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군, 아시아 무형유산 교류 거점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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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국 전문가 한자리에…전승과 창조적 활용, 진도씻김굿 세계화 방안 논의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전남 진도군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무형유산 전문가들과 함께 전통문화의 지속 가능한 전승과 새로운 활용 방안을 모색한다.

진도군과 진도군문화도시센터는 오는 9월 16일부터 18일까지 진도군청과 진도향토문화회관 일원에서 ‘2026 진도국제무형유산컨퍼런스’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컨퍼런스는 ‘살아있는 유산, 함께 여는 미래’를 주제로 열린다. 급변하는 사회와 문화 환경 속에서 지역의 전통문화가 어떤 방식으로 이어지고, 현대사회에서 새로운 문화적 가치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하는 자리다.

행사에는 중국, 일본, 몽골,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태평양 6개국의 무형유산 관계자와 국내외 전문가, 유네스코 관련 기관, 문화도시 관계자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각국의 무형유산 보호 및 전승 사례를 공유하고, 국가와 도시를 연결하는 국제 교류와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 진도 대표 유산으로 문 여는 국제행사

행사 첫날인 9월 16일에는 진도향토문화회관 별관에서 진도씻김굿 공연과 환영 만찬이 진행된다. 진도씻김굿은 망자의 넋을 위로하고 남은 이들의 마음을 달래는 의례이자, 진도의 음악과 춤, 노래가 어우러진 대표적인 전통예술이다.

이번 공연은 해외 참가자들에게 진도의 무형유산을 직접 소개하는 동시에, 각국에서 모인 관계자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진도군은 공연과 환영 행사를 통해 지역의 전통문화가 단순히 보존되는 대상이 아니라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는 ‘살아있는 유산’이라는 점을 알릴 계획이다.

둘째 날인 9월 17일에는 개회식과 함께 국제 협력 강화를 위한 교류 협약식이 열린다. 협약에는 진도군과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 몽골 국립문화유산원, 중국 사천성 천극원, 베트남 문화유산가치연구진흥센터 등이 참여한다.

각 기관은 협약을 바탕으로 무형유산의 조사와 기록, 전승자 교류, 공동 연구,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진도군은 이번 협약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국제 네트워크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국가별 전승 사례 공유하고 과제 모색

기조 발제에서는 진도 무형유산이 지닌 역사적 의미와 현대적 가치를 살펴보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민속예술 보호를 위한 국제협력의 방향을 논의한다.

첫 번째 분과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민속예술의 전승과 도전’을 주제로 각국의 전승 현장과 변화 양상을 공유한다. 일본과 인도네시아, 인도의 전통예술 전승 사례가 소개되며, 진도 지역 무형유산의 현재와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어진다.

전통예술은 오랜 시간 지역 공동체를 중심으로 전승돼 왔지만, 고령화와 도시화, 생활방식의 변화 등으로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전승자 양성과 청소년 교육, 공동체 참여 확대, 생활 속 전통문화 활용 등을 중심으로 현실적인 대응 방안을 살펴볼 예정이다.

두 번째 분과의 주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목록 등재의 교훈과 전망’이다. 베트남 줄다리기 공동 등재와 한국의 탈춤, 제주 해녀 문화 등 유네스코 등재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과제가 주요하게 다뤄진다.

특히 ‘진도씻김굿의 인류무형유산 등재 가능성과 전략’이 별도 주제로 다뤄져 관심을 모은다. 진도씻김굿의 문화적 가치와 전승 기반을 국제적인 관점에서 재검토하고, 향후 세계화를 위해 필요한 기록화와 연구, 전승 체계 강화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 전통문화의 현대적 계승 가능성 살펴

세 번째 분과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민속예술의 창조적 실천’을 주제로 전통문화의 현대적 활용 사례를 공유한다.

중국 사천성 천극의 현대적 계승 방식과 몽골의 무형유산 디지털 기록관 구축 사례가 소개된다. 또한 한-아세안 문화교류 협력 사례를 통해 전통예술이 공연과 교육, 디지털 콘텐츠, 국제 문화교류 등으로 확장되는 과정도 살펴본다.

오늘날 무형유산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통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세대가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 방식과 공연 형식, 기록 방법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논의는 진도 무형유산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진도아리랑과 진도다시래기, 진도씻김굿 등 지역의 대표 유산을 현대적인 콘텐츠와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전통의 정체성을 어떻게 유지할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다뤄질 전망이다.

마지막 날인 9월 18일에는 ‘살아있는 유산, 도시를 잇다’를 주제로 무형유산과 문화도시, 관광의 연계 방안을 논의한다. 문화유산을 활용한 지역 간 관광상품 개발, 무형유산 기반 관광마을 조성, 아리랑을 매개로 한 국제협력 네트워크 구축 사례 등이 발표된다.

유네스코 공동 등재를 계기로 도시 간 협력을 강화한 사례도 소개될 예정이다. 지역의 고유한 전통문화를 외부에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도시와 공동의 가치를 발굴하고 교류하는 방식이 주요 논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젊은 전승자 목소리로 미래 방향 제시

컨퍼런스의 마지막 프로그램은 특별분과 ‘진도 출신 젊은 전승자들과의 대담’으로 꾸며진다.

이 자리에는 진도씻김굿, 진도다시래기, 진도아리랑, 진도군립민속예술단 등에서 활동하는 젊은 전승자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전통예술을 배우고 무대에서 실천하는 과정에서 겪은 경험과 고민을 공유하고, 오늘날 청년들이 무형유산을 이어가는 데 필요한 지원과 환경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특히 젊은 전승자들이 직접 전승 현장의 어려움과 보람을 설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무형유산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와 행정기관의 시각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전통을 이어가는 세대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승자들은 전통예술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안정적인 활동 기반과 교육 기회, 공연 및 창작 무대, 지역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전통을 단순히 과거의 유산으로 남겨두지 않고 현대인의 삶과 연결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도 소개할 계획이다.

이재각 진도군수는 “이번 컨퍼런스는 진도의 무형유산을 국내외에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다양한 전승 사례와 연결해 새로운 협력 가능성을 찾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적인 교류와 연대를 바탕으로 진도가 세계 무형유산 교류의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며 “지역의 전통문화가 다음 세대에도 살아 있는 자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승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026 진도국제무형유산컨퍼런스’에 이어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진도향토문화회관 일원에서는 ‘2026 진도국제무형문화축전’이 개최된다. 축전 기간에는 국내외 공연과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 등이 마련돼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참여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진도군은 국제 컨퍼런스와 문화축전을 연계해 지역 무형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전통문화와 관광, 문화교류가 함께 발전하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행사가 진도 고유의 문화유산을 세계와 공유하고, 아시아·태평양 도시 간 지속적인 협력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