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이 중수청장 후보에 김지용 지명하자 민주당 지지자들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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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지자들 “우리편 맞아?” 반발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청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지용 변호사가 검사 시절인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직무배제에 반대하는 검사장 성명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돼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검찰 개혁 드라이브에 여러 차례 제동을 걸었던 인물을 검찰개혁의 상징으로 꼽히는 중수청을 이끌 첫 수장으로 임명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반발이 나온다.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김 후보자를 지명하기로 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7일(현지시각) 파리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브리핑을 통해 지명 사실을 알렸다. 강 수석대변인은 김 후보자를 두고 "수사법률 전문가로, 10월 출범을 앞둔 중수청을 빠르게 안착시킬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중수청은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을 떼어내 별도 기관에 맡기는 구상에서 출발한 조직이다. 검찰의 권한을 축소하는 검찰 개혁의 핵심 결과물로 평가된다.
김 후보자의 이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2020년 이른바 '추미애-윤석열 갈등' 국면에서의 행보다.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은 2020년 11월 24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를 명령하고 징계를 청구했다. 현직 검찰총장의 직무를 정지시킨 헌정사상 초유의 조치였다. 추 장관이 내세운 징계 사유는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회동 의혹, 재판부 사찰 의혹, 채널A 사건 수사·감찰 방해 의혹 등이었다.
검찰은 강하게 반발했다. 평검사들이 먼저 집단 입장문을 내며 반발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일선 지휘부인 검사장들까지 항의 대열에 합류했다. 일선 검사장 17명은 그해 11월 26일 검찰 내부망에 '현 상황에 대한 일선 검사장들의 의견'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올렸다. 김 후보자는 당시 서울고검 차장검사 신분으로 이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검사장들은 "사법역사상 유례 없는 검찰총장의 직무정지와 징계 청구"라면서 "국회 인사청문회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검찰총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제도를 마련해 둔 것은 검찰의 민주적 통제와 정치적 중립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검찰총장의 직무를 정지하도록 한 조치에 대해 대다수 검사들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라면서 "검찰개혁의 목표가 왜곡되거나 그 진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정지와 징계 청구를 냉철하게 재고해 바로잡아 달라"고 추 당시 장관에게 요청했다.
윤 당시 총장 측도 곧바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윤 당시 총장은 서울행정법원에 직무정지 효력을 멈춰달라는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추 장관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도 함께 냈다. 그는 소장에서 "총장 임기제는 임기 내 임의적인 해임을 못 하게 함으로써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일방적인 징계 청구와 직무집행 정지는 사실상 해임으로, 임기제 취지를 부인하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2022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이 추진되던 국면에서도 검찰 수사권을 지키는 쪽에 섰다. 대검 형사부장이던 김 후보자는 당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인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수사 공백과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런 전력 탓에 김 후보자가 검찰개혁의 결과물인 중수청의 초대 수장으로 적합하냐는 지적이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실제로 “윤석열을 지지한 인사라니. 진짜 우리 편은 아닌 듯”, “개혁한다면서 왜 자꾸 악수를 두나”, “지지자들 등돌리게 만드는 재주” 등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김 후보자를 제청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검찰개혁의 취지를 부정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윤 장관은 "자세한 사항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후보자가 직접 밝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28기다. 문재인 정부에서 춘천지검장과 대검 형사부장을 지냈다. 추 장관 재임 당시인 2020년 8월에는 형사·공판부 우대 기조에 따라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4년 대구지검 특수부장을 지내는 등 특수 수사 경험도 갖췄다. 형사·공판·감찰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쳤다. 대검 형사부장 시절에는 경찰 송치 사건과 보완수사·재수사 요청 등 검경 간 사건 처리 체계를 총괄했다.
김 후보자는 2021년 7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으로 이광철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이 기소될 때 대검 형사부장으로 지휘 라인에 있었다. 이 사건은 이후 대법원에서 모두 무죄가 확정됐다. 김 후보자는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좌천성 발령을 받은 뒤 사표를 냈다. 이후 법무법인 에이펙스 대표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중수청은 오는 10월 출범한다. 이 대통령이 국회에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요청하면 청문 절차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