕부진이나 복통, 설사 등 위장관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경우 호흡곤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증상이 악화되면 폐농양이나 농흉, 호흡부전, 저혈압, 쇼크 등이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횡문근융해증이나 신부전, 파종성 혈관 내 응고가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만성질환자나 면역 기능이 저하된 사람은 폐렴형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레지오넬라 폐렴은 항생제로 치료한다. 흉부 X선에서 폐렴 소견이 나타날 수 있지만 증상이나 영상만으로 원인을 구분하기 어려워 호흡기 검체에서 균을 확인하거나 소변에서 특이 항원을 검출하는 검사 등을 활용한다. 현재 레지오넬라증을 예방하는 전용 백신은 없다.

폰티악열은 폐렴형보다 잠복기가 짧다. 대부분 노출 후 24~48시간 안에 증상이 시작되며 권태감과 근육통에 이어 발열과 오한, 마른기침, 콧물, 인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설사와 구역, 어지럼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폐렴은 나타나지 않으며 항생제 대신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 치료를 한다. 증상은 대체로 2~5일간 지속된다.

50세 이상·흡연자·만성질환자는 특히 주의

레지오넬라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지만 폐렴형은 50세 이상이나 만성 폐질환자, 흡연자, 면역이 저하된 사람에게서 더 자주 발생한다.

장기 이식을 받았거나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사람, 암 환자, 당뇨·신부전 등 만성질환자도 고위험군에 포함된다.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거나 과음하는 사람도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반면 건강한 사람은 비교적 증상이 가벼운 폰티악열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고위험군이 목욕장이나 온천, 숙박시설 등을 이용한 뒤 발열과 기침, 근육통, 숨 가쁨 같은 증상을 보인다면 의료기관에서 진료받는 것이 좋다. 레지오넬라 폐렴은 다른 원인의 폐렴과 증상만으로 구분하기 어려워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1주일 넘게 안 쓴 샤워기는 세척하고 물 충분히 흘려보내야

가정에서 레지오넬라증을 예방하려면 배관이나 기기에 물이 오래 고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청은 1주일 이상 사용하지 않은 수도꼭지와 샤워기를 다시 사용할 때 분리해 세척하고, 냉·온수를 2분 이상 흘려보낼 것을 권고한다. 휴가나 장기 외출 후 오랜만에 샤워기를 사용할 때도 곧바로 몸에 물을 뿌리지 말고 먼저 물을 충분히 흘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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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기 헤드와 호스는 주기적으로 분리해 내부에 쌓인 물때와 침전물을 제거한다. 겉면뿐 아니라 물이 지나는 연결 부위에도 침전물이 남을 수 있어 함께 닦는 것이 좋다.

가습기 물은 매일 새로 갈고 내부도 주기적으로 청소한다. 사용을 마친 뒤에는 남은 물을 비우고 충분히 말려 물때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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