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내내 명절에 혼자 나무젓가락 받은 며느리, 불만 터트리자 휴게소에 버린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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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집에서 뭐냐” 절규에 “다 그렇게 산다” 적반하장

명절마다 시댁 식구들에게 지속적인 부당 대우를 받았다고 호소하는 아내가 남편에게 강한 서운함을 표출했다가 고속도로 휴게소에 홀로 버려지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부부의 갈등은 결국 이혼 소송으로 번졌고 남편은 아내가 과거 작성했던 재산분할 포기 각서를 근거로 재산 지급을 거부했다.
하지만 법원은 혼인 관계를 유지하는 도중에 작성된 재산분할 포기 각서는 법적인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며 아내의 손을 들어줬다.
시댁의 은근한 따돌림과 남편의 비상식적인 행동이 결합해 한 가정의 파탄을 초래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며 온라인상에서 큰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방송된 YTN 라디오 프로그램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 최근 이혼 소송 과정에서 재산분할 포기 각서의 법률적 효력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한 부부의 실제 사연이 전파를 탔다.
사연에 따르면 아내는 오랜 학업 과정을 마친 후 늦은 나이에 지금의 남편과 교제해 결혼에 골인했다.
그러나 결혼 직후 처음 맞이한 명절날 시댁에서 식사를 준비하던 아내는 식탁 위에서 이상한 상황을 목격했다.
시부모와 남편을 비롯한 다른 가족들의 식사 자리에는 모두 은수저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지만, 며느리인 자신의 자리에는 일회용 나무젓가락만이 놓여 있었던 것이다.
아내는 첫 명절 당시에는 젓가락이 부족해 벌어진 단순한 실수이거나 착오라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이듬해 두 번째 명절에도 똑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식사가 마무리된 뒤 시댁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앉아 텔레비전을 시청하며 휴식을 취하는 동안 산더미 같은 설거지와 뒷정리는 언제나 며느리인 아내의 몫으로 남겨졌다.
세 번째 명절에도 시댁 식구들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고 아내의 자리에는 어김없이 나무젓가락이 놓여 있었다.
3년 연속 이어진 차별 대우에 참다못한 아내는 명절 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남편에게 "나는 이 집에서 도대체 어떤 존재냐"고 따져 물으며 억눌린 분노를 터뜨렸다.
아내의 하소연에 남편은 공감하거나 위로하기는커녕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살아가니까 제발 유난 떨지 마라"며 오히려 아내를 질책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시댁의 차별을 둘러싼 부부의 감정싸움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최악의 국면을 맞이했다.
아내가 생리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잠시 차에서 내려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남편이 차를 몰고 아내를 낯선 휴게소에 남겨둔 채 혼자 홀연히 떠나버린 것이다.
아내는 며칠 뒤 집으로 돌아왔으나 남편은 반성 대신 종이 한 장을 들이밀었다. 앞으로 명절에는 어떠한 핑계를 불문하고 반드시 시댁을 방문해야 하며 만약 이를 어길 시에는 이혼에 무조건 동의하고 어떠한 재산분할도 청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불평등한 각서였다.
아내는 남편의 강압적인 요구가 내키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혼인 관계를 파탄 내지 않고 유지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에 결국 체념하며 해당 각서에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마음속 깊은 상처를 지우지 못한 아내가 그 이후의 명절에도 시댁 방문을 거부하자 남편은 아내가 작성했던 각서를 증거 자료로 첨부해 법원에 이혼 소송을 정식으로 제기했다.
이혼 소송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남편은 아내가 자발적으로 재산분할 포기 각서를 작성했으므로 법적으로 재산을 분할받을 권리가 전혀 없다고 강경하게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조인섭 변호사는 혼인 중 작성된 재산분할 포기 각서의 법적 효력을 엄격하게 부정했다.
조 변호사는 "재산분할 제도는 부부가 이혼했을 때 비로소 발생하는 권리다. 이혼하지 않은 정상적인 혼인 상태에서는 애초에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존재하지 않는데 발생하지도 않은 권리를 미리 포기하겠다고 각서를 작성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무효에 해당한다"고 명확하게 설명했다.
이어 "설령 아내가 재산분할을 포기하겠다고 서명하고 변호사 사무실을 통해 공증까지 완벽하게 받았다고 하더라도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의 권리를 미리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재판에서는 효력을 잃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사연 속 아내는 이혼 소송 과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반소를 제기해 재산분할을 정당하게 청구했고 혼인 기간이 비교적 짧아 분할 액수가 크지는 않았지만 법원으로부터 재산분할을 정상적으로 인정받았다.
시댁에서 며느리가 지속적으로 겪은 나무젓가락 배분 등의 대우가 법률이 정한 이혼 사유에 해당하는지도 치열한 법적 공방의 대상이 됐다.
조 변호사는 "민법 제840조 제3호에는 배우자 또는 그 배우자의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를 재판상 이혼 사유로 명시하고 있다"고 법적 근거를 제시했다.
다만 조 변호사는 "식사 시간에 단순히 나무젓가락을 사용하게 한 사실 하나만으로는 법원이 심히 부당한 대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명절마다 매번 혼자서 설거지를 전담하는 것 역시 부당한 대우이기는 하지만, 법에서 규정하는 혼인 관계를 지속할 수 없을 만큼 심히 부당한 대우인지 여부는 폭언이나 폭행 등 구체적인 상황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남편이 아내를 낯선 고속도로 휴게소에 고의로 두고 떠난 극단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명백한 유책 사유로 판단했다. 조 변호사는 "배우자를 도로에 유기한 행위는 명백히 부당한 대우에 해당한다"며 "이러한 행위는 민법이 정한 이혼 사유로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남편의 가혹한 행동으로 인해 이 부부는 이혼 도장을 찍게 됐으며 아내는 재산분할도 쟁취했다. 남편은 재판 과정에서 각서 내용뿐만 아니라 혼인 기간 아내가 자신의 재산 형성에 물리적으로 기여한 바가 전혀 없다고 깎아내렸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조 변호사는 "법원의 재산분할 산정에서는 혼인 기간 동안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전체 재산과 각자의 경제적 가사적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며 사연처럼 아내가 전업주부로서 가사 또는 육아를 충실히 담당한 경우 역시 재산의 유지 및 형성에 대한 정당한 기여로 인정받는 추세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