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소뱅크, 코인베이스·서클·스트래티지 중 코인베이스가 가장 취약하다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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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리티법 상원 부결에 코인베이스·서클·스트래티지 주가 이틀째 하락
삭소뱅크 “코인베이스 리스크 최대”…SEC·CFTC는 자체 규제 강행 예고

미국 상원이 가상자산 시장구조법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의 본회의 상정을 위한 절차 표결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9월 15일(현지시각) 상원은 법안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한 클로처(토론 종결) 표결에서 49대 50으로 가결에 필요한 60표를 채우지 못했다. 법안은 본회의 문턱에서 다시 좌초했고, 코인베이스·서클·스트래티지 등 가상자산 관련 상장사 주가는 표결 직후부터 일제히 밀렸다.
표결 부결에 코인베이스·서클·스트래티지 동반 하락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표결 당일 코인베이스(COIN),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RCL), 비트코인 재무전략 기업 스트래티지(MSTR) 주가가 모두 5~10% 떨어졌다. 세 회사가 클래리티법으로부터 받는 영향은 서로 다르지만, 시장은 미국 가상자산 시장구조 규정을 둘러싼 불확실성 확대라는 공통 요인에 일괄적으로 반응했다.
하락세는 하루 만에 끝나지 않았다. 야후파이낸스 집계를 인용한 코인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9월 16일 오전에도 코인베이스, 서클, 스트래티지 주가는 2~6% 추가로 떨어지며 이틀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표결 자체는 법안을 본회의에서 논의하기 위한 절차상의 관문이었다. 클로처 표결이 통과되면 상원은 토론 시간을 제한하고 본회의에서 법안을 다루는 절차로 넘어갈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 단계로 넘어가지 못했다. 클래리티법은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연방 차원의 규율 체계를 세우고 CFTC와 SEC의 역할을 나누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삭소뱅크 “코인베이스가 가장 취약”
덴마크계 삭소뱅크(Saxo Bank)의 루벤 달포보 전략가는 9월 16일자 노트에서 세 회사 중 코인베이스가 클래리티법 좌초로 가장 큰 리스크에 노출됐다고 짚었다. 그는 “코인베이스는 거래와 가상자산 참여가 사업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장구조 규정이 명확해지는 것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다”고 썼다.
달포보는 시장구조 규정이 등록 요건, 거래 가능한 자산의 범위, 미국 가상자산 시장 참여자 자격 등을 결정한다며 이 규정이 코인베이스의 거래 사업에 직접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클과 스트래티지의 리스크 구조는 코인베이스와 다르다고 봤다. 서클의 실적은 스테이블코인 USDC의 채택 확산과 보유 준비자산에서 나오는 이자 수익에 좌우되는 반면, 스트래티지의 실적은 비트코인 보유량과 자금조달 구조가 핵심 변수라는 설명이다.
세 회사가 같은 날 비슷한 비율로 주가가 떨어졌다는 점은 법안 표결이라는 단일 사건에 시장이 동시에 반응했음을 보여준다. 다만 달포보는 코인베이스가 받는 영향이 서클·스트래티지보다 구조적으로 더 직접적이라는 점을 노트에서 재차 강조했다.
SEC·CFTC “법안 없이도 규제 만들겠다”
법안이 좌초하자 감독당국 수장들은 기존 권한으로 규제를 밀고 나가겠다고 밝혔다. CFTC 위원장 마이크 셀리그는 9월 16일 X(옛 트위터)에 “우리 위원회는 금융의 새 영역을 위한 규정을 준비했고 이제 내놓을 준비가 됐다”고 썼다. 그는 “어제 상원 표결 결과는 유감스럽다. 미국인들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규제의 명확성과 법적 확실성, 소비자 보호를 누릴 자격이 있다”며 기존 법적 권한을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규제 프레임워크 구축을 돕겠다고 밝혔다.
SEC 위원장 폴 애킨스도 같은 날 X에 글을 올려 “법안이 있든 없든 우리는 SEC의 법적 권한 안에서 미국 투자자와 혁신가들에게 확실성을 제공하기 위해 단호히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클래리티법을 위해 애써온 행정부·의회·투자자·혁신가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계속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디크립트에 따르면 셀리그는 지난 8월 가상자산 거래소와 차입 자금을 이용한 거래를 다루는 규정을 검토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입법이 여전히 선호하는 방식이라면서도, 이는 향후 행정부가 뒤집기 어려운 틀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셀리그는 또 블록체인 기반 금융 프로토콜이 미국 내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방안을 개발자들과 함께 모색하도록 직원들에게 요청했다고 전했다.
애킨스 역시 지난 7월 말 클래리티법이 통과되지 못하면 SEC가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예고했다. 그는 당시 SEC가 의회가 나서지 않을 경우 가상자산 규정을 직접 작성할 “준비와 의지,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이어 SEC는 8월 중순 ‘레귤레이션 크립토 애셋(Regulation Crypto Assets)’이라는 이름의 규정안을 공개했다.
남은 입법 일정, 갈 길이 좁아졌다
이번 표결 부결로 클래리티법의 연내 통과 가능성은 크게 줄었다. 상원은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고 12월 18일 휴회를 목표로 하고 있어, 남은 회기 안에 법안을 되살릴 시간이 많지 않다. 상원 지도부가 재표결을 다시 추진할 수는 있지만, 남은 입법 일정을 고려하면 올해 안에 또 한 번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윤리 조항은 이번 표결까지도 최대 걸림돌이었다. 공직자의 가상자산 이해관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려는 막판 절충안이 나왔음에도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공화당은 민주당이 요구한 126건의 실질적 수정 사항을 반영했다고 밝혔지만, 민주당은 공직자 관련 제한 강화와 다른 조항의 추가 수정을 요구하며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법안을 둘러싼 이견은 윤리 조항 외에도 개발자 보호 조항, 스테이블코인 리워드(보상) 관련 규정에서도 이어졌다. 디크립트에 따르면 이번 표결은 이런 세 가지 쟁점, 즉 윤리·개발자 보호·스테이블코인 리워드를 둘러싼 여야 간 이견이 마지막까지 좁혀지지 않은 결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