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회식 금지령'인데도…술자리서 여성 성추행한 50대 경감,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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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경보 중 또 터진 경찰 비위, 공직기강 재정립 절실
음주 자제 지침 무시한 현직 경감, 강제추행 혐의로 적발
공직기강 특별경보가 내려진 경찰 조직에서 또다시 비위 사건이 발생했다. 회식과 음주를 자제하라는 지침이 시행 중인 가운데 현직 경찰관이 술을 마신 뒤 식당에서 여성을 추행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서울 용산경찰서 관할 지구대 소속 50대 남성 A경감을 강제추행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A경감은 지난 3일 새벽 서울 동작구의 한 식당에서 처음 본 여성에게 강제로 신체를 접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술을 마신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으며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조사를 마친 뒤에는 석방됐고 용산경찰서는 A경감에게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이번 사건이 더욱 주목 받는 이유는 경찰청이 불과 일주일 전 전국 경찰관서를 대상으로 공직기강 특별경보를 발령했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6일까지 열흘 동안 특별경보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기간에는 음주를 자제하도록 하고 회식을 일절 금지했으며 불요불급한 행사는 가급적 연기하거나 진행하지 않도록 지침을 내렸다.
특별경보는 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과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 수사정보 유출 등 경찰관들의 직무 관련 비위가 잇따른 데 따른 조치였다. 경찰청과 시도경찰청은 각각 청장 주관 대책회의를 한 차례 이상 열고 일선 경찰서와 기동단은 매일 관서장 주관 회의를 진행하도록 했다.
직원 대상 의무 위반 예방교육과 수시 경보 문자 발송도 시행한다. 비위가 확인될 경우 당사자뿐 아니라 관리 책임이 있는 간부에게도 엄중한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은 이번 특별경보 기간 복무 점검과 집중 감찰도 강화하고 있다. 경찰청과 시도경찰청뿐 아니라 일선 경찰서까지 대책회의를 이어가며 조직 내부의 의무 위반을 막겠다는 취지다.
경찰청은 특별경보를 알리는 서한에서 "경찰관의 수사 정보 유출과 부적절한 업무 처리 등으로 경찰에 대한 비난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며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특별경보를 발령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공직자의 업무 처리는 그 결과에 따라 단순한 실수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권한에 걸맞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경찰관 개개인이 조직을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특별경보를 두고 경찰 내부에서는 회식 금지 조치가 전체 구성원에게 일괄 적용되는 데 대한 반발도 나왔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지난달 28일 성명을 통해 "일부 경찰관의 비위와 전국 경찰관의 회식이 도대체 무슨 관계인지 묻고 싶다"며 "비위를 저지른 경찰관은 철저히 조사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으면 된다. 관리·감독의 잘못이 있었다면 해당 지휘관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경찰청은 또다시 가장 손쉬운 방법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특별경보가 끝나기 전 술자리에서 현직 경감이 강제추행 혐의로 체포되면서 경찰 조직의 공직기강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용산경찰서는 사건과 관련해 A경감에 대한 대기발령 조치를 내린 상태다. 경찰은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면서 해당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지난 3일 김종철 경찰청장 대행 "국민 여러분께 반성과 사죄"
지난 3일에는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전국 경찰지휘부 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종철 신임 경찰청 차장 겸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더불어 국가수사본부장과 전국 시·도경찰청장 등이 참석했다.

회의의 공식 슬로건도 ‘경찰이 부족했습니다. 뼈저린 반성과 철저한 쇄신으로 경찰을 기본부터 다시 세우겠습니다’였다.
김 직무대행은 "국민 여러분께 첫인사를 올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 그 어떤 약속에 앞서 반성과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경찰의 잘못은 있는 그대로 밝히고, 잘못을 숨기거나 감싸는 문화를 뿌리 뽑겠다"며 "경찰에 유리한 사실만을 설명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잘못이 확인되면 누구의 잘못인지, 지휘·감독의 책임은 어디에 있는지 국민 앞에 투명하게 밝히겠다"며 "수사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행위, 사건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는 행위, 국민에게 사실과 다른 설명을 하는 행위가 더 이상 경찰에 발붙일 수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직무대행은 "경찰 조직을 완전히 다시 설계한다는 각오로 기본부터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추진 과정에서는 국회와 정부, 시민사회는 물론 현장 경찰관의 의견도 수렴할 방침이다.
무신불립(無信不立)'도 언급하며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경찰은 존재 이유가 없다. 뼈저린 반성과 철저한 쇄신으로 경찰을 기본부터 다시 세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