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기업들 오픈소스 AI로 대이동…AT&T 비용 80% 줄이고 사용률 40%로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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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 오픈소스 AI 비중 20%→40%로 급증, AI 비용 최대 80% 절감
엔비디아 17조 원대 허깅페이스 인수로 오픈모델 확산 뚜렷

오픈소스 AI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오픈소스 AI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미국 대기업들이 값비싼 폐쇄형 AI 모델 대신 무료로 내려받아 고칠 수 있는 오픈소스 AI로 눈을 돌리고 있다. AT&T는 앤트로픽과 오픈AI 모델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오픈모델 비중을 대폭 늘렸다. 오픈라우터 집계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오픈모델 사용 비율은 1년 전 10%에서 지난달 58%까지 치솟았다. 최근 엔비디아가 오픈소스 AI 모델 라이브러리 허깅페이스를 129억 달러(약 17조 4,000억 원, 1달러 1,349원 기준)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하며 이런 흐름에 무게를 더했다.

AT&T, 폐쇄형 대신 오픈모델로…비용 최대 80% 절감

AT&T는 최근까지 고객서비스, 콜 전사(통화 내용을 텍스트로 옮기는 작업), 코딩 지원 등에 앤트로픽과 오픈AI의 유료 폐쇄형 모델을 써왔다. 이 모델들은 사용료를 받으면서도 내부 코드를 공개하지 않는 ‘닫힌’ 구조였다. AI 비용이 치솟자 앤디 마커스 AT&T 최고데이터·AI책임자는 더 싼 대안을 찾아 나섰고 다운로드와 수정이 자유로운 ‘오픈’ 모델에 주목했다.

마커스에 따르면 오픈모델은 5월 기준 AT&T AI 사용량의 20%를 차지했고 이후 40%로 뛰었다. 그는 “앞으로 몇 달 안에 60%까지 오를 수도 있다”며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AT&T는 연초 대비 AI 비용을 최대 80%까지 줄였다고 밝혔다. AT&T는 오픈웨이츠 모델(가중치가 공개된 모델)을 자체적으로 커스터마이징해 통화 내용을 텍스트로 옮기고 고객서비스를 지원하는 새로운 도구를 만들고 있다.

1년 새 10%→58%…에어비앤비·딜로이트도 동참 / AI 생성 이미지
1년 새 10%→58%…에어비앤비·딜로이트도 동참 / AI 생성 이미지

1년 새 10%→58%…에어비앤비·딜로이트도 동참

오픈소스 AI 열풍은 AT&T만의 얘기가 아니다. 에어비앤비, 딜로이트 등도 손쉽게 맞춤 수정이 가능하고 비용이 저렴한 오픈 AI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다양한 AI 모델을 골라 쓸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 오픈라우터의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보면 지난달 오픈모델이 전체 AI 사용량의 58%를 차지했다. 1년 전 10%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오픈모델은 크게 두 가지다. 내부 코드를 공개하는 ‘오픈소스 모델’과 모델이 추론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수치인 ‘가중치’를 공개하는 ‘오픈웨이츠 모델’이다. 인기 있는 오픈 AI 모델 중 다수는 문샷AI, 딥시크,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이 만든 것이다. 개발자들은 이런 중국산 모델을 내려받아 서버 비용만 내고 그 위에 자체 제품을 쌓아 올릴 수 있다. 반면 오픈AI와 앤트로픽은 작업 종류에 따라 구독료 등 별도 요금을 매긴다.

AI 모델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아틀라스클라우드의 제리 탕 최고경영자는 일부 중국산 오픈모델이 오픈AI·앤트로픽 모델 대비 80~90% 수준의 성능을 내면서도 비용은 20%에 그친다고 말했다. 그는 오픈AI·앤트로픽의 최상위 모델을 값비싼 스포츠카에 비유하며 “마쓰다도 목적지까지 문제없이 데려다준다. 마세라티는 투자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오픈소스 모델이 “돈값을 더 잘한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 17조 원대 허깅페이스 인수가 보여주는 흐름

이런 흐름 속에 엔비디아는 목요일(현지시각) 오픈소스 AI 모델 라이브러리 허깅페이스를 129억 달러(약 17조 4,000억 원, 1달러 1,349원 기준)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젠슨 황은 “함께 AI를 더 개방적이고 더 유능하며 전 세계 사람과 기관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오픈소스 AI 확산을 다른 각도에서 보여주는 수치도 있다. AI 모델을 로컬로 구동하는 도구로 출발해 이제는 기업용 클라우드 추론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 올라마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제프리 모건은 2026년 9월 보고서를 인용해 AT&T가 토큰(AI가 처리하는 텍스트 단위) 소비량의 40%를 오픈웨이츠 모델로 옮겼다고 전했다. 올라마 클라우드는 2026년 초 이후 토큰 사용량이 150배 늘었다고 모건은 밝혔다.

모건은 Y컴비네이터 스타트업 팟캐스트에 출연해 “기업 내에서 압도적 다수의 토큰은 오픈모델이 처리하게 될 것이다. 80~90%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산의 89%가 오픈모델에 쓰인다는 뜻은 아니다. 오픈모델 커뮤니티가 비용을 낮춰 접근성을 높이고 있어서 예산의 10~20%만 오픈모델에 쓰더라도 토큰 사용량 대부분은 오픈모델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성장의 첫 변곡점은 2026년 초 코딩 에이전트(자율적으로 코드를 작성하는 AI) 확산이었고 4월 오픈클로(OpenClaw)와 헤르메스(Hermes) 에이전트 프로젝트가 등장하면서 개발자를 넘어 금융, 지원, 마케팅, 영업 부서까지 자율 AI 활용이 확산됐다고 덧붙였다.

중국 모델 강세 속 미국 기업들의 고민

오픈모델 시장에서는 중국산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모건에 따르면 올라마 플랫폼에서 클라우드로 구동되는 모델은 딥시크가 선두를 달리고 GLM 등이 뒤를 잇는 등 거의 전부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다. 반면 로컬에서 구동되는 모델은 미국산과 중국산이 비슷한 비중을 보인다. 모건은 이런 격차를 두고 미국 연구소들이 기업이 필요로 하는 규모에서 중국 최상위 모델과 맞설 대형 오픈모델을 아직 충분히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보안과 데이터 프라이버시 우려로 중국 AI 모델 사용을 꺼리는 미국 기업도 적지 않다. AT&T의 마커스는 중국 모델을 연구는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신 구글의 젬마, 메타의 라마 같은 미국 기업의 오픈모델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타는 지난달 자사의 대표 AI 시스템을 오픈웨이츠 모델로 전환하고 다른 미국 최상위 모델보다 낮은 비용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메타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는 “해외 오픈소스 모델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것이 효과적인 해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목표는 미국산 오픈소스 모델이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픈모델의 부상은 폐쇄형 모델로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대형 기업공개를 준비 중인 오픈AI와 앤트로픽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앤트로픽 최고경영자 다리오 아모데이는 국가안보 우려를 막기 위해 AI를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젠슨 황과 저커버그는 오픈소스 기술이 민주적이고 균형 잡힌 AI 생태계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오픈AI가 챗GPT를 내놓은 이후 한동안 폐쇄형 모델로 무게추가 기울었지만 지난해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딥시크-V3를 공개하면서 오픈모델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미국 대다수 기업은 현재도 오픈모델과 폐쇄형 모델을 함께 쓰고 있다. 코딩이나 이미지·영상 생성 같은 고강도 작업에는 여전히 폐쇄형 모델이 강세를 보이는 반면 단순하고 특화된 작업에는 오픈모델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탕 최고경영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