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회 부관참시 이유… '왕사남' 방영 뒤 다시 쏠린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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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사는 남자' SBS 방영, 전국 11%로 연휴 1위

추석 연휴 안방극장 1위에 오른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가 500여 년 전 조선 최고 권력자의 최후까지 다시 불러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서 한명회를 연기한 배우 유지태 스틸컷. / 배급사 쇼박스 제공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서 한명회를 연기한 배우 유지태 스틸컷. / 배급사 쇼박스 제공

지난 26일 '왕사남'이 SBS를 통해 처음으로 TV에 공개됐다. 방송이 끝나자 극 중 배우 유지태가 연기한 한명회가 실제 역사에서 부관참시를 당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닐슨 시청률 조사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왕사남'은 전국 11%, 수도권 11.8%를 기록했다. 연휴 기간 방송된 모든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한명회 부관참시 이유, 죽은 지 17년 만에 열린 관

부관참시는 이미 죽은 사람의 관을 열고 시신을 베는 형벌이다. 한명회는 1487년 세상을 떠나 묘에 묻혔다. 그런데 17년이 지난 1504년(연산군 10년) 갑자사화가 일어나면서 그의 무덤이 다시 열렸다.

결정적인 이유는 폐비 윤씨 사건이었다. 폐비 윤씨는 연산군의 생모다. 그는 성종 때 왕비 자리에서 쫓겨났고, 끝내 사약을 받았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한명회 스틸컷. / 배급사 쇼박스 제공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한명회 스틸컷. / 배급사 쇼박스 제공

왕위에 오른 연산군은 어머니의 죽음과 얽힌 사람들을 찾아내 철저하게 벌했다. 한명회도 그 대상이 됐다. 성종 대에 폐비 윤씨를 내쫓고 사사하는 과정에 찬성했거나 이를 지켜보기만 한 훈구대신 가운데 한 명으로 지목된 것이다.

정치적 보복의 성격도 있었다. 한명회는 살아 있을 때 막강한 권력을 쥐고, 공신 중심의 정치를 이끈 훈구세력의 대표 인물이었다. 그래서 왕권을 키우고 보복에 나선 연산군에게 한명회는 희생양 중 한 명이 됐다.

결국 한명회의 시신은 무덤 밖으로 끌려 나와 훼손됐다. 이어 거리에 효수되는 비참한 말로를 맞았다. 한명회의 명예는 1506년 중종반정이 일어난 뒤에야 회복됐다. '왕사남'에서 한명회는 도승지이자 당대 최고의 권력자로 등장한다. 어린 왕을 몰아낸 권력의 한가운데에 서 있던 인물이다.

야구 중계로 1시간 밀린 방송… 자정 넘어서도 TV 앞 지킨 시청자들

당초 '왕사남'은 지난 26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같은 날 열린 아시안게임 야구 경기가 폭우로 1시간 늦게 시작하면서 영화 편성도 밀렸다. 이에 '왕사남'은 예정보다 1시간 늦은 오후 10시 30분쯤 시작됐다.

방송 시간이 밀렸지만, 시청자들은 채널을 돌리지 않았다. 극장에서 여러 번 영화를 본 관객부터 이번에 처음 영화를 접한 시청자까지 TV 앞을 지켰다. 영화는 자정을 넘겨서야 끝났다. 그런데도 방송이 끝난 뒤 각종 게시판에는 '왕사남' 이야기가 다시 쏟아졌다. '왕사남'이 TV를 통해 안방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단종과 엄흥도의 마지막 이야기… 1693만 명이 극장을 찾은 영화

영화 '왕과 사는 남자' 광천골 사람들 스틸컷. / 배급사 쇼박스 제공
영화 '왕과 사는 남자' 광천골 사람들 스틸컷. / 배급사 쇼박스 제공

'왕사남'은 장항준 감독의 6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조선 제6대 임금 단종과 호장 엄흥도의 이야기를 각색한 사극이다.

영화는 계유정난으로 왕위에서 쫓겨난 어린 왕 이홍위(박지훈)가 강원도 영월 청령포로 유배를 오면서 시작된다. 산골 마을 광천골의 촌장 엄흥도(유해진)는 마을을 살리겠다는 생각으로 스스로 유배지를 맡겠다고 나선다. 그리고 왕을 감시하라는 임무를 받는다. 하지만 살아갈 기운을 잃어가는 소년을 곁에서 지켜보며 엄흥도는 점차 마음을 열게 된다. 영화는 단종의 마지막을 권력 다툼보다 광천골 사람들과 나눈 정에 초점을 맞춰 그려냈다.

배우 박지훈은 어린 나이에 모든 것을 빼앗기고도 기개를 잃지 않는 왕을 연기했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단종 환생'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배우 유해진은 그 시대를 실제로 살았던 사람처럼 인간 이홍위와 마음을 나눴다. 그리고 그의 비극을 온몸으로 받아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 배급사 쇼박스 제공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 배급사 쇼박스 제공

조연진의 연기도 빛났다. 배우 유지태가 한명회를, 배우 전미도가 나인 매화를, 배우 이준혁이 금성대군을 맡았다. 배우 김민은 엄흥도의 아들 엄태산을, 배우 박지환은 영월군수를 연기했다. 배우 안재홍은 이웃 마을 노루골 촌장으로 우정 출연했다. 명배우들의 연기가 어우러지면서 안방극장은 눈물로 젖었다.

화면과 음악도 몰입을 높였다. 최영환 촬영감독은 청령포의 계절을 박지훈과 유해진의 눈빛에 담아냈다. 여기에 달파란이 맡은 음악이 극의 감정을 끌어올렸다.

'왕사남'은 지난 2월 4일 개봉했다. 개봉 31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넘었고, 61일째인 4월 5일에는 1600만 명을 돌파했다. 최종 관객 수는 1693만 명이다. '명량'(1761만 명)에 이어 한국 영화 역대 흥행 2위 기록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