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자 7명 모두 자원봉사자… 토요일에 안성 어린이공원서 벌어진 참변

작성일

차량 진입 금지 공원에 왜 트럭 들어갔나
사고 트럭 운전자 진술 계속 바뀐 이유는?

안성 나눔장터 트럭 돌진 사고로 숨지거나 다친 7명이 모두 행사를 돕기 위해 나온 자원봉사자 등 관계자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고를 낸 운전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19일 오전 경기 안성시의 한 플리마켓 행사장에 1t 트럭이 돌진했다. 이 사고로 자원봉사 하러 나온 40대 여성과 그의 중학생 아들이 숨지고 자원봉사자 등 관계자 5명이 다쳤다. 사진은 사고가 발생한 현장. / 경기소방재난본부
19일 오전 경기 안성시의 한 플리마켓 행사장에 1t 트럭이 돌진했다. 이 사고로 자원봉사 하러 나온 40대 여성과 그의 중학생 아들이 숨지고 자원봉사자 등 관계자 5명이 다쳤다. 사진은 사고가 발생한 현장. / 경기소방재난본부

20일 안성경찰서와 안성시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18분께 경기 안성시 공도읍 공도10호 어린이공원에서 시가 주최한 '2026 나눔의 녹색장터' 준비 현장에 시 소속 1t 트럭이 돌진했다. 이 사고로 40대 여성 B씨와 중학생 아들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숨진 모자와 다친 5명은 모두 나눔장터에 참여한 행사 관계자로 파악됐다. 이들은 자원봉사 등 행사를 돕기 위해 일찍부터 현장에 나와 있었다. 역시 자원봉사자인 B씨는 아들과 함께 행사를 도우러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모집된 인원은 아니었으나 행사에 여러 도움을 주려고 모인 사람들이었다고 안성시는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모두 행사 관계자들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상자 가운데 20대 여성은 양쪽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60대 남성과 50대 여성, 20대 남성 등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숨진 모자는 일가족이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럭 돌진 사고 발생 현장. / 안성소방서
트럭 돌진 사고 발생 현장. / 안성소방서

이들은 주말을 맞아 이웃과 나눌 중고 물품을 정리하고 천막을 치며 행사를 준비하던 중이었다. 봉사자들은 중고 의류와 물건을 파는 장터, 다양한 체험 행사를 함께 준비하고 있었다. 나눔의 녹색장터는 안성시와 안성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주최·주관하는 벼룩시장으로, 중고 물품 재사용과 나눔을 통한 자원 순환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는 3월부터 10월까지 열릴 예정이었다. 행사는 오후 1시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다. 사고 시점은 행사 시작 전이었지만 준비 관계자와 미리 찾은 시민이 다수 있었다.

밝은 표정으로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던 봉사자들을 향해 60대 A씨가 몰던 트럭이 갑자기 돌진하면서 현장은 비명과 함께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트럭은 행사장에 설치된 테이블과 천막, 봉사자들을 잇달아 들이받았다. 이어 행사장 바깥쪽에 있는 철제 기둥에 부딪힌 뒤에야 멈춰 섰다. 사고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트럭이 공원 안쪽으로 25m가량 밀고 들어가는 장면이 담겼다.

경기 안성시 플리마켓 행사장에서 돌진 사고를 일으킨 트럭 / 연합뉴스(독자 제공)
경기 안성시 플리마켓 행사장에서 돌진 사고를 일으킨 트럭 / 연합뉴스(독자 제공)

사고가 난 공원은 차량이 통행할 수 없는 곳이다. 경찰은 A씨가 차량 진입이 불가능한 공원 안으로 무리하게 트럭을 진입시키려다 사고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한 남성이 손짓으로 차량 진입을 유도하는 상황에서 트럭이 공원 안으로 들어오기 위해 바닥에 있는 턱을 넘다 갑자기 행사장으로 돌진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차량 안전 요원이 배치돼 있었는지는 조사로 확인할 부분이라고 경찰은 덧붙였다.

이번 행사는 규모가 크지 않아 경찰에 교통·안전 관리 협의나 협조를 요청하는 대상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안성시청 소속 계약직 근로자로 확인됐다. 사고 트럭도 안성시 자원순환과 소속 차량이다.

A씨의 진술은 조사 과정에서 여러 차례 바뀌었다. A씨는 처음에 "트럭에 실린 중고 물품을 행사장에 내려놓기 위해 공원 인근 도로에 정차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다. 이후에는 "홍보를 위해 공원 안에 주차하려고 진입하다가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을 바꿨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도 "가속페달을 제동장치로 착각했다"고 했다가 "급발진했다"고 번복했다.

경찰은 A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에게서 음주나 약물, 무면허 등 교통법규 위반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의 급발진 주장에 따라 사고 트럭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내 정밀 감정을 의뢰하기로 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CCTV 영상을 분석해 조작 실수가 있었는지, 차량 진입이 불가능한 공원 안으로 시 소속 차량이 들어간 데 문제가 없었는지 등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주최 측이 안전 수칙을 지켰는지도 함께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며 자세한 사고 경위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