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실종' 한국인 9명 근무했던 곳에서 '국적 미상' 시신 1구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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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홍수 속 한국인 9명 실종, 터널서 첫 시신 발견
수력발전소 갇힌 300명, 한국 정부의 외교력이 관건
네팔 대홍수로 실종된 한국인 9명이 근무했던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한국인 실종자 가운데 희생자가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31일(현지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네팔군은 이날 중북부 바그마티주에 있는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구조대가 시신 한 구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네팔 구조 작업에 참여한 중국 터널 전문 구조팀이 터널 내부 약 300m 지점까지 진입해 수색하던 중 시신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재까지 발견된 시신의 국적과 성별, 신원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발견을 한국인 실종자 9명 중 한 명이 발견된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해당 발전소는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가 건설하던 곳으로, 지난 26일 네팔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하면서 발전소 건설 현장에 있던 한국인 9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가족들은 현지 수색 상황을 지켜보며 네팔 당국과 한국 정부에 적극적인 구조 작업을 요청해왔다.

발전소 내부에는 한국인뿐 아니라 현지 근로자 등 상당수 인원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네팔 독립발전사업자협회의 모한 쿠마르 당기 회장은 AP통신에 UT-1 발전소에서 한때 약 576명이 연락 두절됐으며, 이 가운데 약 300명이 터널 안에 갇힌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현재 네팔 구조당국은 터널 내부에 생존자가 남아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UT-1 발전소뿐 아니라 트리슐리강 하류에 있는 트리슐리 3A·3B 수력발전소 터널에도 100여명이 갇혀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구조 인력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이번 수색에서 중국 터널 전문 구조팀이 실제로 터널 내부 깊숙한 곳까지 진입해 시신을 발견했다는 점은 향후 수색 범위를 확대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터널은 일반적인 야외 수색과 달리 침수와 토사 유입, 구조물 붕괴 위험 등이 있어 구조대가 내부로 진입하는 데 상당한 제약이 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 홍수로 한국인 9명이 실종된 가운데 실종자 가족들이 정부의 적극적인 수색과 외교적 지원을 거듭 요청하고 있다. 가족들은 홍수 발생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지만 실종자들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직접 수색 인력이 투입되지 못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지난 30일 오후(현지시각) 네팔 카트만두에서 만난 실종자 가족들은 “신속대응팀이 네팔에 온 이후 아무것도 못 하고 지난 4일의 시간이 너무 아깝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달라”고 요청했다. 일부 가족은 정확한 현지 상황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지난 28일 네팔에 도착했으며, 현지에 머물고 있던 다른 가족들과 합류해 수색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실종자들은 지난 26일 네팔에서 발생한 홍수 당시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다 연락이 끊겼다. 해당 발전소는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가 참여해 건설 중인 곳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한국인 실종자 수색과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홍수 발생 다음 날인 27일 신속대응팀을 네팔에 파견했다. 신속대응팀은 외교부 재외국민보호·영사담당 정부대표를 단장으로 구성됐다.
가족들에 따르면 이들은 신속대응팀이 현지에 도착한 직후 실종자들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좌표와 관련 자료를 전달했다. 특히 헬기를 이용해 상공에서 현장을 확인하는 육안 수색만으로는 실종자를 찾는 데 한계가 있다며 구조 인력이 직접 현장에 들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하지만 현지 상황으로 인해 헬기 수색에도 제약이 있었다. 신속대응팀은 네팔 군 당국의 사정으로 28일과 30일 헬기를 띄우지 못했고, 29일에는 헬기를 이용해 두 차례 육안 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은 이 같은 수색 방식만으로는 실종자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수로 지형과 주변 환경이 크게 변한 데다 산악지역과 발전소 주변 등 접근이 쉽지 않은 곳에 실종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항공 수색과 함께 구조대가 직접 현장에 들어가는 방식의 수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족들이 가장 강하게 요구하는 부분은 네팔 당국의 현장 수색을 이끌어내기 위한 한국 정부의 외교적 지원이다.

한 실종자 가족은 “대응팀은 대한민국 정부 이름으로 온 것이니 우리 요청을 흘려듣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직접 투입된 수색 인력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객도 아니고 양국의 프로젝트로 발전소를 지으러 온 사람들”이라며 “외교력을 총동원해 네팔 당국에 수색을 요청해 달라”고 호소했다.
가족들은 실종자 수색에 필요한 현지 정보도 직접 찾아 나섰다. 발전소 현장에서 홍수 당시 빠져나온 생존자의 연락처를 수소문하는 한편, 홍수 발생 지역인 라수와 지역의 수색을 총괄하는 현지 경찰 연락처까지 확보해 신속대응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가족들이 특히 주목하는 곳은 발전소 인근 산악지역이다. 홍수 당시 발전소 현장에서 빠져나온 생존자가 있었던 만큼 실종자들 역시 발전소 주변이나 인근 산악지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종자 가족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 더 지나기 전에 가능한 모든 수색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다.
가족들은 정부를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며 소중한 가족을 찾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는 거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