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6z·그레이스케일, SEC 신종 ETF 규제안에 “일괄 적용 말라” 공동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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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6z·그레이스케일, SEC에 “신종 ETF 일괄규제 말고 개별 평가” 촉구
8월 31일 마감된 의견수렴서 ETF 명칭 정의 등 세부 입장은 갈려

벤처캐피털 a16z(앤드리슨 호로위츠)와 디지털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Grayscale), 업계 단체 크립토 카운슬 포 이노베이션(Crypto Council for Innovation, CCI)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종(novel) 상장지수펀드(ETF)를 하나의 범주로 묶어 일괄 규제하지 말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세 기관은 8월 31일(현지시각) 마감된 SEC의 60일 의견수렴 기간에 각자 별도의 편지를 보냈다. 공통적으로 “상품별 위험 특성에 따라 개별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지만, ETF라는 명칭을 어떻게 정의할지 등 세부 사안에서는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SEC의 6월 30일 의견수렴, 8월 31일 마감
SEC는 6월 30일(현지시각) 차세대 ETF 규제에 관한 의견수렴을 시작했다. 가상자산과 연계된 펀드를 포함해 현행 ETF 규제가 충분한지, 등록·승인 절차를 손볼 필요가 있는지를 물었다. 등록·공시 규정과 투자자 보호 장치가 새로운 금융기술에 맞게 작동하는지를 점검하려는 취지였다.
60일간 진행된 이번 의견수렴은 8월 31일(현지시각) 마감됐고, a16z·그레이스케일·CCI가 낸 편지는 이 마감 시점에 SEC가 공개했다. 다만 이번 의견수렴 자체는 탐색적 성격이었다. SEC가 특정 규칙을 발의하거나 상품을 금지한 것은 아니었고, 후속 조치 시한도 못박지 않았다.

a16z “등록 심사와 상장 심사, 따로 놀지 않게 해달라”
a16z는 SEC가 신종 상품을 기초자산의 고유한 특성에 따라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펀드 등록 심사와 거래소 상장 심사를 조율하고, 예측 가능한 규제 일정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는 펀드 서류가 투자관리국에서, 거래소 상장 제안은 거래·시장국에서 각각 별도로 심사되는데, 조율이 없으면 등록 절차를 마쳐도 상장 여부를 놓고 또 다른 불확실성에 부딪힐 수 있다는 논리다.
a16z는 가상자산 기반 상장거래상품(ETP)이 거래소 승인 상장 기준과 확립된 공시 요건 등 이미 상당히 발전한 시장 인프라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 만큼 비상장 자산을 보유한 상품이나 다른 새로운 전략을 쓰는 상품과 같은 범주로 묶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명칭 문제에 대해서도 분명한 선을 그었다. a16z는 ETF라는 용어를 1940년 투자회사법(Investment Company Act of 1940, 투자회사를 규제하고 투자자 보호 기준을 부과하는 미국 연방법)의 적용을 받는 펀드에만 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레이스케일·CCI “비밀 사전신고로 불확실성 줄여야”
여러 가상자산 펀드를 운용하는 그레이스케일은 접근이 달랐다. 신종이라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포트폴리오 조건이나 공시 규정을 추가로 부과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이미 준법·공시 이력이 확립된 펀드는 계속 자신의 법적 구조와 자산에 적용되는 규정으로만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레이스케일은 모든 가상자산 상품이 전통 펀드와 같은 위험을 지닌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규제당국이 구체적 위험을 먼저 특정한 뒤 추가 조건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TF 명칭에 대해서도 a16z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그레이스케일은 ETF라는 표현이 어떤 법적 틀 아래 있느냐와 무관하게 경제적 기능에 따라 정의돼야 한다고 봤다.
CCI는 여러 주요 업계 참여자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ETF와 비ETF 형태의 ETP 간에 비교 가능한 규제 효율성을 갖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존 투자자 보호 장치는 유지하면서도 자격을 갖춘 상품의 출시가 지연되는 광범위한 변화에는 반대했다. 등록 승인 체계를 급격히 바꾸는 대신, 특정 상품이 등록된 투자회사인지 여부를 더 명확하게 공시하도록 하자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그레이스케일과 CCI는 공통적으로 선택적 비밀 사전신고 절차를 지지했다. 공개 신청 전에 규제당국과 미리 상담할 수 있게 해 법적·공시 쟁점을 조기에 파악하고 반복적인 서류 수정과 불필요한 지연을 줄이자는 취지다.
투자회사법 40% 테스트, 결론 시점은 미정
세 기관 모두 반대한 지점은 명확했다. 가상자산처럼 비증권 자산을 보유한 투자상품을 투자회사법 틀 안으로 자동 편입시키는 방식의 규정 변경이다. SEC는 이번 의견수렴에서 비증권 자산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도 투자회사법상 투자회사로 분류될 수 있는지를 물었다. 현행 법은 두 가지 기준을 쓴다. 정부증권과 현금을 제외한 미연결 총자산 중 투자증권 비중이 40%를 넘으면 투자회사로 볼 수 있다는 객관적 기준과, 발행사의 활동·공개 표명·경영진·수익원을 살피는 주관적 기준이다. 세 기관은 이 기준을 바꿔 비증권 자산을 보유한 상장거래상품을 자동으로 투자회사법 대상에 넣는 방식에 반대했다. 그런 변화가 원자재신탁이나 투자회사법 밖에서 설계된 가상자산 상품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다.
실제로 현물 가상자산 상품은 개방형 투자회사로 등록하기보다 원자재 기반 신탁 구조를 주로 쓴다. SEC 자체도 2024년 1월 승인한 현물 비트코인 상품을 관례적으로 ETF가 아니라 ETP로 부른다. 이번 논의는 SEC가 2025년 9월 원자재 기반 신탁 지분에 대한 일반 상장 기준을 채택한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해당 기준에 따르면 자격을 갖춘 현물 가상자산 상품은 별도의 상품별 거래소 규칙 변경 없이도 시장에 나올 수 있다. SEC는 제출된 의견을 검토해 신종 ETF의 등록·승인 정책 개정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후속 조치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