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제주 장미란씨, 자살 아닌 피살 가능성 농후…정무적 판단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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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강력부 검사 5년을 하면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제주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장미란씨 사건을 두고 타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홍 전 시장은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려 "제주 장미란씨 사건은 자살이 아니고 피살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사로 근무하던 당시 강력사건을 수사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경찰의 사인 불명 판단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홍 전 시장은 "내가 강력부 검사 5년을 하면서 살인·마약·조폭을 주로 다뤄봤다. 사체가 부패해 사인불명으로 발표 하는것 자체가 믿기 어렵다"며 "자살로 발표해야 부 경장 개인 일탈로 사건이 처리되고 추가 수사를 할 필요도 없고 그 사건은 잊혀진다는 정무적 판단이 개입한 것 아니냐"고 적었다.
이어 "살인사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체에 남은 범죄 흔적인데 그걸 찾지 못했다면 무능한 경찰이라는 걸 자백한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경찰 수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또 "저런 무능한 경찰에게 치안을 맡기고 수사 전권을 준 이 정권은 앞으로 그 혼란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며 경찰에 수사 권한이 집중되는 상황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장씨 사건은 지난 5월 제주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장씨는 37세 여성으로, 제주에서 생활하던 중 모습을 감춰 가족과 지인이 실종 사실을 신고했다.
당시 사건을 맡은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경장은 장씨와 실제로 연락하지 않았음에도 연락이 닿아 안전을 확인한 것처럼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실종 신고가 접수된 뒤 약 2시간 30분 만에 사건을 종결했다.
이후로도 장씨의 행방은 장기간 확인되지 않았고 가족 측이 다시 실종 신고를 접수하면서 수색이 재개됐다. 경찰과 관계기관은 제주 한림항 일대 등 장씨의 마지막 행적과 관련된 지역을 중심으로 수색을 벌였으나 장씨를 찾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장씨의 시신은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104일 만인 지난달 24일 제주시 한림읍의 한 야자수 농장 인근에서 발견됐다. 당시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으며 경찰은 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 장씨의 휴대전화도 시신과 함께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 발견 장소를 둘러싼 부분도 수사 대상이다. 장씨가 머물던 숙소에서 약 400m 떨어진 곳에서 시신이 발견됐으며 경찰은 현장 감식과 유류품 확인 등을 진행했다. 장씨의 금팔찌 등 소지품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장씨의 사망 시점을 실종 당일 밤부터 다음 날 새벽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실종 당시 행적과 휴대전화 위치 정보, 주변 상황 등을 종합해 사망 시점을 좁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가 집을 나선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최초 실종 신고가 제대로 처리됐다면 수색과 확인 작업이 더 일찍 이뤄질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사건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는 부 경장이 왜 장씨의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했느냐는 부분이다. 경찰 조사에서 부 경장은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가족에게 설명했지만 실제 통화 기록 등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자료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부 경장이 담당했던 다른 실종 사건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허위 처리를 한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했다.
부 경장은 장씨 사건 외에도 60대 남성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에도 가족에게 실종자와 연락이 닿았고 본인이 경찰관을 만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남성 역시 장씨 사건이 알려진 뒤 가족이 재신고했고 이튿날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부 경장이 담당했던 실종 사건 298건을 대상으로 처리 과정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 최근에는 그가 실종 수사 부서에서 근무하는 동안 처리한 사건 가운데 63건에서 신고 내용이 삭제되거나 입력되지 않은 정황도 확인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허위 종결의 범위와 경위, 지휘 라인이 이를 알고 있었는지 여부까지 수사 대상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부 경장은 당초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이 통화 내역 등 관련 자료를 제시하자 일부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 처리 동기와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하는 방안도 진행했다. 장씨 사건을 단순한 담당자의 일탈로 볼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다.
장씨의 사망 원인 역시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에서는 시신의 부패가 진행돼 정확한 사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목맴에 의한 사망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단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 상황과 시신 상태 등을 토대로 범죄 피해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유서가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포함해 타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에서는 장씨의 사망 시점을 실종 당일 밤에서 다음 날 새벽 사이로 추정했지만, 정확한 사망 경위는 여전히 수사로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사건에 대한 별도 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제주 장미란씨 사건에 대한 특검 추진 방침을 언급하며 "경찰 수사만으로는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부 경장 개인의 일탈 여부뿐 아니라 지휘 라인의 책임까지 원점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