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과거엔 심지어 이런 주장까지 공개적으로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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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지 않고 돈 받자' 크게 외쳤던 용혜인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기본소득당 의원이 되기 전 활동한 시민단체에서 ‘일하지 않고도 돈을 받자’는 취지의 구호를 내걸었던 사실이 드러났다고 중앙일보가 3일 단독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용 후보자가 기본소득당을 창당하기 전인 2017~2018년 대표를 지낸 '기본소득정치연대'와 회원으로 활동한 '청년정치공동체 너머'(이하 ‘너머’) 등의 과거 페이스북 게시글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슬로건과 홍보 구호가 다수 올라와 있었다.
용 후보자가 활동한 '너머'의 기본소득 회원 모임 '게으를 권리'는 2018년 핵심 구호 중 하나로 ‘노 워크, 에스 머니(No work, Yes money)’를 내세웠다. 직역하면 '일은 없고, 돈은 있다'로 일하지 않고 소득을 얻는다는 의미다.
‘일하지 않고도 돈 받자’ 게으를 권리 내세워
용 후보자를 포함한 기본소득정치연대 회원들은 2018년 9월 추석을 맞아 서울역에서 기본소득 알리기 캠페인을 벌이며 해당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해당 단체에서 용 후보자와 함께 활동하다 의원실 선임비서관으로 합류한 양지혜 선임비서관도 2018년 ‘No work, Yes money’가 적힌 피켓 등을 들고 서울역에서 기본소득 홍보 캠페인을 벌였다. 해당 캠페인엔 용 후보자도 함께했다.
'게으를 권리'에서는 ‘아직도 자면 어떡해. 일어나 돈 받아야지’, ‘한 달에 한 번만 일어나면 됩니다. 기본소득으로 게으를 권리를’ 등의 문구가 담긴 인터넷 밈(인터넷 유행 창작물)을 공유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기본소득을 통해 보다 적게 일하고, 보다 여유로운 삶을 즐기자"는 설명도 달렸다.
용 후보자가 대표였던 기본소득정치연대는 2018년 10월 '제1회 온 국민 기본소득 대회'를 홍보하며 "인생 별거 없다. 오늘을 살란다. 기본소득 받자!"라는 문구가 담긴 홍보물을 올렸다. 같은 달 "이혼을 망설이는 여성에게 기본소득을" 등이 적힌 한 단체의 카드뉴스를 공유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청년을 놀고먹기만 좋아하는 사람으로 치부"
국민의힘은 공세에 나섰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왜곡된 청년 인식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청년을 놀고먹기만 좋아하는 사람으로 치부한 비정상적 사고"라고 비판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일하지 않고 국민 세금을 축내겠다며 사회를 망치는 운동을 하던 사람이 제도권 정치에 들어와 국가의 장관을 하겠다는 게 국민 눈높이에 맞느냐"고 꼬집었다.
과거 시민단체 활동을 함께한 이들이 기본소득당 사무처와 의원실 핵심 보직을 맡게 된 점도 사당화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용 후보자의 배우자인 박기홍 기본소득당 전략기획부총장은 '너머'와 '게으를 권리'에서 여러 회의를 주도하는 등 핵심 멤버로 활동했다. 양 비서관은 '너머' 대표이자 기본소득정치연대 출신이다. 용 후보자와 이들 두 사람은 2018년 9월 기본소득정치연대 1기 대의원 후보 토론회에도 함께 참여했다.
용 후보자가 2020년 기본소득당 창당 사흘 만에 남편 박기홍 부총장을 당 사무총장으로 임명한 사실도 확인됐다.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기본소득당 회의 자료를 보면 용 후보자는 2020년 1월 22일 열린 제1차 상무위원회에서 박기홍 부총장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기본소득당 창당대회는 사흘 전인 1월 19일 열렸다. 이 상무위원회가 창당 후 첫 회의였다.
기본소득당 홈페이지에 공개된 회의 결과에는 참석자로 당시 상임대표였던 용 후보자, 참관인으로 박기홍 부총장만 기재돼 있다. 같은 회의에서 제1차 전국운영위원회를 2월 1일 소집하기로 하면서 사무총장 인준의 건을 심의 안건에 함께 올렸다.
당헌상 사무총장은 상임대표가 임명하되 전국운영위원회 인준을 받아야 한다. 인준은 2월 1일 전국운영위원회에서 전원 찬성으로 이뤄졌다. 참석자는 용 후보자 부부에 서울·경기·대전·충북·대구·광주·전북 등 7개 지역 위원을 더해 9명이었다. 참관인 5명이 따로 있었다. 인준 전이었는데도 박 부총장은 이 회의 참석자 명단에 사무총장으로 올랐다.
용혜인 남편, 사무총장 두 달 만에 상임대표 권한대행
박 부총장은 임명 두 달여 만에 상임대표 권한대행까지 맡았다. 용 후보자가 2020년 3월 비례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의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려 상임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다. 이후 박 부총장은 전략기획실장과 기획조정실장 등 주요 당직을 거쳐 현재 전략기획부총장을 맡고 있다. 올해 당에서 받은 월급은 300만원 안팎으로 전해졌다. 박 부총장은 당 최고위원 선거에도 출마한 상태다.
용 후보자 측은 "당시 사무총장이 용 후보자의 배우자라는 이유로 창당 초기의 모든 당적 결정을 '부부 회의'라 모독하는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무총장 인선은 당시 당헌에 따라 당내 의결 기구였던 전국운영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인준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용 상임대표가 제21대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대표직을 사퇴하기 전까지 총 9차례의 상무위원회가 개최되는 동안, 전국운영위원회 역시 3차례 개최하며 당내 민주적인 의사결정 절차를 밟았다"고 했다.

신지혜 전 기본소득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기본소득당이 두 번의 총선뿐만 아니라 지속해서 연합정치 제도화를 위해 노력해 온 것은 기본소득 실현이라는 원대한 과제가 소수정당의 힘만으로는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위성정당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신 전 대표는 "선거연합을 함께 결정하며 연합정치의 정신을 이어가야 할 더불어민주당에도 촉구한다"며 "연합정치를 기본소득당만이 한 것이 아님에도 특혜니 사익이니 하는 말은 온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 1석을 늘리는 일이 아닌, 기본소득당이 계속 원내정당으로 연합정치를 이어가고 확장하는 데 힘을 보태달라"고 강조했다.
용 후보자는 장관이 돼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자신이 의원직을 사퇴하면 기본소득당이 원외 정당이 되는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에서도 사퇴 요구가 나오면서 논란은 정치권 공방으로 번졌다. 용 후보자는 전날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첫 출근길에 관련 질문을 받고 "청문회를 잘 준비하겠다"고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