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줬다 뺐는 거도 아니고..." 추석에 1인 30만원 지급 취소한 '이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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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억 민생지원금, 의회 전액 삭감으로 무산된 이유는?
추석 앞두고 기대했던 지원금, 왜 갑자기 취소됐나

경북 울진군이 추석을 앞두고 모든 군민에게 1인당 30만원의 민생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울진군의회가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최대 120만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지원금이 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지급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역사회에서는 삭감 이유와 향후 재추진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울진군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 7일 민생지원금 지급을 위한 ‘군민 생활 안정 지원금 운영 사업비’ 140억49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삭감된 예산은 예비비로 전환됐다. 예비비는 예산을 편성할 당시 구체적인 사용처를 확정하기 어려운 긴급한 재정 수요 등에 대비해 편성하는 예산이다.

이번 예산 삭감은 군민들에게 직접 지급될 예정이었던 사업비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컸다. 울진군이 추진했던 방안은 특정 연령이나 소득 수준을 충족한 주민만 대상으로 하는 선별적 지원이 아니라 전체 군민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1인당 지급액은 30만원으로 계획됐으며 가족 구성원이 많을수록 가구가 받게 되는 지원금 규모도 커지는 구조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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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 가족이라면 구성원 한 명당 30만원씩 모두 120만원을 받을 수 있는 규모였다. 추석을 앞둔 시점에 지급이 추진됐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기대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현재 확정된 예산으로는 당초 계획대로 민생지원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됐다.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는 군의원들의 의견도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4명이 민생지원금 지급에 반대한 반면 무소속 의원 3명은 지급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관련 예산이 모두 삭감됐고, 이 결정은 본회의에서도 그대로 확정됐다.

울진군의회는 지난 8일 제294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예산안을 의결했다. 이날 본회의에는 무소속 군의원 3명이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민생지원금 관련 사업비 140억4900만원의 전액 삭감 결정이 유지되면서 사업 추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본회의를 지켜보기 위해 의회를 찾은 일부 지역 주민들은 예산이 전액 삭감된 만큼 본회의에서 삭감 배경이나 구체적인 이유에 대한 설명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민생지원금 예산 삭감과 관련한 별도의 구체적인 설명은 나오지 않았다.

본회의가 끝난 뒤에는 일부 주민들이 의회 결정에 거칠게 항의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후 지역사회에서는 민생지원금 예산을 둘러싼 논쟁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확산했다. 울진군 시가지 곳곳에는 군의회의 예산 삭감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렸고, 울진군의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의원들의 결정을 비판하거나 삭감 이유를 설명해 달라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주민들의 불만 가운데는 지원금 액수 자체보다 지급을 기대하게 된 뒤 갑작스럽게 계획이 무산된 데 대한 감정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 울진군이 민생지원금 지급 계획을 추진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추석을 전후해 실제 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됐지만 군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울진에 거주하는 주민 A 씨는 “지원금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 굶는 것은 아니지만 한 달 전까지만 해도 1인당 30만원씩 준다고 했다가 갑자기 안 준다고 하니 마치 줬다가 빼앗긴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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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주민들도 예산 삭감의 구체적인 배경을 설명해야 한다는 취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울진군의회 자유게시판에는 울진군의 재정 상황과 민생지원금 사업의 필요성을 둘러싼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한 주민은 게시판에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비교해 울진군의 세수가 부족한 상황인지,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민생지원금 예산을 삭감했다면 그 구체적인 근거가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이 과정에서 특정 정당과 군의원들을 비판하는 표현도 등장했다.

지역 시민사회에서도 예산 삭감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다. 울진사회정책연구소와 농어촌기본소득운동전국연합 울진본부는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민생안정지원금과 기본소득은 단순한 시혜나 선물이 아니라 지역경제를 살리고 주민들의 경제적 기반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투자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두 단체는 군의회가 민생지원금이 군민들에게 필요한 예산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면 그 근거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민생지원금은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재정을 활용해 주민에게 현금이나 지역화폐 등의 형태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정책이다. 지급 목적에 따라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 긴급하게 생활비를 지원하거나 지역 내 소비를 늘려 소상공인과 지역경제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번 울진군 사업 역시 전체 군민을 대상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형태로 추진됐다는 점에서 선별 복지와는 차이가 있다. 지급 대상과 금액을 둘러싼 기준이 비교적 단순한 만큼 행정 절차를 거쳐 지급할 경우 주민들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지원금 규모를 쉽게 계산할 수 있다는 특징도 있다.

반면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주민 지원금을 지급하려면 재정 여건과 다른 사업에 필요한 예산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군이 예산을 편성하더라도 지방의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야 실제 사업에 사용할 수 있다. 지방의회는 집행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사업의 필요성이나 재정 부담 등을 따져 예산을 삭감할 수 있다.

이번 울진군 사례에서도 집행부가 편성한 민생지원금 관련 예산이 의회 심의를 거치면서 전액 삭감됐다. 울진군이 지원금 지급을 추진하더라도 현재 확정된 예산만으로는 사업을 집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예산 삭감 이후 울진군의회의 공식 일정까지 관심을 받으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울진군의원들은 본회의 다음 날인 지난 9일 2박 3일 일정으로 국내연수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연수가 갑작스럽게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일정은 군의회의 공식 국내연수 일정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지역사회에서 민생지원금 예산 삭정에 대한 비판이 커진 시점에 취소됐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관심을 받았다. 공식 일정으로 잡혀 있던 연수가 당일 취소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일부에서는 연수 취소가 민생지원금 예산 삭감 이후 악화한 지역 여론을 의식한 결정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하지만 연수 취소가 민생지원금 삭감에 대한 주민 반발 때문이었다는 점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연수 취소의 구체적인 사유와 예산 삭감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울진군은 현재 민생지원금 사업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군의회가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한 만큼 당장 지급을 진행하기는 어렵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발과 사업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뒤 향후 재추진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울진군 관계자는 “군의회에서 예산을 전액 삭감한 만큼 앞으로 재추진 여부 등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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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울진군이 같은 내용의 예산안을 다시 제출할 경우 군의회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동일한 규모의 지원금을 다시 편성할 수도 있고, 지급 시기나 금액, 대상 등을 조정한 새로운 지원 방안을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

다시 예산안을 편성하더라도 지방의회의 심의와 의결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군과 의회가 민생지원금의 필요성과 재정 부담에 대해 어떤 입장 차이를 보이는지, 주민들의 반발이 향후 의회의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특히 이번 사안은 단순히 140억원대 예산의 삭감에 그치지 않고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 사이의 예산 편성 및 심의 권한, 주민들에게 지급하기로 추진했던 정책의 지속 여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정 지출의 적정성 등이 함께 얽혀 있다.

주민 입장에서는 당초 지급 계획을 믿고 추석 전 지원금을 기대했던 상황에서 계획이 중단된 만큼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군의회가 예산을 삭감한 구체적인 판단 근거와 재정 운용상의 이유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양측의 주장을 모두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울진군이 향후 민생지원금 사업을 다시 추진할지, 추진한다면 어느 정도 규모와 방식으로 예산안을 마련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울진군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일단 사업 추진이 중단된 가운데 군이 후속 방안을 마련할지와 군의회가 재추진 예산에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향후 쟁점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