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유나이티드 vs FC서울 축구 경기장서 목격된 '기겁할 장면…인천시장 폭발
작성일
서울 응원석 지역 비하 논란

인천은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27라운드 서울 원정에서 0-1로 패했다.
경기 결과와 별개로 경기 종료 후 서울 홈 응원석에서 출현한 걸개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걸개에는 ‘전달水 + 조건盜 = 人賤 UTD’라는 문구가 적혔다.
문구는 전달수 전 인천 대표이사와 조건도 현 대표이사의 이름, 인천 구단을 한자로 비튼 것으로 풀이된다.
전 구단 대표이사 전달수의 ‘수’를 물 수(水)로 바꿔 2024년 인천 물병 투척 사건을, 현 대표 조건도의 ‘도’는 도둑 도(盜)로 바꿔 셀프 연봉인상 의혹 등을 각각 풍자한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커진 대목은 마지막 ‘人賤 UTD’다. 인천 한자 표기는 ‘어질인’(仁)과 ‘내 천’(川)을 사용하는 ‘仁川’이다. 그러나 걸개에서는 이를 ‘사람 인’(人)과 ‘천할 천’(賤)으로 바꿨다. ‘賤’은 천하다, 비천하다는 의미를 가진 한자다.
전·현직 대표이사나 구단의 특정 사건을 조롱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인천’이라는 연고지역의 이름 자체를 멸시하는 표현을 동원한 셈이다.

인천은 그동안 온라인 등에서 ‘마계인천’이라는 지역 비하 표현에 시달려왔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정태옥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울에서 생활 수준이 낮아진 사람들이 부천을 거쳐 인천으로 이동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파문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처럼 인천을 낙후하거나 열등한 도시로 묘사하는 지역 폄하가 반복돼 온 상황에서 이번에는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도시명을 ‘人賤’으로 바꾼 걸개까지 등장하면서 인천 팬들 반발이 커지는 모양새다.
박찬대 인천시장은 8일 페이스북에 "해당 현수막은 축구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도를 넘어 팬들과 인천시민을 모욕한 행위"라며 "인천유나이티드FC 구단주이자 인천시장으로서 스포츠 본질을 훼손하는 지역 비하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구단의 일은 우리 팬들과 구단주의 일로, 식구의 일은 식구가 풀 문제이며 함부로 선을 넘고 더욱이 비하해서는 안된다"며 "열정적인 응원은 스포츠에서 꼭 필요하지만, 최소한의 존중이 없는 응원은 진정한 응원이라 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대해 재발 방지와 책임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질 때까지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잘못을 바로잡겠다고 경고했다.
인천과 서울의 맞대결은 K리그에서도 손꼽히는 라이벌전이다. 수도권을 연고로 하는 두 구단은 경기마다 선수들의 치열한 몸싸움과 양쪽 응원석의 신경전이 이어져 왔다. 특히 2024년 5월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맞대결 이후 양 팀 팬 사이의 감정은 더욱 격화됐다.
당시 서울이 인천에 2-1 역전승을 거둔 뒤 서울 골키퍼 백종범이 인천 서포터석을 향해 포효했고, 이에 일부 인천 관중이 그라운드로 물병을 던졌다. 서울 기성용이 날아온 물병에 급소를 맞기도 했다.
인천이 2024시즌 K리그2로 강등되면서 경인더비는 지난해 열리지 않았지만, 인천이 한 시즌 만에 K리그1로 복귀하면서 올해 다시 성사됐다.
K리그에서 서포터즈의 지역 비하 표현이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3월 광주FC와 포항스틸러스의 경기에서는 포항 서포터즈 소모임 ‘울트라스 레반테’가 광주 원정을 떠나는 과정에서 공식 SNS에 광주를 ‘해외’로 표현해 논란이 됐다.
당시 해당 서포터즈는 광주로 이동하면서 ‘해외 원정’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광주에 도착해서도 ‘해외 입국 심사 통과’라는 취지의 게시물을 올렸다.
광주를 대한민국이 아닌 다른 국가처럼 표현하는 방식이 온라인상에서 호남 지역을 비하하는 용도로 사용돼 왔다는 점에서 비판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