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DOF, 창업 2년 만에 몸값 1조6200억원…8VC 주도 시리즈B 논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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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 탈출 3개월 만에 몸값 1.2조원, 로봇 데이터 스타트업 XDOF 돌풍
8VC 주도 시리즈B 논의…연매출 5,000만 달러 육박하며 유니콘 초읽기

로봇에게 세상을 가르치는 데이터를 파는 스타트업 XDOF가 창업 2년, 스텔스 모드를 벗어난 지 불과 3개월 만에 몸값 12억 달러(약 1조 6,200억원, 1달러 1,350원 기준)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논의하고 있다. 테크크런치(TechCrunch)가 처음 보도한 내용으로, 벤처캐피털 8VC가 이번 라운드를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7,000만 달러(약 945억원) 규모 시리즈A를 마감한 지 불과 두세 달 만에 나온 후속 라운드다. 아직 조건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로보틱스 데이터라는 신생 분야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속도로 유니콘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창업 2년 만에 벌어진 초고속 몸값 상승
XDOF는 2024년 10월 필립 우(Philipp Wu), 프레드 셴투(Fred Shentu), 니모 진(Nemo Jin)이 공동 창업한 회사다. 캘리포니아 샌마테오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올해 6월 17일(현지시각) 스텔스 모드를 벗어났고, 곧이어 스라이브캐피털(Thrive Capital), 안드리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스파크캐피털(Spark Capital), 럭스캐피털(Lux Capital), WndrCo 등이 참여한 7,000만 달러 시리즈A를 마감했다. 이전 시드 라운드까지 합치면 그동안 누적 조달액은 약 7,800만 달러(약 1,053억원)에 이른다.
우는 CEO, 셴투는 CTO를 맡고 있다. 두 사람은 UC버클리 출신 연구자로, 우가 박사과정 연구 중 대규모 로봇 학습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에 부딪히면서 회사 아이디어가 시작됐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두 사람이 함께 만든 저비용 원격조작 시스템이 바로 ‘GELLO’다.

GELLO와 데이터 피라미드, XDOF가 파는 것
XDOF의 사업 핵심은 로봇이 물리 세계에서 작동하도록 훈련시키는 데 필요한 고품질 실제 데이터를 만들고 처리하는 것이다. 회사는 자사 데이터 수집 체계를 ‘데이터 피라미드’라고 부르며, 원격조작 도구와 데이터 파이프라인, 전 과정을 아우르는 툴링을 함께 제공한다.
데이터 수집의 핵심 도구가 GELLO다. 사람이 원격으로 로봇팔을 조종해 학습용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플랫폼으로, 여기에 더해 센서를 착용한 사람이 옷을 접거나 상자를 접는 등 일상 작업을 직접 수행하며 데이터를 기록하는 방식도 병행한다. XDOF는 이런 방식으로 데이터를 모을 원격조작자와 수집팀을 전 세계에서 채용해 훈련시키고 있다. 회사는 또 UC버클리, MIT와 손잡고 양손 로봇 조작을 위한 오픈소스 데이터셋 ‘ABC-130K’를 공개했는데, 13만 개 궤적과 195개 양손 작업을 담아 해당 분야 최대 규모 오픈소스 데이터셋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매출 급증과 “물리 로봇의 스케일AI”라는 평가
XDOF는 현재 약 60명 규모 직원으로 약 20개 고객사와 거래하고 있으며, 이 중 다수가 프런티어 AI 연구소와 로보틱스 기업이다. 연환산매출은 약 5,000만 달러에 근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원래 이렇게 빨리 다시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 없었지만, 성장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투자자들이 먼저 접촉해 새 라운드가 성사됐다는 설명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XDOF를 “물리 로보틱스를 위한 스케일AI(Scale AI)”라고 부른다. AI 붐을 뒷받침한 데이터 라벨링 기업 스케일AI에 비유한 표현으로, XDOF가 로보틱스 업계 전체를 위한 외주 데이터 공급망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회사는 자사 소개에서 “세계 최고 로보틱스 연구소, 가장 유망한 로보틱스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해 생산 규모의 데이터셋과 로봇 시스템, 다음 세대 물리 AI를 지원하는 툴링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하드웨어부터 운영, 정책 학습까지 전 영역에 걸친 전문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는 설명이다. 로봇 데이터 수집 경쟁에는 메카AI(Mecka AI)와 함께 스케일AI, 마이크로1(Micro1) 등도 뛰어들고 있다.
대형언어모델과 다른 로봇 데이터의 벽
거대언어모델(LLM)은 인터넷 전체 텍스트를 학습 재료로 삼을 수 있었지만, 로봇에게는 그런 인터넷급 데이터 창고가 존재하지 않는다. 세탁물을 접는 로봇팔이나 어지러운 통로를 다니는 창고 로봇이 실제 환경에 일반화되지 못하고 헤매는 이유다. 이 공백을 메우려는 스타트업 경쟁이 로보틱스 AI 인프라 붐 안에서 가장 뜨거운 하위 분야로 떠올랐고, 피지컬 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 스킬드AI(Skild AI), 코베리언트(Covariant) 등도 비슷한 물리 AI 베팅에 대규모 자금을 유치한 상태다.
투자자들은 한때 스타트업이 10억 달러대 몸값을 인정받기까지 2~3년간 사업모델을 증명해야 했던 것과 달리, 지금은 확신과 속도 자체를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짚었다. 칩이나 데이터 파이프라인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AI 생태계의 근간이 되는 인프라 기업들이 파운데이션 모델 연구소 못지않은 속도로 자금을 조달받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 이번 라운드를 누가 주도하는지 세부 조건, XDOF의 정확한 매출·고객 구성, 경쟁사와 차별화된 데이터 수집 방식 등 구체적인 정보는 많이 공개되지 않았다. 스텔스를 벗어난 지 얼마 안 된 회사로서는 이례적인 일은 아니지만, 시장이 검증된 성과보다는 잠재력에 베팅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