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샤오미, 애플 폴더블 아이폰 이틀 앞두고 자국산 칩 신제품 나란히 공개

작성일

화웨이 메이트XT2·샤오미 18폴드, 애플 폴더블 이틀 앞두고 나란히 공개
두 회사 모두 자국산 칩 탑재…애플은 9월 9일 첫 폴더블 아이폰 공개 예정

폴더블 아이폰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폴더블 아이폰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화웨이가 9월 7일(현지시각) 트라이폴드(3단 접이식) 스마트폰 신제품 메이트XT2(Mate XT2)를 공개했다. 같은 날 저녁 샤오미도 신형 폴더블 18폴드(18 Fold)를 선보였다. 두 회사의 발표는 애플이 9월 9일(현지시각) 행사에서 첫 폴더블 아이폰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보다 이틀 앞선 시점이다. 애플이 첫 폴더블 아이폰을 내놓기도 전에, 중국 업체들이 먼저 가격과 사양의 기준선을 제시한 상황이다.

화웨이 메이트XT2, 이틀 앞서 던진 선제 카드

메이트XT2는 두 번 접히는 트라이폴드 구조로, 완전히 펼치면 10.2인치 화면이 태블릿처럼 열린다. 배터리 용량은 6,000mAh를 넘고, 힌지(경첩) 구조를 다시 설계해 폴더블 화면의 오랜 숙제인 접힘 자국(크리즈)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 방수 성능도 개선됐고, 옆에서 화면이 보이지 않게 하는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와 스타일러스 지원 기능도 새로 담겼다.

핵심은 새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기린9050프로(Kirin 9050 Pro)다. 화웨이가 처음 적용한 로직폴딩(Logic Folding) 칩 설계 철학이 반영된 첫 제품으로, 전력 소모를 줄이면서 연산 성능을 끌어올렸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화웨이는 자체 테스트 기준으로 전작 대비 종합 성능이 42% 향상됐다고 밝혔다. 기린9050프로는 메이트40 시리즈 이후 6년 만에 화웨이의 주력 플래그십 칩으로 복귀한 제품이다.

소프트웨어는 최신 하모니OS7(HarmonyOS 7)을 얹었고, 카메라도 업그레이드됐다. 메이트XT2는 2년 전 나온 초대 메이트XT의 후속작으로, 중국 프리미엄 폰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제품 계보를 잇는다. 화웨이는 아직 메이트XT2의 정식 가격을 중국 사전예약 구성 외에는 공개하지 않았으며, 일부 보도에서는 약 2만 위안(약 2,750달러)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판매는 중국에서 9월 10일 시작된다.

샤오미 18폴드, 여권형 디자인에 자체 칩 얹었다 / AI 생성 이미지
샤오미 18폴드, 여권형 디자인에 자체 칩 얹었다 / AI 생성 이미지

샤오미 18폴드, 여권형 디자인에 자체 칩 얹었다

샤오미는 같은 날 저녁 18폴드를 발표했다. 7.6인치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2억 화소 메인 카메라, 67W 유선 고속충전을 지원하며 중국 가격은 8,999위안으로 책정됐다.

프로세서는 샤오미가 자체 개발한 Xring O3를 썼고, 메모리는 중국 CXMT가 공급했다. LPDDR6 규격 메모리를 탑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외신들은 18폴드의 디자인이 여권을 닮은 형태로,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에 예상되는 디자인과 유사하다고 전했다.

샤오미는 폴더블 칩뿐 아니라 지능형 주행(자율주행) 용도의 3나노미터(nm) 커스텀 칩도 공개적으로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실리콘 역량을 폴더블 플래그십까지 확장한 셈으로, 두 중국 업체 모두 자국산 반도체 기반의 플래그십을 동시에 시장에 내놓은 모습이다.

수출 통제 속에서도 이어지는 자국산 반도체 굴기

기린9050프로는 화웨이가 자체적으로 확보한 최신 공정에서 생산된 칩이다. 미국 정부가 첨단 파운드리 접근을 막은 뒤에는 만들 수 없을 것으로 여겨졌던 반도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수출 통제는 원래 이런 결과를 막기 위한 조치였지만, 실제로는 장비 교역 구조를 바꾸고 중국 설계사들을 자국 내에서 쓸 수 있는 공정 노드 기반의 커스텀 실리콘 쪽으로 밀어붙이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 있다. 경쟁력 있는 부품으로 가는 길이 느려졌을 뿐, 길 자체가 막힌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화웨이 반도체 개발 책임자는 최근 독자적인 스케일링 법칙(성능 확장 원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스스로를 기술적으로 갇혀 있다고 여기는 기업의 행보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해석이 나온다.

애플 폴더블 임박에 흔들리는 중국 프리미엄 시장

애플은 9월 9일(현지시각) 행사에서 처음으로 폴더블 아이폰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들이 전하는 예상 사양은 약 7.8인치 내부 디스플레이와 5.3인치 커버 디스플레이, 망원 렌즈 미탑재, 페이스ID 대신 전원 버튼에 넣은 터치ID 등이다. 다만 화웨이·샤오미와 마찬가지로 애플 역시 폴더블 제품을 공식 발표하지 않은 상태여서 이 사양들은 아직 보도 수준에 머물러 있다. 폴더블 폼팩터는 2019년 등장한 이후 7년째 이어지고 있는데, 화면 접힘 자국 문제는 이 기간에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있다.

IDC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2.6% 점유율로 1위를 지켰고, 애플은 18.1%, 샤오미는 12.4%였다. 폴더블 부문에서는 화웨이의 존재감이 더 크다. 시장조사업체 스마트 애널리틱스 글로벌(Smart Analytics Global)에 따르면 화웨이는 2분기 중국 폴더블 출하량의 68%를 차지했다.

화웨이 스마트폰은 미국 제재로 구글 서비스 없이 출시돼 유럽·미국에서는 의미 있는 판매량을 내지 못한다. 그만큼 메이트XT2가 애플과 경쟁하는 무대는 사실상 중국으로 한정된다. 카운터포인트(Counterpoint) 애널리스트 이반 램(Ivan Lam)은 “애플은 세계에서 가장 큰 프리미엄 기기 설치 기반을 갖고 있다. 애플의 폴더블은 잘 팔리며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플의 진입이 폴더블 전반에 대한 소비자 채택을 넓혀 경쟁사 수요에도 파급 효과를 줄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 애널리틱스 글로벌은 애플이 2026년 글로벌 폴더블 시장의 약 25%를 가져가고, 2027년에는 41%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려 1위에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14% 감소해 사상 최악의 위축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가폰 비중이 큰 중국 업체들이 부품 원가 상승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고 있다. 샤오미는 저마진 저가 기기 출하를 줄이는 과정에서 3개 분기 연속 이익이 줄었고, 화웨이도 출하량은 늘었지만 메모리 가격 상승에 대비해 부품을 더 많이 쌓아두면서 올해 상반기 이익이 감소했다. 현지 매체 지에미안(Jiemian)에 따르면 화웨이·샤오미·아너(Honor)는 이달 초 나란히 스마트폰 가격을 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브랜드가 폴더블 같은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평균판매가격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