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살인죄가 아니다...아내 살해 공무원에게 적용된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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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임시보호명령 무시하고 찾아간 남편, 자녀 앞에서 아내 살해
가정폭력을 피해 피신한 아내가 이혼소송을 제기하자 직접 찾아가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현직 공무원에게 경찰이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살인 혐의를 받는 30대 공무원 A 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가정폭력처벌법 위반,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특수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오는 9일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당초 A 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했지만 수사 과정에서 보복살인으로 혐의를 변경했다. A 씨가 여러 차례 가정폭력을 저질러 법원으로부터 임시보호명령을 받은 상태였고, 이혼소장을 받은 뒤 분노가 폭발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근거로 보복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가법상 보복살인은 형법상 일반적인 살인죄보다 법정형이 무겁다. 보복살인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며, 형법상 살인죄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법원 임시보호명령 어기고 아내 찾아가
경찰 조사에 따르면 A 씨는 범행 당시 아내에 대한 법원의 임시보호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임시보호명령은 가정폭력 피해자를 가해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법원이 내리는 조치다. 상황에 따라 가정폭력 가해자에게 피해자에 대한 접근이나 연락 등을 제한할 수 있다.
경찰은 A 씨가 이 같은 임시보호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가정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A 씨는 지난 1일 오전 7시17분께 경기 광주시의 한 다세대주택 건물 계단에서 아내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가정폭력을 피해 기존 거주지를 떠나 다른 곳으로 피신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씨가 이혼소장에 적힌 아내의 임시 거처 주소를 확인한 뒤 해당 장소로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이혼소송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해 아내에게 앙심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씨가 이혼소장을 받은 뒤 분노가 폭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해 범행에 이혼소송에 대한 보복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자녀 지켜보는 앞에서 범행…아동학대 혐의도
이번 사건에서는 피해 여성뿐 아니라 범행을 목격한 어린 자녀에 대한 보호 문제도 수사 대상이 됐다.
A 씨는 아내를 살해할 당시 자녀가 지켜보는 가운데 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어린 자녀가 부모 사이의 폭력과 어머니의 사망 장면을 직접 목격한 점을 고려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경찰은 피해 아동에게 직접적인 물리력을 행사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아동학대 혐의 가운데 신체적 학대가 아닌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는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당초 피해 아동의 손에 찰과상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해바라기센터에서 아동의 신체 상태를 확인한 결과 별도의 상처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당시 피해자의 혈흔이 아동에게 묻으면서 손에 상처가 있었던 것으로 잘못 알려진 것으로 밝혀졌다.

특수주거침입 혐의도 적용
경찰은 A 씨가 아내가 피신해 있던 장소까지 찾아간 과정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했다.
A 씨에게는 특수주거침입 혐의도 적용됐다. 경찰은 흉기를 소지한 상태로 피해자가 머물던 장소를 찾아가 범행한 경위 등을 수사해 관련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오는 9일 A 씨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송치 이후에는 검찰이 경찰 수사 기록을 검토하고 추가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 경찰 역시 A 씨의 주거지 등에서 확보한 전자기기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계속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를 검찰에 송치하고 주거지 등에서 확보한 그의 컴퓨터와 태블릿을 포렌식하는 등 남은 수사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가정폭력 이후 이혼을 준비하던 피해자가 별도의 거처로 피신했음에도 가해자로 지목된 배우자가 해당 장소까지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특히 경찰은 A 씨가 법원의 임시보호명령을 받은 상태에서 피해자의 거처를 찾아간 점, 이혼소장을 받은 뒤 범행 동기가 형성됐다고 진술한 점, 어린 자녀가 범행을 목격한 점 등을 종합해 기존 살인 혐의를 보복살인으로 변경했다.
다만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은 경찰 수사 결과와 피의자 진술을 토대로 한 것으로, A 씨의 혐의가 최종적으로 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향후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보복 목적의 인정 여부 등이 판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