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에게 7000억 내준 최태원, 진짜 싸움은 '나머지 2440억' 대법원행

작성일

최 회장 측 "분쟁 축소하고 조속히 해결하려는 대승적 차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2024년 4월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관련 항소심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2024년 4월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관련 항소심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지급하라는 법원의 재산분할 판결액 9440억 원 중 7000억 원을 수용하고 나머지 2440억 원에 대해서만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구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양측의 법적 공방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 반영 여부에 따른 기여도 산정 문제와 이혼 확정 이후 상승한 주식 가치 반영의 타당성, 그리고 혼인 파탄 이후 취득한 지분의 재산분할 대상 포함 여부 등 구체적인 세 가지 쟁점으로 압축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지난달 31일 이 같은 내용을 명시한 상고 취지 감축 신청서를 법원에 공식적으로 제출했다.

대법원에서 다툴 불복의 범위를 당초 판결액 전체에서 2440억 원으로 축소한 것이다.

이에 대해 최 회장 측은 "분쟁이 너무 오래 지속된 만큼 분쟁을 축소하고 조속히 해결하려는 대승적 차원에서 7000억 원까지는 수긍하고 그 이상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고 다투겠다는 취지"라고 입장을 밝혔다.

대규모 자산 분할이 걸린 가사 소송에서 상고 취지를 자발적으로 감축하는 것은 분쟁의 장기화를 방지하고 핵심 법리 다툼에 집중하려는 소송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상고 취지 감축에 따라 재상고심에서 다뤄질 핵심 쟁점은 세 가지로 좁혀졌다.

첫 번째 쟁점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이 재산분할 판단에서 제외됐음에도 노 관장의 기여도가 소폭 하락하는 데 그친 부분의 적절성이다.

앞서 대법원은 해당 비자금 300억 원을 재산분할 산정에서 고려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도를 종전 항소심의 35%에서 33.3%로 1.7%포인트 낮추는 데 그쳤다.

핵심 자금원이 배제된 상황에서 기여도 하락 폭이 지나치게 미미하다는 것이 최 회장 측의 주장이며 대법원은 이 비율 산정의 법리적 타당성을 다시 심리하게 된다.

두 번째 쟁점은 이혼이 확정된 이후에 상승한 SK 주식의 가치를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 반영한 법원 판단의 적법성이다.

통상적으로 재산분할의 기준 시점은 사실심 변론종결일로 삼지만 혼인 관계가 완전히 파탄 난 이후의 자산 변동분을 부부 공동의 기여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치열한 법리 다툼이 발생한다.

세 번째 쟁점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한 판단이다.

최 회장은 혼인 관계가 사실상 파탄 난 이후인 2017년에 해당 지분을 취득했다.

부부 공동의 생활이 종료된 시점 이후에 형성된 특유재산을 분할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민법상 재산분할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지가 쟁점이다.

최 회장 측은 앞서 지난달 14일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을 담당한 서울고법 가사1부에 재상고장을 제출했다.

이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현금 9440억 원을 지급하라고 명한 파기환송심의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의 최종 심리를 요구한 절차다.

반면 노 관장 측은 현재까지 별도의 부대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로 파악됐다.

민사소송법에 따라 노 관장 측이 부대상고를 제기하기 위해서는 최 회장 측이 제출한 상고이유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답변서 제출 기한인 20일이 지나기 전에 부대상고장을 법원에 내야 한다.

가사 소송에서 재산분할은 대한민국 민법 제839조의2에 따라 이혼한 부부의 일방이 다른 일방에 대해 재산의 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기반으로 한다.

재산분할의 대상은 원칙적으로 부부가 혼인 중에 공동으로 협력해 모은 재산에 한정된다. 부부 중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졌던 고유재산이나 혼인 중 자신의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민법 제830조에 따라 특유재산으로 분류돼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판례에 따르면 특유재산일지라도 다른 일방이 그 재산의 유지나 가치 증가에 적극적으로 기여한 사실이 입증될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