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사 월급 300만원" 군인 대우, 내년부터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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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자원 감소 속 7000명 상비예비군으로 전투력 유지
현역병 줄이고 민간인력·첨단무기로 채우는 군의 미래 전략

병역자원 감소가 현실화하면서 군의 인력 운용 방식이 크게 달라진다.

정부가 상비예비군을 기존 3700명에서 7000명으로 확대하고, 비전투 분야에는 민간인력을 투입하는 한편 초급간부의 처우도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줄어드는 현역병 숫자를 무작정 유지하기보다 숙련된 예비전력과 민간 인력을 활용해 군의 전투력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7년 국방예산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내년 국방예산은 73조2777억원으로 올해보다 5조5737억원, 8.2% 증가했다. 전력운영비에는 50조416억원이 편성돼 5.9% 늘었고, 무기체계 개발과 도입 등에 쓰이는 방위력개선비는 22조7112억원으로 13.8% 증가했다.

이번 예산안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단순히 군사 장비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이 부족한 군대’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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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병 줄이고 상비예비군 7000명으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상비예비군 확대다.

상비예비군은 일반적인 예비군처럼 정해진 기간에만 훈련하는 인력이 아니라 평상시에도 일정 기간 군에 복무하면서 숙련된 전투력을 유지하는 예비전력이다. 갑작스러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

정부는 현재 3700명 수준인 상비예비군을 내년 70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병역자원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현역병 숫자만으로 모든 임무를 담당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비전력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예비군 훈련에 대한 보상도 강화한다. 과학화 동원훈련장을 새로 구축하고, 훈련 과정에서 민간 의료인력 등을 활용한 의무지원 체계도 도입할 예정이다.

‘과학화 동원훈련장’은 실제 전투 상황에 가까운 환경을 만들고 정보통신기술 등을 활용해 예비군의 훈련 효과를 높이는 시설이다. 단순 반복 훈련에서 벗어나 실제 작전 수행 능력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정부가 예비전력을 강화하는 것은 단순히 예비군 숫자를 늘리겠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현역병이 모든 경계와 지원 업무를 떠안는 구조에서 벗어나 전투에 필요한 인력은 현역병이 맡고, 숙련된 예비군이 일정 부분 전투력 유지에 참여하도록 군 인력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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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P 경계·주둔지 관리에 민간인력 투입

현역 장병의 업무를 줄이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민간인력 활용도 확대한다.

정부는 GOP 대대의 부대종합관리와 민통초소 운영, 주둔지 경비 등 비전투 분야에 민간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시범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GOP는 일반전초를 뜻한다. 북한과 맞닿은 접경지역에서 최전방 경계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를 말한다. 민통초소는 민간인 출입을 통제하는 지역의 검문·통제 시설이다.

이 같은 업무까지 현역 장병이 맡게 되면 실제 전투 임무에 투입할 수 있는 병력과 훈련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정부는 상대적으로 민간인력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를 분리해 현역 장병이 전투 준비와 훈련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앞으로 군대에서 ‘무조건 군인이 해야 하는 일’과 ‘민간인이 맡아도 되는 일’을 구분하는 작업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사 1호봉 월 300만원 수준…초급간부 붙잡기

병력 감소와 함께 또 하나의 고민은 초급간부 확보 문제다.

하사와 중위·소위 등 초급간부는 부대의 현장 지휘와 병사 관리, 교육훈련 등을 담당하는 핵심 인력이다. 하지만 복무기간과 업무 부담에 비해 처우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중·소위와 중·하사의 기본급 처우개선율 5.9%를 반영한다. 이에 따라 하사 1호봉 기준 보수는 월 300만원 수준으로 올라간다.

여기서 말하는 ‘1호봉’은 해당 계급에서 가장 낮은 기본급 단계다. 실제 군인이 받는 월급은 기본급 외에도 직무와 근무지역, 각종 수당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하사 1호봉의 월 300만원이 모든 하사의 실수령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단기복무 부사관에 대한 지원도 늘어난다. 부사관으로 일정 기간 복무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장려금은 기존 10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오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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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단기복무부사관 매칭적금’도 새로 만들어진다. 부사관 임관자에게 월 최대 30만원을 3년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추가로 지원하는 형태를 통해 초급간부의 자산 형성과 복무 유인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취지다.

군 간부의 주거 부담도 줄인다.

군 간부 전세자금 이자지원 대상은 기존보다 확대해 간부숙소에 입주하지 못한 간부까지 포함할 예정이다. 지원 기준단가도 높이고 노후 관사와 간부숙소를 개선하는 데 예산을 투입한다.

부족한 숙소를 추가로 확보하는 한편 영외거주 간부에게 지급되는 급식비도 월 16만원으로 인상한다.

초급간부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은 단순한 복지 확대 이상의 의미가 있다. 병역자원이 감소할수록 한 명의 간부가 담당해야 하는 역할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군이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려면 급여뿐 아니라 주거와 복무 여건까지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KF-21부터 핵추진잠수함까지…첨단 전력에도 투자

인력 구조를 바꾸는 동시에 무기체계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내년 방위력개선비는 올해보다 13.8% 증가한 22조7112억원으로 편성됐다. 주요 사업으로는 한국형 전투기 KF-21 후속 양산과 핵추진잠수함 사업 착수 등이 포함됐다.

KF-21은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 중인 초음속 전투기다. 후속 양산이 본격화되면 공군의 전투기 전력 현대화와 함께 국내 항공산업 기반 확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인·방공 전력 강화도 추진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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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정찰용 무인항공기(MUAV)는 사람이 탑승하지 않고 장시간 비행하면서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기다. 유인 정찰기와 달리 조종사 생명에 대한 위험을 줄이면서 넓은 지역을 지속적으로 감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 L-SAM의 조기 전력화도 추진한다. L-SAM은 높은 고도에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 등을 요격하기 위한 한국형 장거리 지대공 방어체계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의 핵심 전력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핵추진잠수함 사업도 이번 예산안에서 주요 관심 사업으로 포함됐다. 핵추진잠수함은 핵무기를 탑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원자로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잠수함을 뜻한다. 장기간 수중 작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재래식 잠수함과 운용 방식에 차이가 있다.

'적은 병력으로 더 강한 군대’ 가능할까

이번 국방예산의 방향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병력 감소를 인정하고 군의 구조를 바꾸는 것’에 가깝다.

현역병 감소를 예비전력으로 보완하고, 비전투 업무는 민간인력에 맡기며, 초급간부의 처우를 개선해 핵심 지휘 인력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전투기와 정찰 무인기, 미사일방어체계 등 첨단 전력을 강화해 인력 부족을 기술과 장비로 보완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예산이 늘어난다고 해서 군 인력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상비예비군을 확대하려면 숙련도를 유지할 수 있는 훈련체계가 필요하고, 민간인력을 투입하려면 군사보안과 지휘체계 문제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초급간부 역시 급여 인상만으로 충분한 지원자가 확보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군 복무에 대한 부담, 잦은 근무와 이동, 주거 문제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정부안은 이제 국회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국방부는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주요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