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날 내일]40년동안 찾았는데… 흔적 없이 사라진 6살 아이, 미국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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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 만에 만난 딸, 실종과 해외입양 사이의 공백
DNA 한 줄이 바꾼 운명, 실종아동의 귀향 기록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아이를 부모는 평생 찾아다녔다. 하지만 아이는 이미 다른 이름으로,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과거 실종된 아동이 가족을 찾지 못한 채 아동보호시설을 거쳐 해외로 입양된 사례가 뒤늦게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실종과 해외입양이라는 두 기록이 연결되지 않으면서 부모와 자녀가 수십 년 동안 서로를 찾지 못한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이 과정에서 국가와 입양기관이 가족을 찾기 위한 의무를 제대로 다했는지를 법정에서 따지는 움직임까지 보인 바 있다.
6살에 사라진 딸, 이미 미국으로 보내져 있었다

1975년 충북 청주에서 당시 6살이던 딸을 잃어버린 한 모 씨 가족도 그중 하나다. 가족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하고 수십 년 동안 딸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딸은 실종된 지 두 달가량 뒤 입양기관에 인계됐고 약 7개월 뒤 미국으로 입양된 것으로 파악됐다. 가족이 다시 딸을 만난 것은 44년이 흐른 2019년이었다.
한 씨 가족은 이후 국가와 당시 아이를 보호했던 시설, 입양기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실종 신고가 돼 있었고 아이 역시 미아로 발견됐는데도 가족을 연결하는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 가족 측 주장이다. 실종아동이 부모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해외입양된 사건을 두고 국가의 배상 책임을 본격적으로 묻는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 같은 일은 한 가족에게만 벌어진 것이 아니다. 국가아동권리보장원은 2023년에도 1981년 수원버스터미널에서 실종된 뒤 독일로 입양된 남성이 42년 만에 친모와 만난 사례를 공개했다. 남성은 당시 4살이었다. 성인이 된 뒤 한국에서 DNA를 등록했지만 일치하는 가족이 없었다. 이후 친모가 경찰서에 DNA를 등록하면서 가족관계가 확인됐다.
5살에 실종돼 미국 입양… 40년 만에 가족 찾기도

2024년에는 5살 때 실종된 뒤 미국으로 입양된 남성이 40년 만에 가족을 찾은 사례도 공개됐다. 국가아동권리보장원은 해당 사례가 유전자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실종아동과 해외입양인을 연결하는 데 DNA가 중요한 이유다. 국가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실종 등의 이유로 친생부모 정보 없이 입양된 사람도 실종아동 유전자 검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실종아동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에는 보육원 등 아동복지시설에서 성장한 사람뿐 아니라 친생부모 정보 없이 입양된 사람들의 유전자도 등록돼 가족의 유전자와 대조된다.
현재 국가아동권리보장원은 경찰청·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실종아동을 찾기 위한 유전자 검사와 신상정보 관리, 무연고 보호아동 신상카드 관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장기실종아동 가족을 위한 얼굴 나이 변환 사진 제작과 가족 상봉 이후 지원도 운영한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흘렀다고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다. 2026년 국가아동권리보장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도 20년 넘게 가족에게 돌아오지 못한 장기실종아동이 1242명에 이른다. 반면 현재 발생하는 실종아동 가운데 99%는 한 달 안에 가정으로 돌아오고 있다. 과거와 달리 실종 신고와 정보 관리, DNA 분석 등이 체계화되면서 가족을 찾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해외입양됐을 가능성이 있다면 DNA 등록부터 해야 한다

오래전 실종된 가족이 해외로 입양됐을 가능성이 있다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방법 가운데 하나가 유전자 등록이다. 국가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실종아동을 찾고 있는 가족은 가까운 경찰서를 방문해 실종 신고와 함께 유전자 검체를 채취할 수 있다. 채취된 DNA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을 거쳐 실종아동 관련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유전자와 대조된다. 국가아동권리보장원 역시 장기실종아동 발견을 위해 실종 당사자와 가족 양쪽의 유전자 등록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해외에 입양된 당사자가 한국의 가족을 찾는 방법도 있다. 입양기록에 친생부모 정보가 없거나 정보가 부정확해 부모의 소재를 확인하기 어려운 무연고 입양인은 국가아동권리보장원을 통해 자격을 확인한 뒤 DNA 등록을 신청할 수 있다.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면 한국을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14개국 35개 재외공관을 통해 유전자 채취와 등록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등록된 유전자는 국내에서 자녀를 찾고 있는 실종가족의 유전자와 대조된다.
입양인은 자신의 입양 기록에 대한 정보공개도 신청할 수 있다. 기록이 남아 있다면 입양일, 입양사유, 입양 전 이름, 출생일시 등의 배경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친생부모의 인적정보는 친생부모가 공개에 동의한 경우 제공받을 수 있다. 국가아동권리보장원은 가족찾기와 유전자 검사 연계, 친생가족 상봉과 소통을 지원하는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수십 년 전 실종된 아이가 반드시 사망했거나 흔적 없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름이 바뀌고 국적이 달라진 채 지금도 어딘가에서 자신의 가족을 찾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오래된 실종 사건일수록 남아 있는 기록과 DNA 한 건이 가족을 다시 연결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 실종된 가족을 찾고 있다면 가까운 경찰서에서 유전자 등록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실종아동 관련 상담과 제보는 경찰 또는 국가아동권리보장원 실종아동전문팀을 통해 할 수 있다. 국가아동권리보장원은 실종아동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있을 경우 가까운 경찰서에서 실종아동 등록과 DNA 채취를 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위키트리는 오랜 시간 가족을 찾지 못한 장기실종아동과 그 가족의 이야기가 잊히지 않도록 실종아동 찾기 캠페인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한 장의 사진과 이름, 작은 신체 특징, 오래된 기억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가족을 다시 만나는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 실종아동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발견했거나 관련 정보를 알고 있다면 가까운 경찰서 또는 관계 기관에 제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위키트리는 더 많은 실종아동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날까지 관련 정보를 꾸준히 알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