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비포장길 끝에 펼쳐진 비현실적 풍경…아이슬란드 하일랜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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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장 험로 지나 케를링가르피외틀·흐베라베틀리르 탐험
지열·빙하·검은 용암·형형색색 산맥이 한곳에 펼쳐지는 내륙 여행
포장도로가 끝난 뒤부터 진짜 아이슬란드가 시작된다. 뜨거운 수증기가 솟는 땅 바로 옆으로 빙하가 이어지고 검은 용암지대 너머에는 붉고 노란 산맥이 펼쳐진다.

9월 1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캠핑은 아이슬란드野’ 2부 ‘험난하지만, 아름다운 하일랜드’에서는 여행작가 태원준이 아이슬란드 중앙부 하일랜드를 찾아간다. 사람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내륙 깊숙한 곳을 이동하며 화산과 빙하, 온천과 고원이 만들어낸 거친 풍경을 따라간다.
포장도로 끝나자 완전히 달라진 풍경
아이슬란드 하일랜드는 섬 중앙부를 넓게 차지하는 고원지대다. 인구가 몰려 있는 해안 지역과 달리 마을과 상점, 주유소 같은 생활시설이 드물고 도로 대부분도 비포장 구간으로 이어진다.
특히 여름철에만 제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적지 않다. 겨울이 되면 눈과 얼음, 강 수위 변화 때문에 통행이 어려워져 일부 도로는 아예 폐쇄된다. 아이슬란드에서 하일랜드가 ‘쉽게 닿을 수 없는 땅’으로 불리는 이유다.
태원준이 가장 먼저 향하는 곳은 케를링가르피외틀이다. 이곳은 아이슬란드 중앙 내륙에서도 대표적인 산악지대로, 주변 산들이 일반적인 회색이나 검은색이 아니라 붉은색과 노란색, 초록빛을 띤다는 점이 특징이다.
산의 색을 만드는 주인공은 리올라이트다. 실리카 성분이 풍부한 화산암으로, 광물 성분과 풍화 과정에 따라 여러 색을 드러내며 하일랜드 특유의 독특한 산악 풍경을 만든다.
뜨거운 땅 너머로 빙하가 보인다
케를링가르피외틀 중심부에는 흐베라달리르가 자리한다. 이름 그대로 뜨거운 지열 활동이 활발한 지역으로 곳곳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땅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끊임없이 올라온다.
분기공 주변에서는 유황 성분 특유의 냄새도 느껴진다. 땅속 깊은 곳에서 데워진 수증기와 가스가 지표의 틈을 통해 빠져나오면서 마치 살아 있는 땅처럼 끓어오르는 풍경을 만든다.
더 놀라운 장면은 그 뒤에 펼쳐진다. 뜨거운 지열지대 바로 너머로 판보르가르외퀴들 빙하가 모습을 드러낸다.
한쪽에서는 뜨거운 증기가 솟고 다른 쪽에서는 차가운 빙하가 이어지는 장면은 아이슬란드 하일랜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화산 활동과 빙하 지형이 동시에 존재하는 아이슬란드의 지질 환경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이처럼 아이슬란드는 ‘불과 얼음의 나라’라는 별칭을 가진다. 섬 전체에 화산지대가 넓게 분포하면서도 국토 곳곳에는 거대한 빙하가 남아 있어 서로 정반대의 자연환경이 가까운 거리에서 공존한다.
전설적인 무법자가 숨어 살던 온천지대
험한 고원길을 계속 달리면 흐베라베틀리르에 도착한다. 거대한 빙하 사이의 황량한 고원 한복판에 온천과 분기공이 모여 있는 지열지대다.
이곳에는 아이슬란드 역사 속 전설적인 인물의 이야기도 전해진다. 피야틀라에이빈두르는 18세기 아이슬란드에서 무법자로 살아간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사람이 거의 찾지 않는 하일랜드에 숨어 지냈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다.
그와 관련된 장소 가운데 하나가 에이빈다르흐베르다. 피야틀라에이빈두르가 이곳의 뜨거운 지열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으르렁거리는 언덕’이라는 뜻을 가진 외스퀴르홀도 지나간다. 땅속에서 끓는 물과 증기가 만들어내는 소리 때문에 붙은 이름으로, 단순한 온천을 넘어 살아 움직이는 지열지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아이슬란드에서 지열은 관광 자원에만 머물지 않는다. 현지에서는 오래전부터 뜨거운 물을 난방과 목욕에 활용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지열로 음식을 익히는 방식도 이어져 왔다. 하일랜드 곳곳에 남은 온천과 분기공은 자연환경과 사람들의 생활이 어떻게 연결됐는지 보여주는 흔적이기도 하다.
검은 화산지형 사이에서 만난 푸른 협곡
하일랜드를 가로질러 남쪽으로 향하면 풍경은 또 한 번 크게 바뀐다. 검은 화산 지형 사이로 푸른 물이 흐르는 시괴들뤼글류푸르가 모습을 드러낸다.
협곡 아래로 흐르는 물은 주변의 짙은 화산암과 강한 대비를 이룬다. 절벽 곳곳에서는 작은 폭포들이 연이어 떨어지며 황량한 고원 풍경 속에서 유독 선명한 색을 만든다.
아이슬란드의 자연은 같은 지역 안에서도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마다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화산재가 덮인 검은 대지와 빙하, 초록빛 계곡, 푸른 물길이 연이어 나타나는 것도 이 나라 여행의 특징이다.
하일랜드에서는 이런 변화가 더욱 극적으로 드러난다. 사람의 손길이 많이 닿지 않은 덕분에 자연 그대로의 지형이 넓게 남아 있고, 관광시설보다 풍경 자체가 여행의 중심이 된다.
형형색색 산맥 펼쳐지는 란드만날뢰이가르
태원준은 이후 피야틀라바크 자연보호구역 안에 자리한 란드만날뢰이가르로 향한다. 아이슬란드 하일랜드를 대표하는 트레킹 명소 가운데 하나로, 색색의 산과 검은 용암지대가 한데 어우러지는 곳이다.
란드만날뢰이가르의 가장 큰 특징은 산의 색이다. 리올라이트 암석이 풍부해 붉은색과 노란색, 초록색, 갈색 등이 층층이 이어지고 주변의 검은 용암지대와 선명한 대비를 만든다.
태원준은 캠핑장 인근 트레킹 코스를 따라 걸으며 브레니스타인살다를 찾는다. 이름에는 ‘유황’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으며 실제로 산 표면에서도 노란빛과 붉은빛이 섞여 나타난다.
이어 검푸른빛이 인상적인 블라우드뉘퀴르도 만난다. 가까운 거리 안에서도 산마다 색과 질감이 전혀 달라 하일랜드의 지질적 다양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지역은 단순히 산을 바라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캠핑장을 거점으로 여러 트레킹 코스가 이어져 있어 여행자들은 낮에는 산길을 걷고 밤에는 광활한 고원 한가운데서 머물 수 있다.
호텔 대신 텐트…하일랜드 캠핑의 매력
이번 편의 또 다른 핵심은 캠핑이다. 하일랜드는 도시의 편의시설과 거리가 먼 만큼 숙박 자체가 여행의 중요한 경험이 된다.
텐트를 설치하고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날씨와 바람에 대응하는 일까지 모두 여행의 일부다. 낮에는 형형색색의 산과 검은 용암지대를 걷고, 밤에는 인공조명이 거의 없는 고원에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아이슬란드 하일랜드는 도로 접근성이 좋지 않고 날씨 변화도 잦아 편안한 여행지와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그 불편함 덕분에 빙하와 화산, 온천과 황량한 고원이 거의 손대지 않은 모습으로 남아 있다.
이번 방송에서는 케를링가르피외틀의 다채로운 산맥부터 흐베라달리르의 뜨거운 분기공, 흐베라베틀리르의 온천과 전설, 시괴들뤼글류푸르의 푸른 협곡, 란드만날뢰이가르의 형형색색 산까지 아이슬란드 내륙의 여러 얼굴을 따라간다.
쉽게 닿을 수 없기에 더 강렬한 풍경이 남아 있는 아이슬란드 하일랜드. 뜨거운 지열과 차가운 빙하가 공존하고, 검은 용암과 화려한 산맥이 맞닿는 대자연 속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EBS1 ‘세계테마기행-캠핑은 아이슬란드野’ 2부 ‘험난하지만, 아름다운 하일랜드’는 9월 1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