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은 그대로인데 실제 비용 40% 늘었다…이 AI 기업의 역설적 '가격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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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6주 새 세 번째 플래시 ‘제미나이 3.8’ 출시…코딩 실력 오푸스5 근접
가격은 동결됐지만 토큰 사용 늘어 과제당 비용은 약 40% 상승

구글이 제미나이(Gemini) 3.8 플래시와 사이버보안 특화판 3.8 플래시 사이버(3.8 Flash Cyber)를 새로 내놓았다. 3.7 플래시 출시 3주 만이자, 6주 사이 나온 세 번째 플래시 모델이다. 구글은 3.8 플래시를 “역대 최고의 추론·코딩 모델”이라 소개하며 가격은 3.7 플래시와 동일하게 유지했다고 밝혔다. 다만 모델이 복잡한 과제에서 “더 열심히 작동”하도록 설계돼 실제 사용 비용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나왔다. 사이버보안 특화 버전인 3.8 플래시 사이버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정부기관과 신뢰받는 방어팀에게만 제한적으로 제공된다.
6주 새 세 번째 플래시, 사이버보안 버전도 함께
3.8 플래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에이전트형 작업, 특정 분야의 다단계 추론에서 3.7 플래시보다 큰 개선을 보이는 “가장 지능적인 범용 모델”로 소개됐다. 가격은 3.7 플래시와 같은 도입가로 입력 토큰 100만 개당 0.75달러, 출력 토큰 100만 개당 3.75달러다.
3.8 플래시 사이버는 취약점 탐지와 자동 패치에서 프론티어급 성능을 낸다는 사이버보안 특화 버전이다. 신뢰받는 방어팀에게만 새로 만든 페어윈드 프로그램(Fairwind Program)을 통해 제공된다. 구글은 두 모델이 서로 다른 배포 환경을 겨냥했지만 동일한 기반 지능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장시간 이어지는 에이전트형 루프로 모델을 반복 평가·개선했고, 사이버보안이라는 까다로운 영역에서의 훈련이 코딩·추론 능력 전반의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DeepSWE 73.7%…클로드 오푸스5에 근접한 코딩 실력
구글이 공개한 자체 벤치마크에 따르면 3.8 플래시는 장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과제를 평가하는 DeepSWE v1.1에서 73.7%를 기록했다. 클로드 오푸스5(74.0%)에 근소하게 못 미치지만, 클로드 소넷5(53.8%)와 GPT-5.6 솔(72.7%), 전작 3.7 플래시(65.3%)는 모두 앞섰다.
독립 평가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Artificial Analysis)는 3.8 플래시의 지능 지수(Intelligence Index)를 59점으로 매겼다. 3.7 플래시(56점)보다 3점 높은 점수로, xhigh 추론 모드의 GPT-5.6 솔과 medium 추론 모드의 그록 4.6과 동일한 수준이다. 아티피셜 애널리시스는 이번 상승이 툴 사용과 코딩 등 에이전트형 벤치마크에서의 강세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3.8 플래시는 재무 에이전트를 평가하는 밸스 파이낸스 에이전트 V2(Vals Finance Agent V2), 법률 에이전트를 평가하는 하비(Harvey)의 리걸 에이전트 벤치마크에서도 경쟁 모델을 앞섰다. 아이고라(Aigora.ai) 최고경영자 존 엔니스(John Ennis)는 “오푸스5급 코딩 품질을 훨씬 낮은 비용으로, 매우 빠르게 제공한다”며 “모션(Motion) 영상 제작 같은 작업에 특히 유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글은 3.8 플래시가 화학·생물·방사능·핵(CBRN)과 사이버 공격 분야의 오남용을 막는 안전장치도 함께 탑재했다고 밝혔다.
페어윈드 프로그램으로만 열리는 사이버보안 모델
3.8 플래시 사이버는 전작 3.5 플래시 사이버와 마찬가지로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다. 정부기관, 핵심 기반시설 운영사,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업체 등에 페어윈드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제공된다. 더 버지에 따르면 프로그램 회원사는 650곳으로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와 인터넷 보안 센터(Center for Internet Security)가 포함돼 있다. 회원사는 3.8 플래시 사이버와 함께 구글의 취약점 자동 탐지·수정 에이전트 코드멘더(CodeMender)에도 접근할 수 있다.
C/C++ 취약점 탐지의 업계 표준 벤치마크인 사이버짐(CyberGym)에서 3.8 플래시 사이버는 86.2%를 기록해 전작 3.5 플래시 사이버(77.5%), GPT-5.6 솔(83.6%), GPT-5.5-사이버(85.6%)를 모두 앞섰다. 외부 벤치마크 CWE-Bench 기반 자동 패치 평가에서는 47.2%(Pass@1)를 기록해 선두 프론티어 모델(47.8%)에 근접한 성능을, 훨씬 낮은 비용으로 보여줬다.
프롬프트 인젝션 공격 방어력을 측정하는 그레이 스완(Gray Swan) IPI 벤치마크에서 3.8 플래시의 공격 성공률은 5.5%에 그쳤다. 같은 평가에서 딥시크 V4 프로는 60.1%, 키미 K3는 52.7%, 그록 4.6은 51.8%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클로드 오푸스5만 4.8%로 3.8 플래시보다 근소하게 낮은 공격 성공률을 보였다.
가격은 동결, 실제 사용 비용은 40% 늘어
3.8 플래시의 도입가는 3.7 플래시와 같은 입력 100만 토큰당 0.75달러, 출력 100만 토큰당 3.75달러다. The Decoder에 따르면 정식 가격은 2027년 1월부터 입력 1.50달러, 출력 7.50달러로 오른다. 이는 여전히 클로드 오푸스5(입력 5달러·출력 25달러)나 GPT-5.6 솔(입력 4달러·출력 20달러)보다 훨씬 저렴한 수준이다.
다만 더 버지는 구글이 “모델이 성능을 최대화하기 위해 더 많은 토큰을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3.8 플래시가 복잡한 과제에서 더 많은 추론 단계를 거치고 도구를 반복적으로 호출하는 방식으로 “더 열심히 작동”하기 때문이다. 토큰 사용량을 줄이려면 개발자는 3.7 플래시를 계속 쓸 수 있다.
아티피셜 애널리시스는 3.8 플래시가 “이 정도 지능 수준에서 측정한 모델 중 가장 저렴하다”고 평가하면서도, 과제당 비용이 3.7 플래시의 0.40달러에서 0.58달러로 약 40% 올랐다고 밝혔다. 토큰당 가격은 그대로인데도 과제당 출력 토큰이 30% 늘고 에이전트형 평가에서 도구 호출 턴수가 늘어난 영향이다. The Decoder는 효율이 중요한 작업에는 추론 강도를 낮추거나 3.7 플래시를 그대로 쓰는 편이 낫다고 전했다.
속도 면에서는 고강도 추론 모드에서 초당 약 300개 출력 토큰을 처리하며 과제당 평균 2.5분이 걸린다. GPT-5.6 루나(2.6분)와 GPT-5.6 테라(3.3분)보다는 빠르지만 클로드 페이블5.1(2.1분)이나 이전 버전 3.7 플래시(2.2분)보다는 느리다. 추론 강도를 낮추면 처리 시간은 약 48초까지 줄어든다.
프론티어 프로 모델은 여전히 안 보인다
아르스 테크니카(Ars Technica)는 구글이 프론티어급 제미나이 프로 모델을 2026년 초 이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6주 만에 세 번째 플래시가 나오면서 예고됐던 제미나이 3.5 프로가 등장할 가능성은 오히려 낮아졌다는 평가다. The Decoder도 제미나이 3.5 프로와 제미나이4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고 전하며, 이런 빠른 출시 주기가 실력의 증거인지 프론티어 모델 부재를 가리는 것인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짚었다.
신임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 수장 코레이 카부쿠오글루(Koray Kavukcuoglu)는 구글이 가격 대비 성능 최적화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순수 성능에서도 선두를 지키려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The Decoder는 전했다.
3.8 플래시는 구글 AI 스튜디오, 구글 안티그래비티(Antigravity), 안드로이드 스튜디오를 통해 개발자에게 제공되고, 기업은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Gemini Enterprise)로 접근할 수 있다. 일반 소비자는 구글 AI 프로·울트라 구독자에 한해 제미나이 앱과 구글 검색 AI 모드, 구글 시트에서 사용할 수 있다.
같은 시기 “3.8 플래시”라는 이름은 구글 바깥에서도 등장했다. 알리바바가 오픈소스로 내놓은 큐원 3.8 플래시는 1,250억 개 파라미터 규모의 MoE(전문가 혼합) 구조를 갖춘 별개의 모델로, 구글의 제미나이 3.8 플래시와는 회사도 아키텍처도 다르다. 이름만 우연히 겹쳤다. 서로 다른 AI 기업이 같은 시기에 같은 버전명을 각자 붙인 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