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북한 선수단 베일 벗었다…무려 95명, 주요 선수·종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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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 여자 3인방,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 노린다
남북 선수 맞대결, 체조·탁구서 운명의 승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나설 북한 선수단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났다. 대회 조직위원회 운영 시스템인 ‘GamesHub’에 등록된 명단을 보면 북한은 14개 종목에 선수 95명을 출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북한 국가올림픽위원회가 약 100명의 선수를 14개 종목에 내보낼 계획이라고 밝힌 것과도 큰 틀에서 일치한다.

북한이 참가하는 종목은 남녀 축구를 비롯해 탁구, 역도, 유도, 레슬링, 복싱, 체조, 사격, 육상, 다이빙, 카누, 배드민턴, 연식정구, 가라테다.
선수단 규모는 항저우 대회보다 크게 줄었다. 북한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18개 종목, 185명의 선수를 등록했고 금메달 11개, 은메달 18개, 동메달 10개 등 모두 39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참가 종목과 선수 수가 줄었지만 북한 체육계는 지난 대회보다 많은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가장 주목 받는 선수들은 여자 역도 대표팀이다. 리성금은 49kg급 최강자로 꼽힌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연속 금메달을 따냈고, 2025년 세계선수권에서는 3관왕에 올랐다. 키가 150cm에 미치지 않는 체격에도 폭발적인 용상 능력을 앞세워 국제무대에서 강한 경쟁력을 보여왔다.
강현경 역시 북한의 핵심 금메달 후보로 분류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55kg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세계신기록을 세웠고, 2025년 세계선수권 합계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송국향은 69kg급에서 항저우 금메달에 이어 2025년 세계선수권 3관왕을 차지했다. 당시 인상 120kg, 용상 150kg, 합계 270kg을 기록하며 세 부문 모두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합계에서는 2위 선수를 29kg 차이로 앞설 만큼 압도적인 기록을 남겼다. 북한은 항저우 대회 여자 역도에서 5개 체급을 모두 석권하며 강세를 보인 바 있다.
체조에서는 안창옥이 한국의 여서정과 다시 맞붙는다. 안창옥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도마와 이단평행봉을 모두 제패하며 2관왕에 올랐다. 두 선수는 2024 파리올림픽 도마 결선에서 맞대결했고, 당시에는 안창옥이 4위, 여서정이 7위를 기록했다. 지난 6월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는 여서정이 14.349점으로 안창옥의 13.949점을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두 선수의 국제대회 맞대결 흐름이 1승1패로 맞물린 가운데 나고야에서 다시 승부가 펼쳐진다.
탁구에서도 남북 맞대결이 예상된다. 2024 파리올림픽 혼합복식 은메달리스트인 리정식과 김금영이 북한 선수단 명단에 포함됐다. 두 선수는 2024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의 신유빈-임종훈 조와 맞붙어 역전승을 거둔 이력이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 선수들과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어 관심을 모은다.
북한 선수단은 선수 95명 외에 임원과 관계자 등을 포함하면 전체 규모가 약 180명에 이를 전망이다. 일본 현지 보도에서도 북한의 전체 대표단이 약 180명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며, 이는 북한이 스포츠 대회를 위해 일본을 찾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 국가정보국 파견조가 대회 참가 예정 선수들의 일상을 수시로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데일리NK에 따르면 소식통은 “정부는 아시안게임이 적대국인 일본에서 열리는 만큼 출전하는 모든 선수에 대해서 국가정보국 파견조의 밀착 감시를 붙이고, 평양에서부터 시작해 일본에까지 따라가 상주하면서 감시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입국 일정도 윤곽을 드러냈다. 여자 축구를 비롯한 북한 선발대는 9월 11일 일본에 먼저 들어갈 예정이며, 선수단 본진은 개막 이틀 전인 9월 17일 나고야에 도착할 계획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9월 19일 개막해 10월 4일까지 아이치현 일대에서 열린다. 축구 등 일부 종목은 개막식보다 앞서 경기가 시작된다.
일본 정부의 입국 정책도 관심사다. 일본은 대북 독자 제재에 따라 북한 국적자의 입국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국제 스포츠 대회 참가를 위해서는 예외적인 조치가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테레비아사히에 따르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북한 선수들의 입국과 관련된 질문에 "국제 스포츠 대회에 대해서는 주최자인 국제경기연맹의 규약에 의해 모든 차별이 금지돼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지금까지 북한 선수단의 입국을 예외적으로 허용해 온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즉 조총련도 북한 선수단 지원에 나선다. 조총련 측은 대규모 동포 응원단을 구성해 선수들을 지원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대회는 북한이 일본에서 열리는 하계 아시안게임에 참가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북한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국제 종합대회 참가를 제한하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