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남편 대통령 되면서 재산·명예 모든 걸 잃었다” 눈물의 최후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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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이 무엇을 부탁한다고 들어주는 사람 아냐...너무 억울하다”
이른바 ‘매관매직’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김건희 여사가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장시간 최후진술을 이어가며 눈물을 보였다. 김 여사는 남편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뒤 “재산, 명예 모든 걸 잃었다”고 호소하면서도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에 대해서는 거듭 무죄를 주장했다.

특검팀은 1심 형량을 그대로 유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여사 측은 공소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맞섰다. 양측 주장이 정면으로 충돌한 가운데 항소심 선고는 오는 22일 내려진다.
“장관의 금품 수수보다 심각”…특검은 징역 7년 유지 요청
연합뉴스에 따르면 특검팀은 전날 서울고법 형사15-3부(성언주 원익선 이희준 고법판사) 심리로 열린 김 여사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김 여사 측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1심이 선고한 징역 7년을 유지해달라는 취지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범죄로 우리 사회가 받은 충격과 공직의 공정성 훼손, 불법성의 정도가 “장관 같은 고위직이 유사한 청탁과 금품을 수수하는 경우를 훨씬 뛰어넘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알선수재죄에 경합범 가중을 적용한 법정 최고형을 상정하더라도 부족하다는 취지로 강조하며 재판부에 엄중한 판단을 요청했다.
반면 김 여사 측은 특검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은 김 여사가 여러 차례 쓰러져 응급실로 이송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다며 이 부분도 참작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도 않은 일을 인정할 수 없다”…울먹인 김건희

김 여사는 이날 직접 긴 최후진술에 나섰다. 그는 먼저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끼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한 뒤 “대통령의 배우자라는 자리는 누구보다 책임 있는 자리였고 제가 더 신중했어야 했지만, 하지도 않은 일을 인정할 수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윤 전 대통령도 직접 언급했다. 김 여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일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부인이 무엇을 부탁한다고 들어주는 사람이 아니다.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에게 대통령 배우자라는 자리는 “나라를 위해 가진 것을 더 내놓는 자리”였다고 주장하면서 “결혼 전 사업하면서 훨씬 경제적으로 이득이었으나 남편이 대통령이 되면서 재산, 명예 모든 걸 잃었다”고 했다.
이어 “사실이 아닌 일로 제 삶 전체가 규정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명예만 지켜질 수 있게 재판부에 부탁드린다”며 “제 부족한 처신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은 죄송하다. 평생 뉘우치며 살겠다”고 울먹였다.
1심은 약 3억 원대 금품 수수 유죄 판단

앞서 1심 재판부는 김 여사가 각종 청탁을 알선해주는 대가로 약 3억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2022년 3월부터 5월 사이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맏사위 인사 청탁과 함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티파니앤코 브로치, 그라프 귀걸이 등 1억 380만 원 상당의 귀금속을 받은 것으로 봤다.
같은 해 9월에는 로봇개 사업가 서모 씨에게 사업 지원 청탁과 함께 3990만 원 상당의 바쉐론콘스탄틴 손목시계를 받은 혐의, 6∼9월 최재영 목사에게 공무원 직무 관련 청탁과 함께 총 540만 원 상당의 디올 가방 등을 받은 혐의 역시 사실로 인정했다.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임명 청탁과 함께 265만 원 상당 금거북이와 세한도 복제품을 받고, 김상민 전 부장검사에게 공천 청탁과 함께 1억 4000만 원 상당 이우환 화백 그림을 받은 혐의도 유죄 판단을 받았다.
김 여사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봉관 회장과 사업가 서모 씨는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최재영 목사는 벌금 8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변호인단도 “예상 못한 진술”…22일 항소심 선고
결심공판이 끝난 뒤 김 여사 변호인 유정화 변호사는 SNS를 통해 김 여사가 최후진술에서 이처럼 많은 내용을 직접 밝힌 것은 “사실상 처음이었다”고 전했다.
유 변호사는 “변호인단도 예상하지 못했던 진술이었고, 결국 함께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이어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주장과 비판을 언급하며 “진실은 결국 밝혀진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또 김 여사가 최후진술에서 밝힌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는 대목을 재차 언급하고, 대통령 관저에 놓을 꽃과 관련해서도 “세금을 아끼고자 스스로 꽃꽂이를 배워서 직접 하셨던 영부인이었다”고 주장했다.
1심의 징역 7년 판단을 유지해달라는 특검과 무죄를 주장하는 김 여사 측이 마지막까지 팽팽히 맞선 가운데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오는 22일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