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4’ 민진기 감독 “또 연기하고 싶다던 이용주…그래서 더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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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4’ 민진기 감독이 종영 인터뷰서 故 이용주와의 ‘푸른거탑’ 인연을 회상
빈소를 지킨 동료들과 이용주의 마지막 말까지 전했다

ENA 월화드라마 ‘신병4 : 사보타주’ 연출 민진기 감독과 극본 윤기영 작가가 종영을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난달 세상을 떠난 배우 故 이용주를 떠올렸다. 두 사람은 9월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신병4’ 전반을 돌아보는 동시에, tvN ‘푸른거탑’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이용주의 생전 모습을 언급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용주는 지난 8월 29일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으며 향년 44세였다.
종영 코앞 ‘신병4’, 10회서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

‘신병4 : 사보타주’는 극본 윤기영·김단, 연출 민진기·조제욱이 참여하고 KT스튜디오지니가 기획, 스토리아일랜드가 제작한 ENA 월화드라마다. 10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4.8%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새로 썼고, 월화드라마 및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켰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펀덱스 9월 3주 차 TV-OTT 통합 화제성 조사에서도 4주 연속 2위에 오르며 인기를 이어갔다. 인터뷰가 진행된 9월 28일 기준 ‘신병4’는 종영까지 2회를 남겨두고 있었고, 최종회는 9월 29일 방송됐다.
시즌1부터 시즌4까지 이어지며 국내를 대표하는 시즌제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극은 계급이 오르고 고민도 늘어버린 상병 박민석(김민호)의 군 생활 후반전을 그려왔으며, 시즌을 거듭하며 원년 멤버들의 계급 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구성을 유지했다.

극 중 훈훈한 전역·진급, 김하나 소령 등장까지
극 중에서는 호국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강찬석(이정현)과 최병남(김희수)이 전역하고, 조백호(오대환)가 진급하며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평화롭던 신화부대에 김하나 소령(공민정)이 등장하며 예측 불가능한 전개를 예고했다.
벼랑 끝 위기마다 서로를 이끌어준 ‘신병즈’의 전우애는 유쾌함과 뭉클함을 동시에 안기며 극을 이끌어왔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캐릭터들의 계급과 관계가 달라지는 설정은 시즌제 특유의 서사적 재미로 이어졌다.
민진기 감독은 이런 설정이 시청자들의 실제 반응으로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는 “‘난 나이를 먹고, 제대하고 취업준비하는데 저 친구들은 계속 군대에 있네, 내 시간은 어디갔지’ 이런 시청자 반응을 보면 시즌제가 이런 울림을 줄 수 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민진기 감독, ‘푸른거탑’서 인연 맺은 故 이용주

민진기 감독은 ‘신병’ 시리즈에 앞서 2012년 tvN ‘푸른거탑’을 연출하며 군대라는 공간을 코미디로 풀어냈다. 그는 “2012년에 ‘푸른거탑’을 만들었을 때도 절박한 가운데 청년들이 생활하는 공간이 주는 블랙코미디적인 요소에 집중했던 것 같다. 코미디에서 가장 중요한 공감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아이템이라 매력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요한 건 하이퍼리얼리즘적인 공간을 어떻게 비틀어 코미디적으로 편집하냐에 대한 고민이었다”고 덧붙였다. ‘푸른거탑’은 대중에게 이용주라는 이름을 알린 작품이었고, 배우와 스태프들의 관계도 유독 끈끈했던 현장으로 꼽힌다.
당시 현장에서는 매주 2~3일씩 함께 촬영을 이어가며 배우와 스태프들이 가까운 관계를 맺었다. 민진기 감독은 그 시절의 촬영 방식이 이후 ‘신병’ 시리즈 현장 운영에도 이어졌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비보… “가슴이 아팠다”
‘푸른거탑’ 이야기가 나오자 지난 8월 29일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이용주가 자연스럽게 언급됐다. 민진기 감독은 “14~15년 전에 지금 ‘신병’ 배우들처럼 매주 2~3일씩 보면서 현장을 누볐고, 이용주도 주목을 받아서 행복해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그는 “너무나 갑작스럽게 운명을 달리하는 사건을 마주하게 되니까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밀리터리 코미디를 함께 만들어온 감독에게 이용주의 부재는 남다른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용주는 지난 8월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으며 향년 44세였다. 민진기 감독은 비보를 접한 당시를 돌아보며 과거 현장의 기억이 더욱 선명하게 떠올랐다고 전했다.

빈소 지킨 ‘푸른거탑’ 배우들, “그 상황이 슬펐다”
민진기 감독은 빈소에서 마주한 장면도 전했다. 그는 “빈소에 갔는데 ‘푸른거탑’ 배우들이 있었다. 우리 배우들이 빈소를 지키고 있어서 2010년대 현장에 있었던 배우, 스태프들이 이용주의 빈소에 있는 게 슬펐다”고 말했다.
특히 김재우, 김호창 등 ‘푸른거탑’ 출신 배우들이 자리를 지켰다는 사실도 언급됐다. 그는 “특히 김재우, 김호창 배우가 굉장히 안타까워했다”고 전하며 당시 현장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민진기 감독은 빈소를 찾은 배우들 대부분이 과거 ‘푸른거탑’에서 함께했던 얼굴들이었다고 전하며, 그 공간을 거의 ‘푸른거탑’ 배우들이 지키고 있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또 연기하고 싶어요” 이용주가 남긴 마지막 말
민진기 감독은 이용주가 생전 남긴 말을 특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이용주가 ‘신병’에도 나왔었고 오랜만에 연기해서 좋다고 했던 게 기억에 스쳐갔다”며 “그래서 더욱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오랜만에 연기하니까 감독님 너무 재밌어요. 또 연기하고 싶어요”라고 했던 이용주의 말을 떠올렸다. 그는 “용주 몫까지 우리가 더 재밌는 작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민진기 감독은 이 말이 이용주와 나눈 마지막 대화 중 하나로 기억에 남아있다고 전하며, 그 말을 들었을 당시 이용주가 밝은 표정으로 촬영장을 오갔던 모습도 함께 떠올렸다.

‘신병2’ 정다정 역으로 다시 만난 인연

이용주는 ‘푸른거탑’ 이후 ‘신병2’에 정다정 역으로 출연하며 민진기 감독과 다시 인연을 맺었다. 시즌을 거듭하며 다양한 신인·기존 배우들을 품어온 ‘신병’ 시리즈에 합류해 오랜만에 연기 현장으로 돌아온 셈이었다.
당시 이용주가 밝혔던 소감은 현장에서 오랫동안 화제로 남았다. 감독은 이 시기를 떠올리며 이용주가 연기에 대한 애정을 다시 확인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푸른거탑’으로 처음 얼굴을 알린 뒤 한동안 시간이 지나 ‘신병2’로 복귀한 이용주는, 정다정 역을 통해 다시 연기 현장의 분위기를 즐겼다고 감독은 덧붙였다.
‘푸른거탑’부터 ‘신병’까지, 민진기 감독의 군대물 필모
민진기 감독은 ‘푸른거탑’ 이후 ‘신병’ 시리즈까지 오랜 기간 밀리터리 코미디 장르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군대라는 특수한 공간을 하이퍼리얼리즘적으로 그리면서도 이를 어떻게 코미디로 비틀어 편집할지 계속 고민해왔다고 밝혔다.
시즌1부터 시즌4에 이르는 ‘신병’ 시리즈 역시 이러한 연출 철학의 연장선에 있다. 감독은 “‘신병’으로 시작했지만 어떤 작품, 어디까지 갈지는 우리도 알 수 없다”며 시리즈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그는 신화부대라는 공간이 시간이 멈춰있는 설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시청자의 시간은 흐르지만 극 중 인물들의 시간은 멈춰 있어 배우들이 노화될수록 몰입도가 떨어지는 만큼 나름의 관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인 발굴 비결… “모자란 아들이 잘 되어가는 느낌”
‘신병’ 시리즈는 신인 배우 발굴 창구로도 꼽힌다. 원년 멤버들은 장삐쭈 작가의 동명 애니메이션과의 싱크로율을 기준으로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됐다. 민진기 감독은 “21년도에 시즌1을 할 때 애니메이션의 싱크로율을 주안점으로 두고 배우 오디션을 봐서 발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다른 작품에도 나오고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를 쌓는 걸 보면서 제작진은 모자란 아들이 잘 되어가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이어 “잘 되어서 ‘신병’을 못한다고 해도 보내줄 수 있다. 전역한 배우들도 필모그래피를 잘 쌓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민진기 감독은 이런 배우와 제작진의 관계를 부모가 자식을 지켜보는 마음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잘 되어서 떠나면 보내줘야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 부모 같은 마음으로 보고 있고, 그들이 잘되길 바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정현·김희수 전역, 원년 ‘신병즈’ 졸업
이번 시즌에서는 말년병장이 된 강찬석 역 이정현과 최병남 역 김희수가 캐릭터의 전역과 동시에 시리즈를 졸업했다. 제작진은 이들이 부대를 떠나는 감정을 담기 위해 마지막 촬영날 전역신을 따로 찍었다.
윤기영 작가는 “그날 촬영 끝나고 배우들을 집에 데리고 왔다. 네 시즌을 함께 했던 이정현에게 강찬석의 기분이 어떨 것 같냐고 물어보니 ‘정말 미안할 것 같다’더라”고 전했다. 그는 “그 한마디가 강찬석을 완성시켰다”고 애틋해했다.
네 시즌 동안 강찬석 역을 맡아온 이정현은 촬영 마지막 날 감정이 복잡했다고 전해졌다. 윤기영 작가는 배우가 직접 전한 감정 한마디가 캐릭터의 마지막 장면에 그대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시즌제 성공 비결, 윤기영 작가가 밝힌 대본 원칙
시즌4까지 이어온 ‘신병’의 성공 비결에 대해 윤기영 작가는 감독의 깐깐한 대본 검토를 첫손에 꼽았다. 그는 “감독님이 회를 거듭할수록 대본을 깐깐하게 보신다. 재미는 기본이고 더 새로운 게 있어야 한다는 요구를 하신다”고 말했다.
이어 “라인을 정해놓고 가면 편하지만 계속 좋은 걸 고민하는 게 두 번째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민진기 감독은 배우들이 특별한 사고 없이 이름값을 쌓아온 점과, 군대물 특유의 고된 촬영이 오히려 동료애를 다지는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군대물이라 몸을 쓰는 장면들이 많다. 그러면 실제 군생활보다 힘들 수도 있다. 그러면서 끈끈해지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기획하고 캐스팅할 때부터 나이대를 비슷하게 세팅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 어떤 절친들보다 친해져서 그 지점도 배경이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