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한다면 무조건 대통령 탄핵에 참여할 것”…직격탄 날린 민주당 지지자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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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압박과 이란 경고 사이, 파병 논쟁 격화

이재명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를 놓고 대통령 탄핵 참여 가능성까지 거론한 배우가 있다.

배우 한정수 일상사진. / 한정수 인스타그램
배우 한정수 일상사진. / 한정수 인스타그램

바로 배우 한정수다. 자신을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라고 직접 밝혔던 한정수는 지난 7일 인스타그램에 "만약 파병한다면 무조건 대통령 탄핵에 참여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동안 여러 번 경고했지만 어떤 레거시 미디어도 이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며 "이것이 한국 언론의 추악한 민낯"이라고 썼다. 한정수는 같은 글에서 "파병은 망국으로 가는 길이며 국민을 사지로 내모는 행태"라고 규정했다.

앞선 게시물에서도 한정수는 강도 높은 표현을 이어갔다. "여야 관계 없이 지금 한국의 전쟁 참여는 후대에 길이길이 남을 최악의 국정"이라고 썼고, "전쟁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 될 수 없고 거기에 석유 때문에 시작한 미국의 이기적 전쟁은 더더욱 더러운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참전국 비교도 내놓았다.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참전하지 않고, 우리보다 의존도가 높은 캐나다도 미국과 격렬히 싸우며 국민 지지도가 올라가고 있는데 우리 홀로 참전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왜 우리만 참전하는가. 세계의 호구인가"라며 "젊은이들의 생명이 너희들 것이냐"는 표현도 썼다.

탄핵 참여를 언급한 게시물은 이후 삭제된 상태로 보인다. 다만 한정수는 5일에도 "파병은 살인이자 우리 젊은이들을 희생시키는 일"이라며 "정부가 파병을 결정한다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힌 바 있어, 파병 반대 입장 자체는 여러 차례 반복된 것으로 확인된다.

이재명 대통령 탄핵 언급한 한정수 SNS 게시물. / 한정수 인스타그램
이재명 대통령 탄핵 언급한 한정수 SNS 게시물. / 한정수 인스타그램

정치 발언, 이번이 처음 아니다

한정수의 정치·사회 현안 발언은 파병 이슈 이전에도 이어져왔다. 지난 7월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직격하는 글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당시 정부가 5월 2배 레버리지 상품을 도입한 이후 주식시장이 외국인 위주로 움직이는 상황을 지적하며 "정말 미쳤니?"라고 썼다. 이 게시물에는 #서킷브레이크 #레버리지 #놀이터 #주식 등의 해시태그가 함께 달렸다. 이어 올린 다른 글에서는 "어제 오늘 연속 서킷브레이크 발동, 사실상 전쟁이나 천재지변 이상의 상황인데 정부는 구경만 하고 있다"며 "미쳤나?"라고 재차 적었다. 서킷브레이크는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급락할 때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제도로, 통상 시장 전체에 충격이 클 때 발동된다. 이틀 연속 발동됐다는 언급으로 당시 증시가 상당히 불안정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같은 날 한정수는 "할말이 없네요"라는 짧은 글과 함께 다른 이미지를 하나 더 공개했다. 이미지에는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구나, 국회의장이라는 사람이 대통령 연임을 얘기하고,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인가?, 전 민주당 지지자입니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이는 조정식 국회의장이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을 국민 선택의 문제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정치권에서 논란이 불거진 시점과 맞물린다. 한정수는 자신이 민주당 지지자임을 밝히면서도 해당 발언에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호르무즈 파병 결사 반대 의사 표한 한정수. / 한정수 인스타그램
호르무즈 파병 결사 반대 의사 표한 한정수. / 한정수 인스타그램

정치 발언 이력은 정치 이슈에 국한되지 않는다. 앞서 스타벅스 논란 당시 한정수는 인스타그램에 "이제 가지 맙시다"라는 문장과 함께 스타벅스 카드를 가위로 자른 사진을 올려 불매 운동 동참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4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비판 댓글에도 물러서지 않았는데, "돈 없어서 스벅도 못 가는 주제에"라는 댓글에는 "내가 너보다 없겠니"라고 답했고, "이렇게 해봤자 누가 관심이나 가져주겠어"라는 댓글에는 "응, 너"라고 짧게 응수했다. "이 듣보는 누구?"라는 댓글에는 "넌?"이라는 한마디로 대응했다. 논란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는 방식이 매번 별도의 화제를 만들었다.

지난 6·3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를 두고도 한정수는 자신이 지지하는 민주당을 향해 직접적인 비판을 남겼다. "민주당 반성하십시오. 이번 지방선거는 민주당이 진 선거입니다. 선거에 집중하지 않고 당권싸움에만 몰입했습니다"라고 썼고, "정말 창피합니다. 민주당 패배"라는 문장으로 게시물을 맺었다. 지지 정당에 대해서도 비판을 아끼지 않는 태도가 이번 파병 관련 발언에서도 그대로 반복됐다.

배우 한정수. / 뉴스1
배우 한정수. / 뉴스1

파병 논쟁의 국제적 배경

한정수의 파병 반대 목소리가 나온 와중에 이란은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군사 개입에 대한 직접적 경고를 내놨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7일 소셜미디어 엑스에 한국어로 "다른 국가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으로 주둔하거나 작전에 참여하는 것은 침략 행위의 당사자를 직접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가이 대변인은 '위험한 선택에는 대가가 따릅니다'라는 한국어 경고문이 쓰인 이미지를 함께 게시했다.

이란의 위협 수위는 더 높았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바가이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이란이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내 군사적 역할에 대해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한 고위 정치·안보 당국자도 지난 4일 레바논의 친이란 성향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파병을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라고 규정하며 "한국이 미군의 불법 작전에 협력하도록 강요하는 워싱턴의 압력에 굴복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정보 당국자는 "여성과 어린이를 상대로 한 미국의 전쟁범죄"라고도 표현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지난 7일 엑스(옛 트위터)에 게재한 한국어 경고 이미지.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지난 7일 엑스(옛 트위터)에 게재한 한국어 경고 이미지.

이란의 경고는 지난 2월 말부터 이어진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는 이란의 위협에서 비롯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해협 재개방을 위해 한국·일본과 유럽 등 각국이 병력을 파견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한미 연합군사 훈련 대폭 축소를 지시하면서 "최근 한국 대통령에게 이란의 비핵화에 동참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는데 그들은 '사양한다'고 답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압박 속에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주도로 40여 개국이 참여하는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자유 이니셔티브' 동참을 검토하면서도 이란과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이 대통령은 이달 4일 시민사회 초청 간담회에서 호르무즈 파병에 대해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나 몰라라 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군사적으로 예민하다. 고민이 깊다"고 밝혔다. 미국의 요구, 이란의 경고, 그리고 국내의 반발 사이에서 한국이 선택해야 할 길이 험난한 상황을 보여주는 발언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7일(현지 시각)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튀르키예 대통령 내외 주최 공식 환영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 공동취재-뉴스1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7일(현지 시각)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튀르키예 대통령 내외 주최 공식 환영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 공동취재-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