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임명에 2주 가까이 시간 끄는 심각한 이유

작성일

딜레마 빠진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좌)과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좌)과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임명을 두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김 후보자의 과거 이력을 문제 삼은 범여권 강경파의 반발이 거세지자 국회 인사청문 요청안 제출을 2주 가까이 보류하며 장고에 들어간 상태다.

뚜렷한 비위 사실이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권 내부의 반발만으로 지명을 철회할 경우 대통령의 인사권 약화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으며, 반대로 임명을 강행할 경우 여권 분열과 지지율 하락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검찰개혁 의지를 재차 강조하며 집안싸움 진화에 나섰고 중수청 출범이 임박함에 따라 추석 연휴 이전 최종 결단이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 김지용 후보자 인선 2주째 표류

청와대는 지난 8일 이 대통령이 프랑스 순방 일정을 소화하던 중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의 제청을 수용해 김지용 변호사를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로 전격 지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명 후 12일이 경과한 현재까지도 국회법에 따른 인사청문 요청안은 제출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후보자에 대한 추가 검증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최근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많은 분들이 이런저런 말씀을 해주시는데, 그 말씀들을 흘리지 않고 추가 검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 결정 시점과 관련해서는 "말씀드리기는 아직 어렵다.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10일 김 후보자에 대한 추가 검증을 직접 지시한 배경에는 범여권 강경파의 강한 반발이 자리 잡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 일부 강경 노선 의원들과 조국혁신당은 검사 출신인 김 후보자가 과거 검찰개혁의 핵심 과제들에 대해 조직적으로 반기를 들었던 전력을 문제 삼고 있다.

국회 회의록 및 과거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22년 대검찰청 형사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검찰의 보완 수사권 폐지 법안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2020년에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집행 정지 및 징계 청구를 단행하자 이를 재고해 달라는 내용의 검찰 고위 간부 공동성명 발표에 동참한 이력이 확인됐다.

■ 철회도 강행도 험난한 진퇴양난의 형국

김 후보자 인선을 둘러싼 현재의 양상은 과거 다른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낙마 사례와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이전 사례들이 특정 후보자의 위법 행위나 도덕적 결함 등 객관적인 자격 미달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 논란은 김 후보자가 윤석열 정부와 대척점에 섰던 현 정부의 검찰개혁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는가에 대한 '신뢰도' 논쟁의 성격이 짙다.

특히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공세가 아니라 여권 내부의 노선 차이에서 비롯된 집안싸움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이 대통령의 정치적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7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제기된 각종 의혹이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김 후보자에게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했다.

김 후보자 본인 역시 지난 14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첫 출근길에서 자신을 향한 친윤 검사 프레임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법적 결격 사유가 없는 후보자를 오로지 여당 내 강경파의 반발을 이유로 낙마시킬 경우 헌법이 보장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이 당의 입김에 심각하게 훼손된다는 우려가 감지된다.

그러나 임명 강행 카드 역시 위험 부담이 상당하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지표에서 정부 지지율 하락세가 관측되는 가운데, 초대 중수청장 임명을 명분으로 여권 지지층 내부의 분열을 방치하는 것은 하반기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철회를 뒷받침할 명백한 결격 사유도 없고 강행을 감당할 정치적 여력도 부족한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 이재명 대통령의 대국민 호소와 단합 메시지

이러한 여권 내부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이 대통령은 직접 진화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개최된 현안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사법 리스크 경험을 직접 거론하며 검찰개혁의 진정성을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의 패악으로 인해서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사람 중에 하나가 저"라며 "검찰을 편들어서 뭘 하려고 한다, 개혁에 후퇴한다, 이런 의심은 거둬주시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중수청 설립 취지와 관련해 "불가역적으로 검사가 다시는 수사에 관여할 수 없게 만들고 돌아갈 수도 없게 철저하게 할 것"이라고 못 박으며 지지층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시도했다.

여권 내홍을 향한 통합의 메시지도 빠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람끼리도 어느 길이 빠른지, 어느 길이 안전한지에 대해서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며 "경로와 방법이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곳을 바라보고 함께했던 사람들의 진심까지 의심하지는 말아 달라는 호소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대 민주 정부의 계보를 짚으며 결속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진보 개혁의 이상을 꿈꾸며 더 좋은 세상을 위해 행동한 우리는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고, 이재명의 동지들이다"라고 규정하며 "작은 차이가 서로를 밀어낼 이유가 아니라 더 좋은 해답을 찾아가는 힘이 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각오로 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초대 중수청장 인선을 둘러싼 내홍이 장기화하면서 국가 핵심 수사 기관의 수장 자리를 놓고 이 대통령이 어떤 정치적 묘수를 꺼내 들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