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월 198만→176만원 감소 등 고용보험 '이렇게'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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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고용보험 제도 개편 방안 심의 및 의결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실업급여 관련 안내가 적혀 있다. / 뉴스1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실업급여 관련 안내가 적혀 있다. / 뉴스1

정부가 고용보험 제도의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해 실업급여 계정에서 모성보호급여를 전면 분리하고 노사 양측이 부담하는 고용보험료율을 상향 조정한다.

아울러 기존 주 7일 기준으로 지급되던 구직급여를 주 6일 체제로 전환해 총수급액은 동일하게 유지하되 월 수령액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고용보험의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고 실업급여 제도의 합리성을 제고하기 위한 이번 개편안에는 소득 기반의 고용보험 적용 기준 변경 및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적용 범위 확대 방안도 일괄 포함됐다.

고용노동부는 1일 고용보험위원회를 개최해 모성보호급여 재원의 별도 관리 및 구직급여 지급 방식 개편을 골자로 하는 고용보험 제도 개편 방안을 심의 및 의결했다.

본 개편안에 따라 정부는 내후년 가칭 일·가정 양립 계정을 신설해 그간 실업급여 계정에서 지출되던 육아휴직급여 등의 모성보호급여를 전면 이관한다.

다만 출산전후휴가급여를 비롯해 사업주의 법정 지급 의무와 직결된 급여 항목은 신설 계정이 아닌 기존의 고용안정 및 직업능력개발 계정으로 편입해 관리 체계를 이원화한다.

이러한 계정 분리 조치의 핵심 배경에는 모성보호급여 지출의 급격한 증가와 이로 인한 실업급여 계정의 재정적 압박이 자리 잡고 있다.

모성보호급여 지출 규모는 2022년 2조 1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 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지난해 기준 실업급여 계정은 수입 15조 7000억원 대비 지출이 17조 4000억원에 달해 1조 8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차입한 7조 7000억원을 반영할 경우 실질적인 적립금은 6조원 적자 상태에 놓여 있다. 지난해 육아휴직급여 수급자는 18만 4000명으로 직전 연도 대비 39.1% 증가했다. 이 중 남성 수급자는 6만 7000명으로 60.7%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고용노동부는 일·가정 양립 제도의 활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급증하는 모성보호 관련 지출을 실업급여 재정과 철저히 분리해 안정적으로 운용할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설명했다.

박일훈 고용노동부 고용서비스정책관은 "기존에는 실업급여 계정에서 모성보호급여 등 목적이 다른 급여가 함께 지급됐다"며 "특정 지출이 늘어날 때 다른 필수 지출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목적별로 계정을 분리하고 별도 재원을 관리하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재원 확충을 위해 정부는 내년 일반회계 전입금을 9000억원 규모로 50% 확대 편성하고 실업급여 계정의 고용보험료율을 현행 1.8%에서 2.0%로 인상한다. 이는 노동자와 사용자가 각각 0.1%p씩 추가로 부담하는 구조다.

단 신규 계정 출범 이후 실업급여 계정 보험료 중 일·가정 양립 계정으로 이관할 구체적인 비율과 3년 뒤까지의 전입금 규모는 향후 추가적인 논의 과정을 거쳐 확정할 방침이다.

구직급여 지급 체계는 현행 주 7일 기준에서 무급휴일을 제외한 주 6일 기준으로 전면 개편된다. 전체 지급 일수는 120~270일로 유지되며 총지급액 역시 현행 수준을 보존한다.

고용노동부의 내년 예상액을 기준으로 150일 수급을 가정할 때 하한액 적용 대상자의 월 수령액은 기존 198만원에서 176만원으로 감소하는 대신 달력상의 실제 지급 기간은 5개월에서 약 5.8개월로 연장된다.

동일한 기준으로 상한액 적용 대상자의 월 수령액은 204만원에서 181만원으로 줄어든다. 해당 수치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분 및 구직급여 상한액 개편안을 포괄해 산출된 예상치다.

지난해 기준 전체 구직급여 수급자 172만명 가운데 하한액 적용자는 109만 1000명으로 전체의 63.4%를 차지했다. 상한액 적용자는 55만 5000명으로 32.2%를 기록했으며 평균임금의 60%를 적용받은 수급자는 7만 6000명으로 4.4%에 불과했다.

정부는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근로를 통해 얻는 세후 월 임금 193만원보다 실직 후 수령하는 월 구직급여 198만원이 더 높아지는 현행 제도의 구조적 모순을 바로잡겠다는 방침이다.

구직급여가 비과세 소득임에도 무급휴일까지 포함해 지급되던 기존 방식을 조정해 근로 의욕을 고취하고 재취업 유인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제도 개편의 핵심 논리다.

이와 함께 정부는 고정된 금액으로 명시되던 구직급여 상한액을 하한액의 103% 수준으로 연동하는 방안을 도입한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구직급여 하한액이 상한액을 초과하는 역전 현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조기재취업수당의 지급 제외 기준 금액을 월 574만원 이상 재취업자에서 월 300만원 이상 재취업자로 하향 조정한다. 조기재취업수당은 수급 기간의 절반이 지나기 이전에 재취업에 성공해 12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근무할 경우 잔여 구직급여의 50%를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고용 촉진 제도다.

정부는 내년부터 고용보험의 적용 기준을 현행 월 근로시간 60시간 이상에서 월 보수 80만원 이상으로 전환해 소득 기반의 고용보험 체계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에 따라 보험설계사 교차모집·공제모집인, 신용카드 제휴모집인, 유치원·어린이집 방과 후 강사, 가구 설치를 수반하는 택배기사 등 총 4개 직종의 고용보험 적용 범위가 내년 1월부터 선제적으로 확대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번 제도 개편은 고용보험 적용 대상을 넓혀온 흐름 위에서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실업급여 제도의 합리화를 함께 담은 것"이라며 "일·가정 양립 계정을 신설해 국가 책임을 분명히 하고 노사정 공동 분담으로 재정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