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스케일, 피규어에 엔비디아 GPU 최대 10만개 35억달러 공급…60억달러까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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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규어-엔스케일 35억달러 컴퓨팅 계약, GPU 10만장 투입
2027년 하반기 텍사스서 가동, 최대 60억달러로 확대 가능

영국 AI 인프라 기업 엔스케일(Nscale)이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피규어(Figure)에 최대 10만 개의 엔비디아(Nvidia) GPU를 공급하는 다년 계약을 맺었다. 초기 컴퓨팅 투입 규모는 35억달러(약 4조 7,600억원, 1달러 1,361원 기준)이며, 계약 규모는 향후 60억달러(약 8조 1,700억원)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고 두 회사가 9월 3일(현지시각) 밝혔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을 활용한 초기 장비는 2027년 하반기 미국 텍사스주 바스토(Barstow)에 배치될 예정이다. 엔스케일은 피규어의 우선 컴퓨팅 공급사이자 주주가 되며 별도의 전략적 투자도 함께 진행한다. 두 회사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엔스케일의 공급망에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35억달러에서 시작해 60억달러까지 커지는 계약
이번 계약에서 엔스케일은 전력, 컴퓨팅 플랫폼, 오케스트레이션 계층(여러 컴퓨팅 자원을 조율·관리하는 소프트웨어 계층)을 제공한다. 여기에 엔비디아 AI 인프라를 통합해 피규어 모델의 학습부터 실제 배치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계약에는 엔스케일이 피규어에 전략적 투자를 하는 내용도 포함됐지만,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엔스케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조시 페인은 “추론과 에이전틱 AI 분야에서 놀라운 성장을 지켜봤고, 피규어는 AI의 경계를 한층 더 밀어내고 있다”며 “함께 AI 로보틱스의 미래를 실현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또 엔스케일의 자체 공급망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배치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피규어가 이만큼의 컴퓨팅을 원하는 이유
피규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브렛 애드콕은 “전세계 모든 가정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보급하려면 데이터와 컴퓨팅이 가장 큰 제약”이라며 “우리 AI 모델 헬릭스(Helix)는 다른 모든 학습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더 많은 데이터와 컴퓨팅이 있을 때 더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밝혔다. 헬릭스는 피규어 휴머노이드 로봇을 구동하는 자체 AI 모델이다.
피규어는 최근 발표한 ‘인덱스(Index)’ 프로젝트를 통해 매초 35분 분량의 학습 데이터를 생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데이터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물리적 지능을 확장하려면 막대한 컴퓨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제조 측면에서도 피규어의 BotQ 생산시설은 올해 4월 생산 현황 발표에서 3세대 로봇 ‘피규어 03’을 350대 이상 인도했으며, 생산 속도를 하루 1대에서 시간당 1대로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늘어난 로봇 물량은 헬릭스 학습에 쓰일 데이터를 그만큼 더 많이 만들어낸다는 설명이다.
엔비디아가 그리는 로보틱스 플라이휠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젠슨 황은 “휴머노이드 로봇은 물리적 AI를 사람을 위해 설계된 세계로 확장하며, 거대한 새 산업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엔스케일과 피규어는 로보틱스 플라이휠을 가동시켰다”며 “엔스케일의 AI 클라우드에서 엔비디아 베라 루빈으로 피규어 모델을 학습하고, 엔비디아 아이작 심(Isaac Sim)에서 검증한 뒤, 피규어 로봇에 탑재된 엔비디아 GPU로 배치하는 물리적 AI 플라이휠”이라고 설명했다.
베라 루빈 플랫폼은 엔비디아가 1월 5일(현지시각) 공개한 차세대 랙 스케일(rack-scale) AI 시스템이다. 엔비디아 베라 CPU와 루빈 GPU를 결합해 하나의 AI 슈퍼컴퓨터처럼 작동하도록 설계된 여섯 종의 새 칩으로 구성됐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이전 세대 블랙웰(Blackwell) 플랫폼과 비교해 추론 토큰당 비용을 최대 10배 낮추고, 전문가 혼합(mixture-of-experts) 모델 학습에 필요한 GPU 수는 4배 줄인다. 엔비디아는 베라 루빈 기반 제품이 파트너사를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고, 엔스케일을 베라 루빈 인스턴스를 배치할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 중 하나로 지명했다.
두 회사의 자금력과 앞으로의 과제
피규어는 2022년 브렛 애드콕이 창업했으며 지금까지 20억달러(약 2조 7,2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 9월 16일(현지시각) 발표한 시리즈C 라운드에서는 확정 자본 10억달러(약 1조 3,600억원)를 넘어섰고, 기업가치는 390억달러(약 53조원)로 평가됐다. 투자자로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이 참여했다.
엔스케일은 2024년 설립된 비교적 젊은 회사다. 올해 3월 20억달러(약 2조 7,2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펀딩을 마무리하며 기업가치 146억달러(약 19조 9,000억원)를 인정받았다. 앞서 앤트로픽과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캠퍼스의 AI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450억달러(약 61조 2,000억원) 규모, 6년 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해당 캠퍼스는 1.35기가와트 이상의 전력 용량을 계획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처럼 빠르게 조 단위 계약을 쌓아가는 엔스케일이 로보틱스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시장에서도 같은 속도를 낼 수 있을지가 이번 계약의 관전 대상이다. 초기 장비 배치는 2027년 하반기로 예정돼 있어, 실제 성과는 그 이후에야 확인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