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한테 '이 말' 했더니 성희롱으로 인사팀에 불려 갔습니다, 정말 억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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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커뮤니티 달군 외모 칭찬 논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참고 이미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참고 이미지

직장 내에서 동료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화장 및 옷차림을 지적하는 행위가 명백한 언어적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사회적 기준이 확립되고 있는 가운데, 자신이 건넨 외모 칭찬이 성희롱으로 접수돼 인사팀의 경고를 받았다는 한 직장인의 사연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와 고용노동부의 객관적인 지침 및 과거 유사 판례에 따르면 칭찬을 의도했더라도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외모 평가는 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 금지하는 직장 내 성희롱으로 규정돼 엄격한 제재를 받는다.

뉴스1 등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리멤버에 '오늘 좀 여자 같고 예쁘네'라는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글 작성자 A 씨에 따르면 평소 직장에서 화장을 하지 않거나 옷차림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던 여성 동료가 어느 날 화장을 하고 원피스를 입은 채 출근한 모습을 보고 칭찬의 말을 건넸다.

A 씨는 이 여성 직원에게 "오늘 좀 여자 같고 예쁘다"고 말한 후 "꾸밀 줄 아는 사람인 걸 확인했으니까, 앞으로 예뻐지라는 의미로 평소에도 이렇게 꾸미고 다니지"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 직후 얼마 지나지 않아 A 씨는 사내 인사팀으로부터 호출을 받았다.

인사팀 담당자는 해당 발언을 두고 사내에 성희롱 문제가 제기됐다는 사실을 알리며 앞으로 언행을 조심해 달라고 주의 조치를 내렸다. 다만 사측으로부터 별도의 징계가 내려지지는 않았다.

인사팀의 주의 조치를 받은 A 씨는 자신의 발언이 칭찬이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예쁘다고 기분 좋아지라고 해준 칭찬이 성희롱이냐"며 자신의 의도를 방어했다.

그러면서 "여자 같고 예쁘다는 말이 성희롱이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하며 회사 측의 경고 조치를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A 씨가 해당 여성 동료의 외모나 옷차림에 대해 평가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A 씨는 자신이 평소에도 해당 직원에게 "살 조금만 더 빼고 원피스 입으면 진짜 예쁠 텐데"라거나 "화장 잘 어울리는 얼굴" 등의 말을 해왔다고 스스로 밝혔다.

A 씨는 자신의 이러한 조언을 듣고 해당 직원이 이날 화장과 원피스를 갖춰 입고 왔다고 생각했다며 "좋은 뜻으로 한 말도 꼬아서 듣고, 진짜 왜 이렇게 예민한가"라고 토로했다.

온라인에서는 A 씨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누리꾼들은 타인의 외모를 평가하고 이를 강요하는 듯한 태도가 명백한 성희롱적 요소를 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예쁘다는 게 왜 기분 좋아지라고 하는 칭찬이라고 생각했냐", "칭찬의 의도가 좋았을지 몰라도 외적으로 평가되는 거 기분이 좋지 않다", "성희롱 맞다" 등 단호한 반응을 보이며 A 씨가 가해자로서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지 않고 상대방을 예민한 사람으로 간주하는 태도를 성토했다.

한편 인권위가 주기적으로 발행하는 '성희롱 시정권고 사례집' 및 관련 결정례에 따르면 직장 내에서 타인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체형을 지적하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다. 나아가 치마나 화장 착용을 지시하는 등 특정 성별의 고정관념을 강요하는 복장 간섭 행위 역시 피해자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수치심을 유발하는 성희롱 행위로 명확히 규정돼 있다.

실제 인권위 시정 권고 사례에 따르면 사내 부하 직원에게 "다이어트를 해서 살을 빼면 예쁘겠다"라거나 "살 빼면 매력 없다"라며 지속적으로 신체 조건을 언급하고 외모 잣대를 들이댄 직장 상사들의 행위에 대해 인권위는 예외 없이 '언어적 성희롱' 판단을 내렸다.

인권위는 발언을 한 상사의 내심이나 의도가 친근함의 표시, 혹은 격려나 칭찬이었을지라도 사회통념상 객관적인 관점에서 상대방이 모욕감과 성적 굴욕감을 느꼈다면 성희롱이 성립된다는 심사 기준을 확고히 하고 있다.

법원 역시 이러한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법원은 조언이나 호의적 관점에서 던진 "예쁘다"라는 반복적 외모 평조차 말하는 사람의 목적과 관계없이 듣는 이에게 객관적인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성적 언동으로 판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