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TC, 팬텀 테크놀로지스 전용이던 노액션 특례를 패시브 소프트웨어 전체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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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TC, 패시브 소프트웨어 노액션 레터 26-25호로 전체 업체 개방
암호화폐 지갑도 중개인 등록 없이 파생상품 연결 가능해져

미국 상품거래위원회(CFTC) 산하 시장참여자국(Market Participants Division, MPD)이 9월 17일(현지시각) ‘패시브 소프트웨어’ 제공업체를 대상으로 한 노액션 포지션(No-Action Position, 집행 유예 성격의 규제 완화 입장)을 발표했다. 소프트웨어가 사용자를 등록된 선물중개업자(FCM)·도입중개인(IB)·지정계약시장(DCM)에 단순히 연결해주는 역할에 그친다면, 그 제공업체나 관련 직원이 도입중개인 또는 그 소속 담당자로 등록하지 않아도 CFTC가 집행조치를 권고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3월 자기관리(셀프커스터디) 암호화폐 지갑 개발사 팬텀 테크놀로지스(Phantom Technologies)에만 적용됐던 개별 노액션 레터를 유사한 처지의 모든 업체로 넓힌 것이다. 크립토 지갑 안에 파생상품 거래 인터페이스를 얹으려던 기업들이 당분간 ‘내가 중개업자로 등록해야 하나’라는 규제 불확실성에서 벗어나게 됐다.
무엇이 바뀌었나: 패시브 소프트웨어 전면 개방
이번 포지션은 스태프 레터 26-25호에 담겼다. MPD 국장 DJ 헤네스가 서명했고, 상품거래법 규정 4d, 4k, 3.10, 3.12 항목 아래 색인됐다. CFTC는 이를 보도자료 9300-26호로 공지했다.
핵심은 ‘범위’다. 지난 3월 나온 26-09호는 팬텀 테크놀로지스 한 곳에만 적용되는 레터였다. CFTC 규정 140.99에 따르면 노액션 레터의 수혜자는 오직 그 레터를 받은 당사자뿐이라, 다른 업체는 팬텀의 사례를 그대로 원용할 수 없었다. 이후 비슷한 처지의 다른 패시브 소프트웨어 업체와 법률 대리인들이 같은 대우를 요청하는 문의를 이어갔고, MPD가 26-25호로 이 요구에 응답한 것이다.

'패시브'와 '액티브'를 가르는 기준
관건은 소프트웨어가 진짜 ‘패시브’한지다. CFTC가 그린 선은 비교적 분명하다. 주문을 라우팅하고 시장 데이터를 보여주며 사용자가 등록된 거래소와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하는 배관 역할까지는 허용된다. 반면 자산을 직접 보관하거나, 매수·매도 신호를 만들거나, 사용자를 대신해 거래 판단을 내리는 순간 이 관계는 무너진다.
연결 대상도 제한된다. 소프트웨어는 이미 CFTC에 등록된 FCM, IB, DCM에만 사용자를 연결해야 한다. 미등록 거래소나 규제 사각지대의 해외 플랫폼으로 주문을 넘기는 구조는 이 완화 조치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이런 개념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CFTC는 적어도 2002년부터 기술서비스업체에 대한 노액션 완화를 내놓아 왔다. 전신인 청산·중개기관감독국이 해석 레터 06-29호, 08-07호, 08-12호에서 특정 기술벤더가 도입중개인이 아니라고 결론 내린 바 있다. 당시 조건은 사용자가 벤더와 무관하게 FCM·IB와 기존 관계를 갖고 있어야 하고, 벤더가 특정 FCM·IB를 추천하지 않으며, 명시적 매수·매도 신호를 만들지 않고, 주문을 직접 청약·수락하지 않으며, 수수료가 체결 수수료와 무관하고, DCM이나 파생상품 체결시설의 거래 회원권을 보유하지 않는 등 여섯 가지 요건이었다. 06-29호와 08-07호는 고객의 FCM·IB로부터 어떤 보상도 받지 말 것을 추가로 요구했으나 08-12호에는 이 조건이 없었다.
팬텀 테크놀로지스가 열어젖힌 길
팬텀 테크놀로지스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등 블록체인에서 쓰이는 셀프커스터디 암호화폐 지갑 소프트웨어 개발사다. 지난 3월 13일 팬텀 측 법률 대리인이 노액션 완화를 요청했고, 회사는 이벤트 계약과 무기한계약을 포함한 CFTC 규제 파생상품을 사용자가 자사 프런트엔드 인터페이스로 거래할 수 있게 하는 기술서비스업체 역할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다만 제안된 활동 일부(사용자와 벤더 간 기존 관계가 필요 없다는 점 등)가 기존 TSV 레터의 조건을 벗어나 있어 과거 레터를 원용할 수 없었고, MPD는 별도로 26-09호를 발급해 요청을 승인했다.
26-25호가 규정한 ‘대상 활동’은 이렇다. 제공업체는 사용자가 시장·포지션 정보를 확인하고 상품 정보를 살펴보며 등록된 상대방에게 직접 주문을 넣을 수 있는 프런트엔드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를 개발·배포할 수 있다. 다만 개별 주문에 대한 어떤 적극적 개입도 없이 사용자 기기 위에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 등록업체와 계약해 수익 일부를 나눠 받거나 자체 이용약관에 따라 사용자에게 거래 기반 수수료를 부과할 수도 있다.
마케팅 범위도 넓다. 특정 파생상품 계약의 존재를 홍보하는 등 서비스와 등록업체와의 관계를 알릴 수 있고, 사용자를 특정 FCM·IB·DCM에 소개하거나 권유할 수도 있다. 다만 사용자가 소프트웨어를 거치지 않고도 해당 등록업체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인터페이스는 독립 제품으로 나오거나 기존 지갑 소프트웨어 안에 내장될 수 있으며, 후자의 경우 사용자가 CFTC 규제 대상 활동을 하고 있음을 명확하고 눈에 띄게 구분해 표시해야 한다. 관련 직원은 업체의 사전 승인과 감독 아래 업계 콘퍼런스에서 시연하거나 소셜미디어에 홍보성 발언을 남길 수도 있다. 각주에서는 패시브 소프트웨어 제공업체가 암호화폐 관련 소프트웨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10가지 조건과 남는 리스크
완화 혜택을 받으려면 업체는 여러 조건을 동시에 지켜야 한다. 업체와 임직원이 법정 자격 결격 사유가 없어야 하고, 등록된 거래 상대방과의 관계·수수료 등 잠재적 이해충돌을 공시해야 한다. 적절한 위험 공시를 제공하고 사용자가 이를 확인했다는 증거를 보관해야 하며, 사용자가 DCM의 직접 회원이거나 등록된 FCM·IB의 고객이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소통·마케팅 정책을 마련하고, 도입중개인으로 등록됐다면 전미선물협회의 사전 승인이 필요했을 홍보 방식은 피해야 한다. 등록업체 각각과 관련 위반에 대한 연대책임을 규정한 서면 계약을 체결하고, CFTC 요건에 맞는 기록을 보관하며, 파산이나 도산 절차가 발생하면 CFTC에 통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조건들에 동의하고 CFTC의 관할권에 따르겠다는 통지서를 제출해야 한다.
다만 이 완화는 정식 규칙 제정이 아니다. MPD 스태프 차원의 해석일 뿐이라 언제든 수정·정지·철회될 수 있고, CFTC가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도입중개인 등록 문제를 다루는 규칙이나 가이던스를 채택하면 그 즉시 종료된다. 주(州) 단위 규제는 이 완화의 대상이 아니라서, 각 주가 별도로 요구하는 등록·인가 의무는 여전히 남는다.
이번 조치는 상원이 디지털자산시장 클래리티법 처리에 실패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상원은 법안을 49대 50으로 부결시켰다. 크립토타임스는 CFTC 위원장 마이클 셀리그가 이 법안 부결과 무관하게 기존 권한을 활용해 암호화폐 시장을 규율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