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파병 규모 150명→50명…정부, 군수지원함 제외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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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함정 vs 미국 요구, 호르무즈 파병 150명에서 50명으로 축소되나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 전력에서 해군 군수지원함을 제외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일 SBS 단독보도에 따르면 군수지원함을 제외할 경우 우리 군의 파병 규모는 당초 150명 이상에서 약 50명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SBS에 군수지원함의 함정 자체와 승조원 규모 등을 고려해 파병 전력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군수지원함을 제외하더라도 해상초계기와 폭발물 처리반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실질적인 기여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현재 우리 해군이 운용하는 군수지원함은 모두 4척이다. 천지급 군수지원함 3척과 소양급 군수지원함 1척으로 구성돼 있다. 천지급 3척은 취역한 지 30년이 넘었고, 소양급은 상대적으로 최신 함정이지만 운용 과정에서 엔진과 발전기 계통에 이상이 발생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수지원함 4척…노후화와 작전 부담 변수
군수지원함은 전투함이 장기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연료와 탄약, 식량, 식수 등 각종 물자를 보급하는 역할을 한다. 직접 전투를 수행하는 구축함이나 호위함과 달리 함대의 작전 지속 능력을 뒷받침하는 지원 전력에 해당한다.
문제는 우리 해군이 보유한 군수지원함 가운데 상당수가 오래된 함정이라는 점이다. 천지급 3척은 진수 이후 30년 이상이 지난 함정으로 알려져 있다. 소양급은 천지급보다 새로 건조된 함정이지만 최근 엔진과 발전기 계통에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수지원함은 기본적으로 전투함과 같은 수준의 무장이나 방어 능력을 갖춘 함정이 아니다. 따라서 장거리 해외 작전에 투입할 경우 작전 지역의 위협 수준과 함정 자체의 운용 상태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지역의 주요 원유 수송로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경우 선박과 함정의 안전 문제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우리 군수지원함이 해당 지역에서 장기간 임무를 수행하다 기계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현장에서 수리하거나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시키는 데도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소양급 군수지원함의 경우에도 엔진과 발전기 계통에 이상이 있는 상태에서 파병할 경우 장거리 작전 중 정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구체적인 고장 원인과 정비 상태, 실제 파병 가능 여부 등에 대해서는 군 당국의 공식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승조원 100명 이상 빠지면 파병 규모 절반 이하로
군수지원함을 파병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또 다른 이유는 승조원 규모다.
군수지원함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함정 자체를 움직이고 보급 임무를 수행할 승조원이 필요하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군수지원함에 100명 이상의 승조원이 탑승하기 때문에 이를 파병할 경우 정치적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당초 정부가 검토해온 파병 규모는 150명 이상이었다. 그러나 군수지원함이 빠지면 전체 파병 인원의 상당 부분이 함께 줄어들게 된다.
현재 거론되는 파병 전력은 P-8 포세이돈 해상초계기와 폭발물 처리반인 EOD 등이다. 해상초계기 운용을 위한 승조원과 정비 인력은 약 20~30명, EOD 역시 약 20~30명 수준이 거론되면서 전체 규모는 약 50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P-8 포세이돈은 해상에서 선박과 잠수함 등을 감시·정찰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해상초계기다. 넓은 작전 지역을 감시하면서 수집한 정보를 다른 우방국 및 연합 전력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상안보 작전에 활용된다.
EOD는 Explosive Ordnance Disposal의 약자로 폭발물 처리반을 의미한다. 기뢰나 폭발물처럼 선박과 인명에 위험을 줄 수 있는 물체를 탐지하고 제거하는 임무를 맡는다.

군수지원함 빠지면 외국군과 연합작전 불가피
군수지원함 없이 해상초계기와 EOD 중심으로 파병할 경우 현지에서 다른 국가의 군사 전력과 협력하는 방식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해상초계기는 단독으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하기보다는 동맹 및 우방국의 해상 감시 전력과 정보를 공유하며 작전을 수행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 서방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데이터링크 등을 통한 정보 공유가 거론되고 있다.
데이터링크는 각 군사 플랫폼이 수집한 정보를 실시간 또는 실시간에 가깝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통신 체계다. 해상초계기가 바다에서 탐지한 선박이나 물체 등의 정보를 다른 군사 전력과 공유하면 보다 넓은 범위의 해상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EOD의 경우에도 다른 나라 해군의 소해함과 협력하는 방식이 예상된다. 소해함은 바다에 설치된 기뢰를 찾아 제거하는 함정이다. 기뢰는 선박이 접근하거나 접촉할 경우 폭발하도록 만들어진 해상 무기로, 항구나 주요 해상교통로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우리 군 EOD 인력이 현지에서 독자적으로 모든 기뢰 제거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 해군의 소해함에 승선해 연합작전에 참여하는 방식이 거론되는 이유다.
이 경우 파병 인원은 줄어들지만 우리 군이 맡게 되는 역할은 특정 임무에 집중될 수 있다. 군수지원함을 동반해 독자적인 지원 능력을 확보하는 방식과 비교하면 파병 전력의 성격 자체가 달라지는 셈이다.

미국은 한국의 중동 기여 요구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 전력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미국 측에서는 한국의 참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한국이 중동산 석유의 주요 수입국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거론하면서 한국이 해당 지역에 자원을 배치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적인 에너지 수송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상 통로다. 페르시아만에서 출발하는 원유와 석유제품 등이 이 해협을 거쳐 세계 각국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이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나 선박 운항 차질은 국제 에너지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 역시 중동에서 상당한 규모의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인 만큼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은 에너지 안보와도 연결된다. 다만 특정 지역에서 군사적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병력을 파견하는 문제는 단순히 경제적 이해관계만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특히 군수지원함은 100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한 대규모 전력인 만큼 실제 파병 여부에 따라 전체 병력 규모와 작전 방식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함정의 노후화와 정비 상태, 작전 지역의 위험도, 승조원 안전, 다른 국가와의 연합작전 가능성 등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
현재 정부가 검토하는 방안대로 군수지원함이 빠질 경우 우리 군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대규모 함정 전개보다는 해상 감시·정찰과 폭발물 처리 등 제한된 임무에 집중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구체적인 파병 전력과 병력 규모는 정부의 최종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