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노조 요구 다 들어주면 요금 2200원으로 올라… 16일 전면파업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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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요금 700원 인상 불가피? 노조 임금 요구 vs 시민 부담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오는 16일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 인상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시내버스 요금을 현행 1500원에서 2200원으로, 700원이나 올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일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 등이 마을버스 요금 인상을 요구하며 차량 시위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9일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 등이 마을버스 요금 인상을 요구하며 차량 시위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통상임금 176시간 vs 209시간…쟁점은 '기준시간'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의 임금체계 개편 요구를 거부하고, 통상임금 전면 반영과 올해분 기본급 7.85%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핵심 쟁점은 통상임금을 계산할 때 적용하는 '기준시간'이다. 노조는 지난 4월 30일 대법원이 동아운수 노동자들의 통상임금 소송에서 월 176시간을 인정한 2심 판단을 유지한 만큼, 이를 서울 시내버스 임금체계에도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사측은 월 209시간을 기준으로 삼는 임금체계 개편안을 제시하고 있다. 기준시간이 짧을수록 시간당 통상임금과 각종 수당이 늘어나는 구조여서, 176시간이냐 209시간이냐를 두고 노사가 첨예하게 맞서는 것이다. 사측은 209시간 기준 개편안만으로도 10.32%의 임금 인상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노조는 이 방식이 기존 정기상여금을 연봉에 포함시키는 구조에 불과해 실질적인 임금 인상으로 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 요구 전면 수용 시 연간 5394억원 추가 부담

노조 주장대로 통상임금이 전면 반영되면 16.44%의 임금 인상 효과가 발생해, 서울시는 시내버스 회사들에 1조 214억원을 추가 지급해야 한다. 여기에 올해 시급 7.85% 인상(연간 1175억원 추산)과 상여금 등 통상임금 산정 기준 176시간 적용(연간 2776억원 추산)까지 더하면, 노조가 추가로 요구하는 금액만 연간 5394억원에 이른다. 이 요구가 그대로 받아들여지면 서울시는 매년 5000억원 이상을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1조5000억원 청구서…"빚 못 내면 요금 인상뿐"

1조 5000억원대 청구서를 받아든 서울시로서는 이를 충당하기 위해 시내버스 요금을 올리거나 빚을 내는 수밖에 없다. 다만 시내버스 관련 누적 부채가 이미 1조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추가로 빚을 낼 경우 이자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가 결국 요금 인상 카드를 꺼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시내버스 요금을 100원 올리면 연간 1000억원의 추가 수입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매년 발생할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액 5000억원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당장 500원을 올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1조원을 5년에 걸쳐 나눠 충당한다고 가정하면, 5년간 200원을 추가로 올려야 한다. 결국 현행 1500원(일반인 교통카드 기준)인 시내버스 요금을 5년에 걸쳐 2200원까지 올려야, 부채를 더 늘리지 않으면서 버스 기사들의 임금을 감당할 수 있는 셈이다.

8원에서 1500원까지…60년 요금 인상사

원 단위로 통일된 1965년 이후를 기준으로 보면, 서울 시내버스 요금은 1965년 8원에서 시작해 꾸준히 올랐다. 1970년대에는 15~80원으로 100원 미만이었고, 1980년대에도 200원 미만을 유지했다. 요금이 200원을 넘어선 것은 1992년부터다. 이후 200원대, 300원대, 400원대를 거쳐 1998년 500원에 이르렀고, 2000년에는 600원으로 올랐다. 교통카드가 도입된 뒤로는 2003년 650원, 2004년 800원, 2007년 900원, 2012년 1050원, 2015년 1200원으로 완만하게 상승하다, 2023년에는 1500원으로 큰 폭으로 뛰었다.

"일단 협상"…서울시, 재경부 요금동결 압박 속 관망

서울시는 아직 요금 인상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물가 인상 우려를 이유로 공공요금을 동결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내고 있어서다. 일단은 노조를 설득해 추가 부담을 최대한 줄여보겠다는 게 시의 방침이다.

15일 2차 조정 결렬 시 16일 첫차부터 전면 파업

노사 갈등은 이미 임계점에 다다른 상태다. 노조는 지난 11일 오후 실시한 '2026년 임금협정 체결을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쟁의행위안을 가결했다. 61개 일반버스 회사 전체 조합원 1만 8296명 가운데 1만 6716명이 투표에 참여해 87.94%(1만 6089명)가 찬성표를 던졌다. 함께 투표한 지선버스 3개 회사에서도 전체 조합원 323명 중 80.50%가 찬성했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지난 3월부터 이번 임금협정을 두고 아홉 차례 단체교섭을 벌였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달 말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으며, 지난 9일 열린 1차 조정 역시 성과 없이 끝났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2차 조정에서도 합의에 실패하면, 노조는 16일 첫차부터 합법적으로 전면 파업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서울 시내버스는 하루 약 7000대가 운행되며, 하루 평균 이용객은 379만 명이 넘는다. 파업이 실제로 벌어지면 추석 연휴를 앞둔 시민들의 교통 불편이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사측이 임금 문제로 충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1월에도 통상임금 문제를 놓고 노조가 1월 13일부터 이틀간 파업을 벌인 끝에 임금 2.9% 인상에 합의한 전례가 있다. 공교롭게도 다음 달 12일에는 서울 지하철 파업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어, 버스에 이어 지하철까지 멈춰 서는 연쇄 교통 대란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