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질문에 “청문회서 소상히” 반복… 자진사퇴 압박 속 입 닫은 용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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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 자진 사퇴 압박, 용혜인 후보자 결단 촉구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장관·비례대표 의원 겸직' 논란에 휩싸인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 "결단해야 한다"며 장관직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발언이 나왔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여당이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청탁 의혹'을 받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인사청문회를 돌파할 것"이라고 입을 모아 옹호하는 것과는 온도차가 뚜렷하다. 사실상 용 후보자를 포기하는 기류로 읽힌다.

"본인이 결단해야" 사퇴 압박한 송영길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9일 YTN 라디오에서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인사청문회에서 검증을 해서 본인의 해명과 그런 게 다 점검되면 국민들이 납득하지 않으실까"라고 한 반면, 용 후보자에 대해서는 "본인이 결단해야 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장관직을 중간에 사퇴하는 게 맞겠다는 의미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아니면 둘 다 어려울 수가 있다. 나중에 국회의원도 못 할 수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현역 국회의원도 계시고 국고보조도 받는 정당이 이렇게 가족 정당으로 운영하면 안 되죠. 이게 국민들이 용납하겠습니까"라고도 했다.

송 의원은 CBS라디오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청문회 지나고 본인이 판단해야 한다는 거냐'는 질문에 "아니, 그 전에 하든"이라며 청문회 전 자진 사퇴 필요성을 언급했고, "대통령이나 정부에다 부담을 넘기면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라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지명 철회 부담을 지우지 말고 스스로 물러나라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다. 그는 "용혜인 후보에 대한 특히 2030 민심이 좋지가 않다. 더 악화되고 있다"고도 했다.

당 지도부도 "지켜보는 상황"…사실상 발 빼는 기류

당 지도부인 박성준 수석대변인 역시 8일 YTN 라디오에서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사청문회를) 돌파할 거라 본다"고 한 반면, 용 후보자에 대해서는 "여러 의혹 제기가 있고, 국민 여론의 흐름도 저희가 잘 알고 있다"며 "지금은 용 후보자와 관련된 여러 쟁점들, 의혹에 대해서 그냥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만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이 전날 두 후보자 모두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힌 가운데, 여당 지도부는 말을 아끼면서도 용 후보자에 대해서만 유독 온도차가 느껴지는 발언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용 후보자 둘러싼 세 갈래 의혹…"청문회서 소상히"

용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크게 세 갈래로 갈린다. 우선 현역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한 채 장관직까지 겸하려 한다는 겸직 논란이다. 여기에 남편인 박기홍씨가 최근 기본소득당 전당대회에서 3위로 최고위원에 당선되면서 '가족 정당'이라는 비판이 다시 불거졌다. 박 최고위원은 취임 후 첫 지도부 회의에서 "가족정당이 전혀 아니다"라고 반박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책 전문성 문제도 제기된다.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실에 따르면, 용 후보자가 21·22대 국회에서 대표발의한 법률안 116건 가운데 주무 상임위인 성평등가족위(옛 여성가족위) 소관 법안은 단 한 건도 없었다. 국민의힘은 기본소득·재정 분야에 주력해 온 인사를 성평등 정책 주무 부처 수장에 앉히는 것은 '코드 인사'라고 날을 세우고 있다. 여성계에서도 성평등가족부의 정책 기반이 돼야 할 여성계 반응이 냉랭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용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도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의원직 겸직에 대한 입장 변화가 있느냐', '언더 조직의 성차별을 묵인한 게 사실이냐', '가족 정당 의혹을 해명할 생각 있느냐', '일부 시도당 사무실 허위 등록 의혹 입장은' 등의 질문에도 "청문회에서 소상히 말씀드리겠다"는 답만 반복했다.

김승원, 코로나 치료제 임상승인 청탁 의혹…경찰 수사 착수

반면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던 제약사 제넨셀의 강모 대표가 브로커 양모씨를 통해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신속히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고, 김 후보자가 이를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전달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검찰은 2024년 12월 이 청탁 전달 행위 자체를 위법한 청탁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지만, 알선 대가로 50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는 인정된다고 판단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실제 금품 수수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고려됐다. 김 후보자는 이 처분에 불복해 지난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최근에는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김 후보자를 정치자금법 위반과 직권남용,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해당 사건은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배당돼 수사가 시작됐다. 김 후보자는 지난 7일 출근길에 "식약처에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이 없고, 그로 인해 식약처 심사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도 아니다"라면서도 "민원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는 점은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두 후보자를 싸잡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이자 의원은 두 후보자에 대해 이번 주말까지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정점식 의원은 기소유예 이력이 있는 인사가 법무부 장관을 맡는 것은 "국가적 비극"이라며 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한 바 있다.

청문회 날짜도 여야 이견…확정 못한 채 공방만

이런 가운데 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날짜조차 여야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18일을, 국민의힘은 21일을 각각 주장하며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이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자진 사퇴론이 고개를 드는 후보자의 청문회 일정이 정해지지 않으면서, 정국 부담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