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활동 90% 못 하게 돼”...7년째 치매 아내 돌보는 데뷔 55년차 전설의 '트로트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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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진아 “하루에 약을 13번 정도 나눠서 줘야...아내 돌볼 의무 있어”

트로트계의 대부로 불리는 가수 태진아가 치매를 앓는 아내 곁을 지키며 방송 활동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을 털어놨다.

태진아 자료사진 / 뉴스1
태진아 자료사진 / 뉴스1

22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CGN'의 추석 특집 콘텐츠 'THE NEW 하늘빛향기'에는 태진아가 출연해 아내 이옥형 씨를 돌보는 일상을 털어놨다. 이옥형 씨는 태진아의 대표 히트곡 '옥경이'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약만 13가지, 기저귀도 갈아준다"

태진아가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치매 아내를 돌보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 유튜브 'CGN'
태진아가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치매 아내를 돌보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 유튜브 'CGN'
태진아가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치매 아내를 돌보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 유튜브 'CGN'
태진아가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치매 아내를 돌보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 유튜브 'CGN'

태진아는 이날 방송에서 아내를 향한 헌신적인 간병 생활을 가감 없이 공개했다. 그는 "하루에 약을 한 13번 정도를 나눠서 줘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가 혼자 화장실에 가는 인지 능력을 잃어 기저귀와 팬티를 직접 갈아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병에 매달리다 보니 방송과 행사 등 대외 활동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태진아는 "예전처럼 '가요무대', '아침마당' 등 방송 활동을 할 수 있는 여유가 별로 없다"며 "'전국노래자랑'도 멀리 가야 하니까 못한다"고 했다. 활동을 접은 정도를 두고는 "제가 움직이는 100%가 있다 그러면 한 90%는 없어졌다. 10% 정도 남아 있다"며 "나머지 90%는 집사람 옆에 있어야 된다"고 밝혔다.

태진아는 아내를 돌보는 이유에 대해서 "그 사람은 모든 걸 다 저한테 받아야 될 권리가 있는 사람"이라며 "나는 그 사람한테 뭐든지 해 줘야 될 의무가 있다"고 답하며 깊은 사랑을 드러냈다.

태진아가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치매 아내를 돌보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 유튜브 'CGN'
태진아가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치매 아내를 돌보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 유튜브 'CGN'

아내가 치매 진단을 받은 지도 어느덧 7년이 흘렀다. 태진아는 "2년 전부터 인지 저하가 급격히 떨어졌다"고 전했다. 다만 다른 환자들에 비해 치매 진행이 비교적 빠르지 않은 편인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태진아는 최근 다른 방송에서도 아내의 병세가 1년가량 더 진행되지 않고 멈춰 있는 상태라며 감사의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또한 태진아는 "1년 전만 해도 회사 1층에 카페가 있었는데 출근할 때 안 데려가면 서운해했다"며 "매번 같이 갔는데 이제 카페에 안 간지도 1년 됐다. 집에서 아내를 돌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내가 기억하기 쉽도록 직접 노래를 만들어 반복해 불러주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태진아는 매해 음반을 발매하며 음악 활동은 꾸준히 지속하고 있음을 밝혔다. 태진아는 "제가 아직까지 직업이 가수니까 음반을 내야 되지 않느냐"며 "일 년에 한 번씩 꼬박꼬박 낸다. 그게 팬서비스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태진아는 1981년 이옥형 씨와 결혼해 슬하에 두 아들을 뒀다. 차남은 가수 겸 배우로 활동했던 이루다. 태진아는 2023년에도 치매를 앓는 아내를 생각하며 만든 곡 '당신과 함께 갈거예요'를 발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곡은 태진아가 노랫말을 쓰고 아들 이루가 작곡을 맡았다.

'트로트 대부' 태진아

태진아 자료사진. / 뉴스1
태진아 자료사진. / 뉴스1

태진아는 1953년생으로 올해 데뷔 55년차를 맞이했다. 가난한 집안 형편 탓에 초등학교만 마치고 서울로 올라와 구두닦이, 중국집 배달원 등 여러 일을 전전했다. 그러던 중 작곡가의 눈에 띄어 가수의 길로 들어섰고, 1973년 '추억의 푸른 언덕'으로 신인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1980년에 돌연 미국행을 선택했고, 이 시기 이옥형 씨를 만나 가정을 이뤘다. 긴 터널을 끝낸 것은 1989년 발표한 '옥경이'였다. 아내의 애칭을 제목으로 삼은 이 곡이 히트하면서 태진아는 데뷔 이래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거울도 안 보는 여자', '미안 미안해', '사모곡', '노란 손수건', '사랑은 아무나 하나', '동반자'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송대관, 설운도, 현철과 함께 트로트계를 대표하는 가수로 우뚝 섰다.

오랜 활동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에는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데뷔 반세기를 넘긴 지금도 그의 음악 활동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에도 신곡 '가시여인아'를 발표하는 등 왕성한 창작 의욕을 보이며 매년 앨범을 한 장씩 꾸준히 내고 있다. 다만 아내의 간병에 무게를 두면서 방송과 지방 행사 등 외부 활동은 예전에 비해 크게 줄인 상태로 보인다.

가족 중에서는 차남 이루가 2005년 발라드 가수로 데뷔해 '까만 안경', '흰 눈' 등의 곡을 남겼다. 배우로 활동 반경을 넓히면서는 '멀리서 보면 푸른 봄' '신사와 아가씨' 등에 출연했다. 부자는 여러 무대에서 함께 서며 각별한 가족애를 드러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