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 아빠’ 전경철 작가 별세…‘유퀴즈’가 남긴 마지막 인사, 가슴 먹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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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 울린 '피터팬 아빠' 전경철 씨 하늘나라로

중증 자폐성 장애가 있는 아들을 홀로 돌보며 깊은 부성애를 보여준 ‘피터팬 아빠’ 전경철 작가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63세.

간암 투병 끝 5일 밤 별세…사진은 생전 '유퀴즈' 출연 장면 / tvN 캡처
간암 투병 끝 5일 밤 별세…사진은 생전 '유퀴즈' 출연 장면 / tvN 캡처

정유진 발달장애지원전문가포럼 대표는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2026년 9월 5일 토요일 밤 7시 56분 전경철 피터팬 아빠가 먼 길을 떠났다”며 부고를 전했다.

장례는 고인의 평소 뜻에 따라 빈소를 따로 마련하지 않는 무빈소 방식으로 치러진다. 정 대표는 “현재 병원에 안치돼 있으며 빈소는 별도로 설치되지 않는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전 작가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제작진도 생전 고인의 모습을 공개하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방송을 통해 그의 사연을 접했던 시청자들의 추모도 이어지고 있다.

죽음보다 먼저 떠오른 건 홀로 남을 아들이었다

전 작가에게는 26세 아들 제원 씨가 있다. 서른 중반에 얻은 귀한 아들이지만, 제원 씨는 2007년 중증 자폐성 장애 진단을 받았다. 이후 아내와 이혼한 전 작가는 20년 넘게 아들을 홀로 돌봤다.

그는 아들을 ‘피터팬’이라고 불렀다. 정신연령이 두 살 무렵에 머문 아들이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네버랜드 속 피터팬과 닮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렇게 전 작가는 자신을 ‘피터팬 아빠’라고 소개했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지난해 4월이었다. 전 작가는 당시 갑작스럽게 간암 말기 진단을 받고 남은 시간이 약 6개월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의 머릿속을 가장 먼저 채운 것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었다. 아빠가 사라진 뒤 말 한마디 하지 못하는 아들이 어디서, 누구의 돌봄을 받으며 살아가야 하는지가 더 큰 걱정이었다.

전 작가는 그때부터 아들이 머물 수 있는 곳을 찾아 나섰다. 전국 보호시설 1000여 곳의 문을 두드렸지만 제원 씨를 받아주겠다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어렵게 입소한 뒤 다시 퇴소해야 했던 일도 있었다. 최중증 발달장애가 있는 성인 남성을 장기간 돌볼 시설과 인력이 부족한 현실이 아버지 앞을 가로막았다.

포기하지 않은 아빠…그 기록이 세상을 움직였다

전경철 작가 '안녕, 피터팬' / 카카오 제공
전경철 작가 '안녕, 피터팬' / 카카오 제공

전 작가는 물러서지 않았다. 아들의 보호시설을 찾아다니는 과정을 콘텐츠 플랫폼 ‘브런치’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절박한 마음으로 써 내려간 글을 통해 그는 작가가 됐고, 부자의 사연은 여러 방송에 소개되며 세상에 알려졌다.

이 기록은 에세이 ‘안녕, 피터팬’ 출간으로 이어졌다. 사연을 접한 독자들도 움직였다. 전 작가의 글에는 약 2000건의 응원 댓글이 달렸고, 8000만원에 이르는 후원금이 모였다.

수많은 사람의 관심과 전 작가의 끈질긴 노력 끝에 제원 씨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공동체 마을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됐다. 아들이 머물 곳을 찾았지만 전 작가의 발걸음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아들뿐만 아니라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인 성인 중증 자폐인과 그 가족들을 돕기 위해 ‘피터팬 자폐인 복지재단’ 설립을 추진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재단 설립 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재단 설립위원회 구성이 확정된 만큼 고인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추진위원들이 관련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들 한 사람을 지키려 시작한 아버지의 여정이 같은 어려움을 겪는 또 다른 가족들을 위한 제도와 울타리를 만드는 일로 확장된 셈이다.

의료진이 예상했던 6개월보다 약 1년을 더 살아낸 전 작가는 생전 아들을 자신의 “목숨줄을 붙잡는 존재”라고 표현했다. 몸이 쇠약해지는 순간에도 아들의 내일을 준비했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발달장애인들이 살아갈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쏟았다.

“희미한 그리움으로 기억되길”…‘유퀴즈’의 마지막 인사

'유퀴즈' SNS에 올라온 추모 글 / '유퀴즈' 공식 인스타그램
'유퀴즈' SNS에 올라온 추모 글 / '유퀴즈' 공식 인스타그램

전 작가는 MBC ‘실화탐사대’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등에 출연해 아들과 함께한 삶을 전했다. 특히 방송에서 남긴 마지막 바람은 많은 시청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그는 아들을 향해 “아빠라는 존재를 잊고 행복하게 살라고 말하고 싶지만, 솔직히 완전히 잊히기는 원치 않는다”며 “나를 따뜻하게 아들을 바라봐 주던 늙은 남자가 있었다 정도의 희미한 그리움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 작가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6일 ‘유 퀴즈 온 더 블럭’ 제작진은 공식 SNS에 고인의 생전 출연 장면과 함께 추모 글을 올렸다.

제작진은 “마지막까지 발달장애인들이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가길 꿈꾸셨던 전경철 작가님”이라며 “‘유퀴즈’에서 작가님의 바람을 전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남겨 주신 그 마음,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했다.

게시물 아래에는 “모든 짐을 내려놓고 편히 영면하시길 바란다”, “하늘에서는 더 이상 아프지 않으셨으면 한다”, “못다 이룬 꿈이 꼭 이어지기를 바란다”, “아드님의 따뜻한 삶을 기도하겠다”는 추모 댓글이 잇따랐다.

한 독자는 고인의 책을 잘 읽고 있다며 편안한 안식을 기원했고, 또 다른 시청자는 남겨진 제원 씨의 앞날을 함께 걱정했다.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아들의 삶을 염려했던 아버지의 마음이 이제 수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남게 됐다.

유튜브, tvN D ENT

초기에는 증상 거의 없는 간암…고위험군은 정기검진 중요

전 작가가 투병한 간암은 간을 이루는 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간은 상당 부분이 손상될 때까지 뚜렷한 증상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많아 흔히 ‘침묵의 장기’라고 불린다. 이 때문에 몸의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암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사례도 적지 않다.

간암이 진행되면 오른쪽 윗배의 통증이나 덩어리가 만져지는 증상, 복부 팽만, 체중 감소, 식욕 저하, 심한 피로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기존에 간경변증을 앓고 있던 환자라면 갑자기 황달이나 복수가 심해지기도 한다. 다만 이런 증상만으로 간암 여부를 판단할 수 없으므로 이상이 지속되면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간암의 주요 위험요인으로는 만성 B형·C형 간염, 간경변증, 알코올성 간질환, 비만이나 당뇨와 관련된 지방성 간질환 등이 꼽힌다. 과도한 음주는 간경변증을 유발해 간암 위험을 높일 수 있으며, 음주와 흡연을 함께하면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무엇보다 간암은 일반적인 증상만 기다리기보다 위험요인이 있는 사람이 정기적으로 검사받는 것이 중요하다. 국립암센터와 대한간학회는 40세 이상 B형·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와 연령에 관계없이 간경변증을 진단받은 사람에게 정기적인 간암 검진을 권고한다.

B형 간염은 예방접종으로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 C형 간염은 예방백신이 없기 때문에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감염이 확인되면 의료진과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절주와 금연, 적정 체중 유지, 만성 간질환 관리 역시 간 건강을 지키는 기본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