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태풍 '두쥐안' 일본 강타…한국이 지금 발동동 구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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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강타한 제25호 태풍 두쥐안
아시안게임 선수단, 태풍 여파 속 컨디션 관리 비상

제25호 태풍 '두쥐안'이 일본 열도를 강타하면서 기록적인 폭우와 인명 피해를 남겼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한창인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 대회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태풍은 한반도를 직접 비껴가지만, 아시안게임에 출전 중인 한국 선수단의 일정이 얽히면서 국내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25호 태풍 두쥐안 위성 사진 / himawari8
제25호 태풍 두쥐안 위성 사진 / himawari8

폭우와 산사태로 최소 2명 사망…190만명 피난 지시

22일 후지TV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두쥐안은 전날 밤 간토 지방에 근접하면서 각지에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부었다.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에서는 산사태가 주택을 덮쳐 60대 여성이 숨졌고, 인근 미우라시에서도 산사태로 20·30대 여성 2명이 실종돼 수색이 이어지고 있다. 지바현 소데가우라시에서는 토사 제거 작업 중이던 50대 남성이 추가 산사태에 중장비와 함께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강수량도 역대급이었다. 이즈오시마 오시마정의 48시간 누적 강수량은 832㎜로 평년 9월 한 달치의 2.4배를 넘어섰고, 지바현 이치하라시 우시쿠(392.5㎜)를 비롯해 8개 지점에서 24시간 강수량 최고 기록이 새로 쓰였다. 지바현에서는 하천이 범람하고 약 5만 7000가구가 정전됐으며, 한때 지바현·오시마정 주민 약 20만4000명에게 '긴급안전확보'가, 간토·도카이 6개 도현에서는 190만 명 넘게 피난 지시 대상이 됐다.

항공편 피해도 컸다. 일본항공(JAL)에서 135편, 전일본공수(ANA)에서 140편이 결항했고, 철도 운행도 곳곳에서 중단됐다.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일부 승객은 공항에서 밤을 새우기도 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역시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으로 출국하는 일정을 4시간 늦춰야 했다.

항공편 결항 자료 사진 / 뉴스1
항공편 결항 자료 사진 / 뉴스1

아시안게임 일정도 '흔들'…승마·조정 줄줄이 연기

일본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안게임도 태풍을 피해가지 못했다. 승마와 조정 등 21~22일 예정됐던 일부 경기가 순연됐고, 도쿄도청은 예정됐던 대회 관련 행사를 취소했다.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 중 하나인 '도쿄게임쇼'는 마지막 날 일정을 앞당겨 끝냈고, 지바시의 대형 야외 음악 축제 '록 인 재팬 페스티벌'도 마지막 날 일정이 전격 취소됐다.

일본 기상청은 "태풍이 일본에서 멀어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내린 폭우로 지반이 약해진 지바·가나가와현 일부 지역엔 여전히 '레벨4 토사재해 위험경보'가 유지되고 있다"며 산사태 경계를 당부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회식에 참석한 대한민국 선수단 / 뉴스1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회식에 참석한 대한민국 선수단 / 뉴스1

한국 승마, 태풍 속 일정 변경하며 메달 도전

이번 태풍의 여파는 한국 선수단에도 미쳤다. 당초 21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던 한국 승마 종합마술 일정이 태풍 영향으로 변경돼, 22일 오전 마장마술과 오후 크로스컨트리를 연달아 치르고 23일 장애물 경기로 최종 순위를 가리게 됐다. 마장마술은 25일부터 27일까지, 장애물은 10월 1일부터 4일까지 이어진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마장마술 남동헌·김시우·도현우·이명석, 종합마술 강한수·김형호·박흥수·이동화, 장애물 정철희·이현규·권만준·허정훈 등 12명의 선수를 내보낸다. 선수 12명과 호흡을 맞출 말 12마리도 함께 일본 원정길에 올랐으며, 수의사와 그룸, 마필관리사도 동행했다. 말을 한국에서 일본까지 왕복 운송하는 데만 약 5억원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승마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선수 혼자가 아니라 살아 있는 동물과 함께 움직이는 유일한 종목이다. 말 역시 하나의 선수이기 때문에 사람과 동일한 수준의 컨디션 관리가 필요하며, 그만큼 선수와 말, 수의사, 그룸 등이 하나의 팀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한국 승마에는 이번 대회가 명예 회복의 무대이기도 하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5개를 따낸 전통의 강호지만,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 데 이어 직전 항저우 대회에서는 마장마술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86 서울 대회 이후 처음으로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다. 태풍으로 인한 일정 변경이 선수단 컨디션 관리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한민국 승마 대표팀 자료 사진 / 뉴스1
대한민국 승마 대표팀 자료 사진 / 뉴스1

한반도 직접 영향은 제한적…동해·남해 풍랑 주의보

기상청에 따르면 두쥐안은 22일 오전 3시 기준 일본 도쿄 동북동쪽 약 420㎞ 해상에서 시속 57㎞로 북동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75hPa, 최대풍속은 초속 32m로 강도 2단계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에는 도쿄 동북동쪽 약 1040㎞ 해상까지 이동한 뒤, 23일 오전 3시께 삿포로 동쪽 약 1370㎞ 부근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전망이다.

제25호 태풍 두쥐안 예상 이동경로 / 기상청 날씨누리
제25호 태풍 두쥐안 예상 이동경로 / 기상청 날씨누리

태풍의 이동 경로가 일본 동쪽 먼바다로 향하고 있어 한반도가 직접 영향권에 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더운 공기가 만나면서 해상에 파도가 높아지고 해안가 바람이 강해질 수 있어 동해와 남해, 제주 먼바다 일대는 풍랑에 유의해야 한다. 한국은 이날부터 맑은 날씨가 이어지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24일부터 구름이 많아지고, 주말에는 남부 지방과 제주도에 비 소식이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