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대한체육회, 핸드볼경기장 진입시도...봉쇄 95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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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경찰 지원받아 핸드볼경기장 진입시도...봉쇄 95일만
대한체육회가 8일 오전 경찰 지원을 받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안 입주 회원종목단체 사무실 진입을 다시 시도했다. 지난 6월 5일 개표소 봉쇄 시위가 시작된 지 95일만이다.
체육회는 이날 "최소한의 업무 정상화를 위해 사무실 내 보관 중인 업무용 컴퓨터와 전산장비, 업무 파일, 행정서류, 회계·계약 관련 자료, 대회 운영 물품, 국가대표 훈련 및 대회 참가 관련 물품 등 필수 업무 물품을 반출"하겠다는 목적을 밝혔다. 진입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가로막으면서 양측 간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3개월 넘게 못 들어간 사무실... "행정 마비" 호소
핸드볼경기장에는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9곳이 입주해 있다. 이들 단체는 경기장 출입 제한이 장기화하면서 3개월 넘게 사무실에 정상적으로 출입하지 못한 상태다. 체육회는 이로 인해 각 단체의 행정업무와 대회 운영, 국가대표 선수단 지원 등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체육회의 재진입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시위 초반인 6월 16일에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중재에 나섰지만 '올다르크'(올림픽공원+잔다르크)로 불리는 시위 참가자들의 반발로 무산됐고, 다음 날인 17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함께한 진입 시도도 성과 없이 끝났다. 이후 7월 2일에는 국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소속 의원들이 약 40분간 개표소 현장을 점검하고 나온 뒤 경기장은 다시 봉쇄됐다. 체육회 유승민 회장은 지난 7월 "체육인은 이번 사태의 당사자가 아니라 가장 큰 피해자"라며 국가배상청구 등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시위는 왜 시작됐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번 봉쇄 시위의 발단은 지난 6월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선거 당일 서울 송파·강남·광진구 등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최소 4분에서 최대 105분까지 투표가 일시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사 결과 애초 알려졌던 서울 14곳보다 훨씬 많은, 전국 67곳에서 추가 용지가 요청됐고 이 중 50곳에서 실제 추가 용지가 사용된 것으로 나중에 확인됐다.
특히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는 투표 마감 이후에도 '개표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투표소 입구를 에워싸며 투표함이 개표소로 이송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사태를 '부정선거'로 규정한 시민들이 6월 5일부터 개표소가 마련된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를 봉쇄하는 시위를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부실선거"인가 "부정선거"인가... 진상규명위 조사 결과는
선관위는 외부 인사 9명으로 구성된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사태 조사에 나섰다. 조현욱 위원장은 첫 회의에서 "국민의 참정권이 침해된 심각한 헌정질서 위기 사안"이라며 진영과 무관하게 객관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6월 19일 발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각 구·시·군선관위가 투표지 폐기 등에 따른 '낭비'를 우려해 유권자 수 대비 인쇄 비율을 지역별로 자율 조정하도록 한 것이 부족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됐다. 사전투표율 등 지역별 변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획일적으로 용지를 준비한 것이 문제였다는 설명이다. 진상규명위는 이를 "선거관리시스템의 총체적 부실"로 규정하고,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에 대해 수사 의뢰 및 징계를 권고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 투표용지 인쇄 비율 하한을 기존 50%에서 70%로 상향하는 제도 개선안도 함께 제시됐다.
즉 공식 조사 결과는 조직적 부정이 아닌 행정적 부실을 사태 원인으로 지목한 셈이다. 실제로 시위 초반 현장을 취재한 언론들은 참가자 상당수가 2030세대 중심이며 "부정선거가 아니라 부실선거"라는 구호로 특정 정치세력이나 부정선거 음모론과 거리를 두려 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시위 구성과 성격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폭염 이후 참가자 연령대가 60대 이상 중심으로 옮겨가고,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등의 구호가 등장했으며 '윤어게인' 모자나 성조기를 든 참가자,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나 유튜버 전한길 등 부정선거 주장으로 알려진 인사들의 현장 방문도 이어졌다.

봉쇄 장기화하며 곳곳서 마찰... 경찰 수사도 속도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충돌이 반복됐다. 국조특위 현장조사차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일부 참가자들에게 항의를 받고 돌아간 일이 있었고, 여자 핸드볼 유소년 국가대표 선수단이 훈련 물품을 들고 나오는 과정에서 "부정선거 증거물인 투표용지가 숨겨져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이유로 소지품 검사를 요구받는 일도 있었다. 현장을 취재하던 외신기자가 위협을 받은 사례도 보도됐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 업무방해, 공무집행방해, 폭행 등 혐의에 대해 수사를 진행해왔다. 지난 6월 말 기준 경찰 발표에 따르면 체육회 업무방해 관련 피의자 9명 가운데 7명이 특정됐고, 유소년 대표팀 소지품 무단 검사 관련 피의자 5명과 기자 폭행 사건 피의자 6명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 경찰관 모욕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도 11건이 수사됐으며 이 중 1명이 구속됐고, 시민 간 폭행 등 불법행위도 44건 확인된 것으로 파악됐다.
7월 말에는 6·3 투표지 부족 사태 자체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합동수사본부 출범이 임박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7월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체육회의 재진입 시도와 관련해 "참정권 침해에 대한 국민의 의사 표현도 중요하지만 대한체육회의 업무도 보호받아야 할 중요한 권리"라며 경찰이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95일 만의 재진입... 오늘 상황
이런 흐름 속에 체육회는 회원종목단체의 사무공간 복귀만이 근본적 해결책이라 보고 오늘(8일) 다시 경찰 지원을 받아 진입을 시도했다. 이번에도 시위 참가자들이 진입을 막아서면서 현장에서는 대치가 계속되고 있으며,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를 앞둔 국가대표 지원 업무 차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체육회 측은 사태 장기화에 따른 피해와 관련해 선거관리위원회 등을 상대로 한 국가배상청구, 출입 방해 행위에 대한 형사고발 등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