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보] 엑소디움 시그니처 해운대, 계약 상대는 ‘시행사’ 아닌 협동조합…대표자 ‘안정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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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약하면 해운대송정협동조합 가입…납부금은 ‘출자금’ 성격
- 가입계약서 ‘갑’은 해운대송정협동조합·대표자 안정익…조합 직인까지 날인
- 사업 무산 땐 누구에게 돈 돌려받나…수영산업개발-조합 간 책임 구조 확인해야

[부산=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옛 송정초등학교 부지에서 추진 중인 ‘엑소디움 시그니처 해운대’가 일반 아파트 분양관과 유사한 형태로 상담과 조합원 모집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 가입계약서상 계약 당사자는 시행사로 알려진 ㈜수영산업개발이 아니라 ‘해운대송정협동조합’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촬영한 분양관 내부에는 아파트 단지 모형과 함께 59·84㎡ 등 주택형이 표시돼 있고, 건물 모형 전면에는 ‘마감 임박’이라는 대형 문구가 내걸려 있었다. 외관상 일반 아파트 모델하우스와 유사한 인상을 줄 수 있어, 방문객이 해당 사업이 협동조합형 민간임대 방식이라는 점과 계약의 법적 성격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도록 보다 명확한 안내가 필요해 보인다. / 사진 최학봉 기자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촬영한 분양관 내부에는 아파트 단지 모형과 함께 59·84㎡ 등 주택형이 표시돼 있고, 건물 모형 전면에는 ‘마감 임박’이라는 대형 문구가 내걸려 있었다. 외관상 일반 아파트 모델하우스와 유사한 인상을 줄 수 있어, 방문객이 해당 사업이 협동조합형 민간임대 방식이라는 점과 계약의 법적 성격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도록 보다 명확한 안내가 필요해 보인다. / 사진 최학봉 기자

특히 계약자가 납부하는 돈 역시 일반적인 아파트 분양대금이나 향후 민간임대주택의 임대보증금과 동일하게 볼 수 없는 ‘출자금’ 성격이어서 계약 전 법적 구조와 반환 조건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위키트리가 확보한 가입계약서를 확인한 결과, 계약서 하단 계약 당사자 ‘갑’에는 ‘해운대송정협동조합’이 기재돼 있다. 사업자등록번호와 조합 주소가 적혀 있고, 대표자는 ‘안정익’으로 명시돼 있으며 조합 명의 직인도 날인돼 있다.

반면 해당 계약서의 계약 당사자란에는 시행사로 알려진 ㈜수영산업개발이나 손수영 씨의 이름은 확인되지 않는다.

이 대목은 계약자 입장에서 중요하다. 분양관이나 사업 홍보 과정에서 시행사 또는 사업 주체로 인식되는 회사와 실제로 자신의 이름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상대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입계약서 내용도 일반 아파트 분양계약과는 구조가 다르다. 계약자는 계약을 통해 해운대송정협동조합에 가입하게 되고, 계약서에는 조합원이 납부하는 금액이 사업시행자에 대한 ‘출자금’ 성격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다.

따라서 계약자가 납부하는 출자금을 향후 준공된 민간임대주택에 입주하면서 내는 임대보증금이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임대보증금 보증 대상 자금과 동일한 것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 실제 보증 여부와 보증 대상, 보증이 시작되는 시점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분양관에는 대형 아파트 모형과 상담 부스 등이 설치돼 있었고, 일반 아파트 분양 현장과 유사한 형태로 상담이 진행되고 있었다. 은행 대출금과 관련한 상담 안내도 이뤄지고 있었다.

실제로 해운대구에도 이 사업을 일반 아파트 분양으로 알고 문의한 상담 사례가 접수됐다. 해운대구는 사업자 측에 계약자가 협동조합 가입자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리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업 무산되면 누구에게 돈 돌려달라고 해야 하나

가장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부분은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무산됐을 경우다.

시행사로 알려진 ㈜수영산업개발과 실제 가입계약서상 계약 당사자인 해운대송정협동조합의 법적 지위가 서로 다른 만큼, 사업 중단이나 무산 시 계약자가 납부금 반환이나 손해배상 등을 누구에게 요구해야 하는지는 계약서와 조합 규약, 자금의 귀속·관리 주체, 조합과 시행사 사이의 계약관계를 따져봐야 한다.

특히 이번에 확보된 계약서에는 해운대송정협동조합이 계약 당사자 ‘갑’으로, 안정익 씨가 대표자로 명시돼 있다. 계약자라면 시행사라는 명칭이나 분양관의 설명만 믿을 것이 아니라 실제 계약 상대방이 누구인지, 자신이 낸 출자금을 누가 보관·관리·집행하는지, 사업 무산 시 반환 의무가 누구에게 있는지를 계약 전에 확인해야 한다.

‘엑소디움 시그니처 해운대’ 가입계약서 하단 계약 당사자 ‘갑’에는 해운대송정협동조합이 기재돼 있고 대표자는 안정익으로 명시돼 있다. 조합 명의 직인도 날인돼 있다.
‘엑소디움 시그니처 해운대’ 가입계약서 하단 계약 당사자 ‘갑’에는 해운대송정협동조합이 기재돼 있고 대표자는 안정익으로 명시돼 있다. 조합 명의 직인도 날인돼 있다.

다만 계약서에 안정익 씨가 조합 대표자로 기재됐다는 사실만으로 사업 무산 시 안정익 씨 개인이 출자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대표자 개인의 민·형사상 책임 여부는 실제 모집 및 자금 집행 과정과 구체적인 행위 등에 따라 별도로 판단될 사안이다.

계약 해지나 조합 탈퇴·제명 때도 마찬가지다. 납부한 출자금 가운데 광고비와 조합원 모집비용 등 각종 비용이 공제되는지, 사업 자체가 무산될 경우 출자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 등을 계약서와 조합 규약을 통해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앞서 위키트리는 부산 동구 자성대공원 인근에서 추진됐던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 사업을 1년 7개월간 추적 보도한 바 있다. 해당 사업은 ㈜수현산업개발 문세인 대표가 추진했으며 사업 차질로 서민 피해자가 발생했고, 파악된 피해금액은 약 120억원에 달했다.

결국 ‘엑소디움 시그니처 해운대’ 계약을 검토하는 소비자는 분양관의 외형이나 상담 내용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계약과 동시에 협동조합원이 되는지, 납부금이 임대보증금이 아닌 출자금인지, HUG 보증 대상과 시점은 언제인지, 사업 무산 시 출자금 반환 조건은 무엇인지, 실제 계약 상대방과 반환 책임 주체가 누구인지를 계약서와 조합 규약을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