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랑 되게 친해요”... 한동훈 또 '폭탄 녹취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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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못한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코로나19 신약 승인 로비 의혹과 관련해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반박을 재반박하고 나섰다. 최 전 수석이 언론 인터뷰에서 연루설을 부인하자 한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새 통화 녹취를 제시하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밝혔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1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1

최 전 수석은 전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자신은 신약 로비 의혹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는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사업가 양수진 씨와의 관계에 대해 "해외에 책을 보내는 봉사단체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어 "몇년 동안 보지 못하다가 2021년 무렵 용산역에서 우연히 다시 만났고, 이후 전화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의원은 최 전 수석의 이 같은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민주당 오빠들은 왜 매번 브로커 양수진을 ‘우연히’ 만나나요?>란 제목의 페이스 글에서 "'제넨셀 신약 승인이나 양수진이 식약처(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 시 막대한 대가를 받는 것에 대해 브로커 양수진과 대화한 이유'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못한다"고 했다.

한 의원은 양 씨가 왜 최 전 수석을 끌어들였는지를 보여준다면서 2021년 9월 1일 양 씨와 제넨셀 설립자 강모 씨의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이 통화에서 양 씨는 식약처 문제를 자신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 식약처에 힘들어하는 거, 현재 식약처 원장이랑 최재성 국회의원이랑 되게 친해요. 최재성 국회의원이 정무수석 하다가 지금 바깥에 있지만 문 대통령님(문재인 전 대통령)이 되게 신임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정권을 조금 좌지우지해요"라고 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1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1

양 씨는 같은 통화에서 "교수님이 식약처에 안 풀리는 거 제가 조용히 최 위원장님이나 아니면 뭐 비서실장님이나 이런 분한테 간담 자리 하나 해가지고"라며 도움을 요청하면 움직여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강 씨는 "안 되는 걸 되게 해달라는 게 아니라, 빨리 해달라는 거니까"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브로커 양수진이 왜 식약처 승인을 위해 최 전 수석을 끌어들인 것인지 통화를 보면 알 수 있다. 민주당 오빠들한테 부탁해서 쥐고 토하고 죽는 독약으로 나랏돈 뜯어내고 한몫 챙기려는 것"이라며 "최 전 수석에게 브로커 양수진이 도대체 왜 저런 은밀한 제넨셀 신약 진행 상황을 상의하는 것인가. 저 대화가 '용산역에서 우연히 만나 갑자기 튀어나올 수 있는 대화'인가"라고 물었다.

한겨레 인터뷰에서 최 전 수석은 "나는 김승원 의원을 모른다. 통화해본 적도 없고 자리를 같이한 적도 없다"고 했다. 양 씨가 강 씨와 주고받은 메시지에서 "내일 최 의원님 우리 사무실 와요"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그는 "양씨 사무실에 간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당시 나는 의원도 아니었다. 양씨가 나에게 제넨셀 관련 부탁을 했다면 오히려 하지 말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 수석은 한 의원이 자신을 거론한 데 대해 "내가 무슨 조력을 했거나 행위에 관련된 게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삼류 영화에 엑스트라로 끌려간 기분"이라고 했다.

한 의원은 이날 별도의 페이스북 글에서 제넨셀의 임상시험 자료가 허위였다는 점도 부각했다. 그는 국민일보 이날자 보도를 링크하며 "'정당한 민원'이라는 항변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를 강조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제넨셀 설립자 강 씨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사건을 심리한 서울서부지법은 판결문에서, 강 씨가 식약처에 임상시험 승인을 받기 위해 낸 치료제 평가보고서에 대해 "모두 거짓 내용이 기재됐거나 필요한 기재가 누락된 허위의 자료"라고 판시했다. 강 씨는 코로나 바이러스 대신 유사물질을 주입한 햄스터 실험만 진행한 뒤 효과가 있었던 것처럼 허위 보고서를 만들어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주입한 실험에서는 햄스터 5마리 중 1마리가 폐사하고 나머지도 심한 폐 비대증이 관찰됐으나, 강 씨는 이런 부작용을 삭제하거나 축소해 승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TV조선은 양 씨가 김 후보자에게 청탁을 부탁하던 무렵 양 씨 회사가 사실상 파산 직전이었다고 전날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 씨는 2021년 10월 제넨셀의 식약처 임상시험이 승인되면 강 씨로부터 6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받기로 했다. 그러나 당시 양 씨 회사는 통장이 압류됐고 금융권 대출도 막혀 정상적 투자를 받을 수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 씨 회사에서 일했던 한 직원은 TV조선에 "파산 직전에 자본이 잠식돼 하루하루가 급했다"고 말했다. 양 씨는 2021년 11월 지인과의 통화에서 "근데 우리가 지금 매출이 안 떠 있어서 통장 압류도 있고, 우리 회사가 지금 현재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이 없다"라고 했다. 이에 따라 김 후보자가 이런 사정을 알고도 식약처 민원 전달에 나섰는지가 새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승원 후보자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한 의원의 자료 입수 경위를 문제 삼고 있다. 그는 전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민원 전달 과정에서 더욱 신중하게 했어야 한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한 의원이) 검찰 캐비닛 정치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 의원은 이번에 청문회 증인으로 나와서 자신이 한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