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우간다·모리셔스, 아프리카 12억 모바일머니 계정 위에 스테이블코인 공동규제 짠다

작성일

가나·모리셔스·우간다, 스테이블코인 공동규칙 제정 착수
아프리카 모바일머니 12억 계정 기반 국경간 결제 규제 정비

스테이블코인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아프리카의 가나, 모리셔스, 우간다가 스테이블코인(달러 등 특정 자산에 가치를 고정한 디지털 토큰)에 대한 공동 규율을 만드는 작업에 나섰다. 데일리 매버릭(Daily Maverick) 보도에 따르면 세 나라 규제당국은 공통 기준을 세우고 새로운 메커니즘을 함께 시험하고 있다. 장기 목표는 한 나라에서 인가받은 기업이 다른 시장에서도 수월하게 영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아프리카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모바일머니 사용 대륙으로, 이 인프라가 스테이블코인 확산의 토대가 될 수 있다.

모바일머니 12억 계정, 스테이블코인 확산의 토대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에 따르면 모바일머니 서비스는 2025년 한 해 전 세계에서 2조달러 이상을 처리했다. 등록 계정은 23억 개에 달했고, 월간 활성 계정은 5억9300만 개로 늘었는데 이 증가분의 대부분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나왔다. 아프리카 한 대륙의 등록 계정만 12억 개를 넘고, 활성 사용자는 약 3억4700만 명이다. 아프리카는 2025년 전 세계 모바일머니 거래액의 약 65%, 1조4000억달러 이상을 차지했다.

리플(Ripple)의 압둘라 무칼레드(Abdallah Mukalled) 시니어 정책매니저는 최근 아프리카 스테이블코인·디지털화폐 관련 웨비나에서 “휴대폰 기반의 디지털 지갑은 아프리카에서 새로운 게 아니다. 2000년대 초부터 존재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의 핀테크 리더십이 스테이블코인의 세계로 잘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 모바일머니 잔액과 달리 스테이블코인은 모바일머니 사업자의 자체 네트워크를 거치지 않고도 호환되는 블록체인 지갑 사이에서 바로 옮길 수 있다. 이 차이가 국경을 넘는 자금 이동에서 특히 유용하다는 점이 세 나라 규제당국이 스테이블코인에 주목하는 이유다.

가나·우간다·모리셔스, 각자 다른 길로 규제 짜기 시작 / AI 생성 이미지
가나·우간다·모리셔스, 각자 다른 길로 규제 짜기 시작 / AI 생성 이미지

가나·우간다·모리셔스, 각자 다른 길로 규제 짜기 시작

세 나라 모두 스테이블코인을 일반 가상자산 규정에 끼워 넣지 않고 별도 자산군으로 다루기로 했다. 우간다 자본시장청(Capital Markets Authority)은 가상자산서비스제공자법(Virtual Assets Service Providers Bill) 초안을 준비 중이다. 데니스 키지토(Denis Kizito) 시장감독국장은 “동일 행위, 동일 위험, 동일 규제” 원칙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화폐처럼 기능하는 토큰은 다른 결제수단과 똑같이 인가·수탁·준비금 규제를 받는다는 의미다.

가나 중앙은행(Bank of Ghana)은 현지에서 발행되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면허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 주로 가나 세디(cedi)로 표시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가나 안에서 유통 중인 외화 표시 토큰에는 별도 체계를 적용할 방침이다. 가상자산부서의 타히루 알하산(Tahiru Alhassan) 감독·컴플라이언스 총괄은 “세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통화정책의 촉진자로 볼 수 있다”며 이를 “같은 화폐가 새로운 포장을 두른 것”이라고 표현했다.

모리셔스 금융서비스위원회(Financial Services Commission)는 8월 중순(현지시각) 준비자산, 환매권, 자산 수탁, 공시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나와 르완다는 핀테크 면허의 상호인정 협약도 맺었다. 다만 모리셔스 규제당국 관계자는 더 넓은 범위의 면허 상호인정은 데이터 교환과 공동 시범사업을 거친 뒤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옐로카드가 보여주는 현장의 수요

나이지리아에서 2019년 출범해 지금은 아프리카 20여 개국에서 사업하는 옐로카드(Yellow Card)는 세 나라 규제 움직임의 배경이 되는 실제 수요를 보여준다. 그룹 전략 부사장 질리언 다르코(Gillian Darko)는 “스테이블코인 활동에서 가장 큰 비중은 국경 간 결제, 자금관리(트레저리), 아프리카 국가 간 이전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달러에 페그된 스테이블코인 접근권을 제공해 고객이 환율 변동을 헤지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여전히 세계에서 국경 간 송금 비용이 가장 비싼 지역이다. 다르코는 이런 비용 부담이 개인과 기업 모두를 스테이블코인 쪽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통 중인 토큰 대부분이 아프리카 현지 화폐가 아닌 미국 달러에 페그돼 있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국경 간 정산은 달러 기반 레일, 국내 결제는 현지화 스테이블코인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르코는 스테이블코인이 새 플랫폼으로 이용자를 옮기게 하는 대신 이미 고객에게 닿아 있는 시스템에 통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프리카를 이야기하려면 통신사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며 3억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MTN을 예로 들었다.

남은 과제: 금융 포용과 국내 결제 인프라

CGAP(빈곤층지원컨설팅그룹)의 이보 제니크(Ivo Jeník) 시니어 금융분야 전문가는 스테이블코인 서비스가 은행 계좌, 신원 확인, 안정적인 인터넷 같은 비용이 드는 요건에 의존한다면 공식 금융권 밖에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뒤처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금융시스템은 약 13억 명의 성인을 배제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뭔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가나 중앙은행의 알하산도 국경 간 결제와 국내 결제의 연결을 강조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국경 간 결제의 이점은 국내 즉시결제 체계가 뒷받침될 때만 극대화된다”며 “그렇지 않으면 다시 마찰이 생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