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논란 있었는데 또… 국교위 비판글에 '좋아요' 누른 교육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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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꾸러기 국교위"… '좋아요' 눌렀다 취소
과거 정치 중립 논란도 재조명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국가교육위원회의 초등학교 저학년 수업 시간 확대 논의를 비판한 현직 교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논란이 일자 이를 취소했다. 교육부 수장이 대통령 소속 국가교육위원회를 비판하는 게시물에 공개적으로 반응했다는 점을 두고 교육계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 / 연합뉴스
최교진 교육부 장관. / 연합뉴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김현희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장은 전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교육위원회의 의제 선정과 공론화 방식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최 장관은 해당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91명 가운데 최 장관도 포함돼 있었으나 이후 논란이 일자 표시를 취소했다.

김 전 지부장은 글에서 “국교위가 교과서 한자 병기를 다시 테이블에 올리더니 이번에는 또 초등 저학년 3시 하교 의제다”라며 “국교위는 천덕꾸러기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국교위의 활동 양상은 긴 호흡의 설계가 아닌, 의제를 마구 던진 뒤 대중의 반응을 살피는 데 가깝다”며 “이건 공론화가 아니라 그저 싸움 붙이기”라고 비판했다.

김 전 지부장은 초등학교 저학년 수업 시간 확대 문제를 교육과정과 교원 수급, 학교 운영, 교육재정 등에 미칠 영향과 함께 다뤄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폈다.

교육계에서는 중장기 국가교육정책을 논의하는 대통령 소속 행정위원회인 국교위를 강하게 비판한 글에 교육부 장관이 직접 ‘좋아요’를 누른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방선거 때도 SNS 활동 놓고 정치 중립 논란

최 장관은 앞서 세종시교육감 선거 과정에서도 정치적 중립 논란에 휩싸였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 / 연합뉴스
최교진 교육부 장관. / 연합뉴스

최 장관은 지난 4월 26일 임전수 당시 세종시교육감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현직 교육부 장관이 특정 교육감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찾은 것을 두고 다른 후보 측에서 정치적 중립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당시 최 장관은 “개인 자격으로 단순 참석했으나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한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임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고 “훌륭하십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댓글과 하트 이모티콘을 남겼다가 삭제했다.

해당 게시물은 진보진영 단일화 경선에서 임 후보에게 패한 인사가 임 후보의 유세에 참여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당시 교원단체와 정치권에서는 현직 교육부 장관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교위, 초등 저학년 ‘오후 3시 하교’ 의견 수렴

한편 국가교육위원회는 지난 3일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국회미래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과 함께 ‘초등 저학년 교육 시간 확대와 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책 포럼’을 열었다. 초등학교 1·2학년의 교육 시간을 늘려 오후 3시께 하교하도록 하는 방안을 놓고 찬반 의견을 들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

발제를 맡은 황인혁·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초등학교 1·2학년의 수업 시간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발제문에 따르면 한국 초등학교의 연간 평균 수업 시간은 655시간으로 OECD 국가 평균 845시간보다 약 190시간 적다. 초등학교 1·2학년은 연평균 581시간으로 OECD 국가 평균인 815시간보다 28%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 부연구위원은 초등학교 입학 이후 발생하는 돌봄 공백을 부모가 육아휴직이나 사교육 지출 등으로 메우고 있다며 수업 시간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희현 한국교육개발원 학생·학부모연구실장은 저학년 교육 시간을 단계적으로 늘리면서 교과목 위주가 아닌 독서와 음악, 체육 등 놀이 중심 활동을 편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수업 시간 확대가 담임 교사의 업무 부담 증가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교원 배치와 정규교육 이후 방과후·돌봄 책임 분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저학년 수업 시간을 초등학교 3~4학년 수준으로 늘릴 경우 필요한 전일제 교원은 5,400여 명, 5~6학년 수준까지 확대하면 1만여 명이라고 설명했다.

교원단체 “수업 연장보다 돌봄 체계 보완 먼저”

반대 측에서는 저학년 학생의 발달 단계와 학교 현장의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부회장은 현장 저학년 교사들에게 의견을 물었을 때 가장 많이 나온 말이 “지금도 1학년 아이들은 5교시를 힘들어한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1학년은 집중 유지와 감정 조절, 또래 갈등 해결 등이 계속 발달하는 시기라는 설명이다.

김 부회장은 돌봄 필요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학생의 의무 수업 시간을 일률적으로 늘리는 데 반대하며 늘봄학교와 방과후학교, 지역 돌봄 체계 등을 먼저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담임 업무를 그대로 둔 채 수업만 늘릴 경우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냈다.

박소영 교사노동조합연맹 정책처장은 정규 수업을 늘려 오후 3~4시에 하교시키더라도 맞벌이 부모의 실제 귀가 시간인 오후 6~7시까지는 돌봄 공백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박 정책처장은 OECD 수업 시간 통계의 비교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핀란드와 스웨덴 등 수업 시간이 짧은 일부 국가가 제외됐고,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초등학교가 4년제인 국가에서는 만 10~11세의 중등교육 시간이 초등 통계에 포함됐다고 반박했다.

김재욱 전교조 전북지부 교권국장도 돌봄 공백 문제에는 공감하면서 교원 증원과 학급당 학생 수 감축, 학교 공간 확보, 방과후·돌봄 업무와 책임 분리가 수업 시간 확대에 앞서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단체는 국회 정문 앞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수업 시간 확대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