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세력들이 작업 들어온 듯”…민주당서 벌어진 문자 파문
작성일
정청래 측 겨냥한 “작업 들어온 듯” 문자 공개
김민석, 강민구 부단장 임명 하루 만에 해임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청래 전 대표 측을 겨냥한 메시지로 논란이 된 강민구 더불어민주당 윤리감찰단 부단장을 임명 하루 만에 해임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1일 저녁 공지를 통해 “김 대표가 윤리감찰단 강 부단장의 즉시 해임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당은 구체적인 해임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선원 민주당 최고위원이 강 부단장에게서 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확인하는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된 직후 해임 조치가 나왔다.
공개된 메시지에는 윤리감찰단 인선을 둘러싼 내부 불만과 정청래 전 대표 측을 향한 경계심이 그대로 담겼다. 강 부단장은 박 최고위원에게 “당헌·당규상 부단장은 상근 1명으로 알고 있는데 공동부단장을 왜 또 추천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적었다. 이어 “정청래 세력들이 김기표 의원 작업 들어온 듯하다”고 했다.
또 “정청래 쪽 장인재 부단장이 검찰 수사관 출신이라서 김기표 의원한테 작업 들어온 듯하다”며 “중앙당에서 출근하라고 연락이 안 왔다. 사무총장한테 얘기 좀 해줬으면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빨리 가서 장악해야 할 듯하다”고 했다. 강 부단장은 윤리감찰단 구성과 운영 근거가 담긴 당규 제26조도 함께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강 부단장이 언급한 김기표 의원은 김 대표가 지난달 21일 당대표 직속 윤리감찰단장으로 임명한 인물이다. 검사 출신인 김 의원은 김민석 지도부 출범 이후 윤리감찰단을 맡아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와 주요 당직자의 불법·일탈 행위 등을 감찰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
강 부단장은 지난달 31일 명지대 산학협력단 교수 신분으로 윤리감찰단 부단장에 선임됐다. 하지만 임명 다음 날 메시지 내용이 공개됐고, 김 대표의 즉시 해임 지시까지 이어지면서 하루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메시지에 등장한 장인재 전 부단장은 정청래 전 대표 체제에서 윤리감찰단 부단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이번 윤리감찰단 구성 과정에서 장 전 부단장을 포함한 추가 부단장 인선이 거론되자 강 부단장이 이를 정 전 대표 측의 인사 개입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윤리감찰단은 민주당 내에서도 민감도가 높은 조직이다. 당대표 직속기구로 선출직 공직자와 주요 당직자의 비위·일탈 여부를 들여다보는 역할을 맡는다. 감찰 결과에 따라 당내 징계 논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누가 단장과 부단장을 맡느냐를 놓고 당내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강 부단장이 정 전 대표 측을 ‘세력’으로 표현하고 윤리감찰단을 두고 ‘장악’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단순한 개인 메시지 차원을 넘어 계파 문제로 번졌다. 특히 김민석 지도부와 정청래 전 대표 측 사이에 윤리감찰단 인선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김 대표는 이 같은 해석이 확산하기 전에 강 부단장을 즉시 해임했다. 강 부단장의 메시지가 공개된 당일 바로 인사 조치를 내리면서 윤리감찰단 인선을 둘러싼 계파 갈등 논란을 차단하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현재 김민석 지도부 출범 이후 당직과 당대표 직속기구 인선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임 정청래 지도부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을 얼마나 이어갈지, 새 지도부 인사들과 어떻게 역할을 나눌지가 관심사로 꼽혀왔다. 이번 강 부단장 해임 사태는 이런 인선 과정에서 불거진 첫 공개 충돌 사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