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사의 표명에…“내일은 또 뭘로 꼬리 자르기” 이 대통령 겨냥한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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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사퇴, 꼬리자르기…비선실세 인사농단 규명해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21일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 인사라인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정 원내대표는 강 실장의 사의가 이른바 ‘경기-성남라인’의 책임을 덮는 수단이 돼선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과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의 국정감사 출석까지 요구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강훈식 비서실장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강 비서실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2기 개각 장관 2명이 낙마하는 등 인사 책임론이 분출하자 본인의 거취를 결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과 강훈식 비서실장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강 비서실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2기 개각 장관 2명이 낙마하는 등 인사 책임론이 분출하자 본인의 거취를 결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 뉴스1

동아일보에 따르면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 실장은 장관급 인사를 총괄하는 청와대 인사위원장으로 이번 인사검증 실패에 가장 큰 책임이 있기에 사퇴는 당연한 수순”이라며 “경기-성남라인 비선실세의 책임을 은폐하는 카드가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현지·정진상 국감 출석시켜 검증해야”

정 원내대표는 강 실장의 사의 표명 이후에도 인사 문제에 대한 검증이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중요한 것은 비선실세 인사 농단의 진상규명”이라며 “성남라인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과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을 국감에 출석시켜 인사농단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서도 책임론을 제기했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에게 장관 후보자를 제청한 한 총리도 사퇴해야 한다. 헌법 87조에 새겨진 총리의 각료 제청권을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며 “인사추천과 검증실무를 책임지는 청와대 인사·민정수석비서관도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 향해 “내일은 또 뭘로 꼬리 자르기”

정 원내대표의 비판은 이 대통령에게도 향했다. 그는 “여론이 안 좋으니 개각으로 시선을 돌려보려다 실패했고, 김용범 전 정책실장으로 꼬리 자르기를 하려다가 안 되니 강 실장까지 잘랐다”면서 “내일은 또 뭘로 꼬리 자르기를 하겠나”라고 말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사의표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뉴스1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사의표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뉴스1

이어 “오늘만 넘기고 보자식의 땜질 처방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경제, 안보 등 국정 기조의 전면 쇄신만이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이라며 “비서실장, 정책실장 후임 인선은 자리 메꾸기식 회전문 인사가 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 "연이은 인사 실패로 대통령실의 인사 시스템이 만신창이가 됐는데, 고작 비서실장 한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쇄신이냐"고 맹비난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작 대통령실 인사라인과 '상왕' 김현지 실장을 둘러싼 인사 개입 의혹과 책임론에는 침묵하고 있다"면서 "이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비서실장만 교체한다면 이는 쇄신이 아니라 희생양 만들기이자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고 혹평했다.

강훈식 사의…靑 “종합적인 책임 지는 차원”

강 실장은 이날 오전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강 실장이 오늘 오전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18일 기자회견에서 국정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에 대해 ‘자신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하지 않았나”라며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으로서 종합적인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 역시 당시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두고 “결국 모든 것을 합쳐서 저의 부족 때문”이라고 말했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 최근 지명된 장관 후보자들이 연이어 낙마한 가운데 인사위원장인 강 실장이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 역시 사의 표명의 배경으로 거론됐다. 강 실장은 지난해 6월 임명된 이후 약 15개월 만에 사의를 밝혔다. 이 대통령의 사표 수리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 “오늘 드디어 졸업을…”…수용 여부엔 “결정 못해”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날 사의를 표명한 강훈식 비서실장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날 사의를 표명한 강훈식 비서실장 / 뉴스1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강 실장의 사의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우리 비서실장께서 오늘 드디어 졸업을 한 번 해보시겠다고 하신 것 같다”며 “아직은 제가 어떻게 할지는 결정을 못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비서실장을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체력적으로도 어려운 긴 기간 고생들을 많이 하셨다고 말씀드린다”며 “그래도 우리 국민들께서 일상 속에서 겪는 어려움에 비하면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위안 삼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김용범 전 정책실장도 이달 1일부로 사직했다. 강 실장까지 청와대를 떠날 경우 3실장 가운데 두 자리가 비게 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부터 27일까지 미국·멕시코 순방에 나서는 가운데 강 실장의 거취는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