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칼럼] ‘불로소득 타파’ 외치던 용혜인이 도달한 기득권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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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행동의 불일치, 청년 정치의 신뢰는 무너지다
공적 자원의 사유화, 정치 신뢰 위기를 심화시키다

청년들에게 정치는 단순한 말의 성찬이 아니다. 청년들이 요구하는 공정한 정치는 거창한 이념이 아닌 ‘말과 행동의 일치’다. 약자를 대변하고 기득권의 특권을 깨부수겠다며 청년 정치를 자처했던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최근 행보에 깊은 유감과 허탈감을 금할 수 없는 이유다. 그를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정쟁을 넘어, 평소 외치던 가치와 실제 삶의 궤적이 얼마나 참담하게 어긋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서글픈 민낯이다.

청년으로서 가장 먼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대목은 정치적 정통성의 부재와 겸직에 대한 집착이다. 용 후보자는 단 한 번도 지역구에 출마해 유권자의 직접 선택을 받고 국회에 들어온 적이 없다. 거대 야당의 비례 위성정당이라는 제도적 틈새를 활용해 21대와 22대 국회에서 연속으로 비례대표 뱃지를 달았다. 국민의 직접 표가 아닌 당 내부 결정으로 두 번의 특혜를 누린 정치인이, 장관에 지명된 후에도 "법적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의원직을 내려놓지 않겠다고 고집한다. 최근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용 후보자가 장관직과 의원직을 겸임할 경우 남은 임기 21개월 동안 당과 의원실 유지에 투입될 혈세는 약 43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토록 막대한 국고보조금과 지원금이 수반되는 두 개의 의자를 모두 쥐려는 모습은, 원칙과 소신보다는 정당의 실리와 현실적인 셈법을 앞세운 선택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공적 문서와 언론 보도로 드러난 사실들은 청년들이 품었던 최소한의 신뢰마저 무너뜨린다. 과거 '부동산 불로소득 타파'를 목청껏 외쳤던 정치인이, 정작 본인은 안산 주택을 매입한 지 불과 11개월 만에 중국 국적자에게 매도하여 2,000만 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거기에 배우자가 소속 정당에서 5년간 1억 2,366만 원의 당직 급여를 수령하고, 의원실 보좌진 9명 중 최소 5명이 당 핵심 당직자 출신으로 채워진 정황은 공적 정당을 '가족과 측근의 이권 생태계'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을 자초한다. 공적 지원금이 특정 개인과 측근의 사적 자원처럼 활용되는 구조를 눈앞에 두고, 어떤 청년이 정치의 진정성을 믿을 수 있겠는가.

과거 용 후보자는 국회의원 배지를 ‘언박싱’하는 영상을 찍고, 일반인에게 배지를 달아보라고 권하며 국회의원이라는 지위의 무게를 가볍게 소비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정작 국민을 대표하는 권한의 무게는 희화화하던 이가, 장관 자리에 오르자 그 국회의원이라는 기득권의 직함과 혜택만큼은 놓지 않으려 고집한다. 남에게는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요구하면서 정작 자신에게는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핑계 뒤로 숨는 태도는 청년 세대에게 깊은 실망감과 위선적인 잔상을 남긴다.
내가 바라는 것은 대단한 특혜가 아니다. 내가 흘린 땀방울과 세금이 특정 정치인 가족과 측근들의 사적 생태계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는 것, 그리고 자신이 내뱉은 언어에 최소한의 책임을 지는 정직함이다. 국회의원이라는 지위와 장관이라는 공직은 개인의 삶을 지켜주는 사적 안전망이나 스펙이 아니다. 공직자의 정당한 의정 활동을 넘어 정당과 의원실이라는 공적 자원을 사유화하고 특권을 내려놓지 않는 정치가 계속된다면, 청년들은 더 이상 정치에서 희망을 찾지 않고 완전히 고개를 돌릴 것이다. 국민의 세금이 정당한 공적 목적을 벗어나 특정 정치 가문의 '사적 소득원'처럼 흐르는 구조를 막아내는 것, 그리고 공직의 무게를 되찾는 것이 지금 우리 정치에 가장 시급한 원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