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1-4 대패한 직후 모레노 감독이 가장 먼저 꺼낸 ‘이 말’…꽤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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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노 임시 감독, 첫 패배에 팬 앞에서 바로 사과한 이유

출범 두 경기 만에 대패를 안은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기자회견장에서 가장 먼저 꺼낸 말은 전술 설명이 아니라 '사과'였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 / 뉴스1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 / 뉴스1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우루과이 축구 평가전에서 1-4로 졌다. 한국은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며 흔들렸고, 후반에도 한 골을 더 허용했다. 손흥민이 후반 막판 만회골을 넣었지만 결과를 바꾸지는 못했다. 대한민국 우루과이 축구 경기는 A매치 4연전의 두 번째 경기였다.

데뷔전 3-0 승리 3일 뒤 맞은 첫 패배

모레노 감독은 지난 25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지휘봉을 잡은 뒤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그러나 3일 뒤 만난 우루과이는 전혀 다른 상대였다. 우루과이 축구는 남미 강호로 분류되고, 한국은 이 상대를 맞아 전력 차를 실감해야 했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모레노 감독의 위치도 하루아침에 바뀌었다. 데뷔전에서는 승장으로 앉았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는 패장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건, 팬 여러분께 사과드리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선수들과 해결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 감독이 패배 직후 팬들을 향해 가장 먼저 사과의 뜻을 밝힌 장면이다.

머리 감싼 모레노 감독. / 뉴스1
머리 감싼 모레노 감독. / 뉴스1

전반 3실점, 역습과 뒷공간에서 무너졌다

경기 흐름은 전반에 사실상 갈렸다. 한국 수비는 우루과이의 역습과 뒷공간 침투에 연달아 뚫렸다. 실점 가운데 하나는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자책골이었다. 전반이 끝났을 때 스코어는 이미 0-3이었다.

후반에도 실점은 이어졌다. 후반 중반 크로스에 이은 헤더로 네 번째 골을 허용했다. 점수 차는 4골까지 벌어졌다. 대한민국 축구 평가전에서 전반에만 3골을 내준 경기는 팬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모레노 감독은 전반 부진의 원인으로 전술 조정을 꼽았다. 그는 전반에 준비한 운영 방식이 있었지만 경기를 하면서 문제점을 발견했고, 이를 조금 늦게 파악했다고 인정했다. 하프타임 이후에는 선수들을 돕기 위해 운영 방식을 바꿨고, 새로 투입된 선수들이 코칭스태프가 요구한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후반만 보면 1-1, 손흥민은 한국인 A매치 최다골 기록 세웠다

모레노 감독이 강조한 대목은 후반 경기력이었다. 그는 후반전만 놓고 보면 1-1이었다며, 네 번째 실점이 나오기 전에 득점했다면 격차를 더 좁힐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반에는 한국이 하고자 하는 축구가 조금 더 나타났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국의 유일한 득점은 후반 막판에 나왔다. 손흥민이 한국인 A매치 최다 기록인 58번째 골을 터뜨렸다. 한국 축구 A매치 역사에 남을 개인 기록이었지만 팀은 1-4로 졌다.

손흥민과 이재성. / 뉴스1
손흥민과 이재성. / 뉴스1

모레노 감독은 상대 우루과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루과이의 슈팅 수는 많지 않았고 점유율도 높지 않았지만 4골을 넣었다는 것이다. 그는 우루과이에 축하를 전하면서도, 지난 경기에서 완벽했던 것이 아니듯 오늘 좋지 않았다고 모든 게 나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바라던 결과는 아니었다며 이런 결과가 다시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전임 홍명보 감독의 경기 후 발언과 비교되는 이유

경기 직후 첫 마디가 사과였다는 점이 화제가 된 배경에는 전임 사령탑의 사례가 있다. 홍명보 감독은 주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패배 원인을 설명하는 방식을 두고 일부 축구 팬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책임 회피성 화법, 언행불일치, 자의식 과잉 논란, 전술적 설명 부족 등이 비판의 내용이었다. 대한민국 축구 감독의 경기 후 발언이 팬들의 평가 대상이 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모레노 감독의 회견은 사과로 시작해 전반 실패 원인, 하프타임 조정, 후반 경기력, 향후 계획 순으로 이어졌다. 패인을 자신의 판단 시점 문제로 언급한 부분도 있다. 회견 내용만 놓고 보면 사과와 전술적 설명이 모두 담겼다.

모레노 감독. / 뉴스1
모레노 감독. / 뉴스1

포메이션 고집하지 않는다, 철학은 바꾸지 않는다

전술 방향에 대한 질문에는 선을 그었다. 모레노 감독은 특정 포메이션을 고집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기 상황과 상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고, 상대가 우위에 있다면 그에 맞는 조절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공격 때는 많은 순간 4-4-2가 다른 형태로 움직였다고도 설명했다.

동시에 축구 철학과 원칙에 대해서는 확고하다고 했다. 어려운 상황마다 원칙을 바꾸면 선수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였다. 형태는 유연하게 가져가되 기본 원칙은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4일 뒤 베네수엘라전, 무엇이 달라질까

한국 축구 일정 평가전의 다음 경기는 10월 2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베네수엘라전이다. 대한민국 축구 일정 평가전 가운데 A매치 4연전의 세 번째 경기이며, 우루과이전 이후 불과 4일 만에 치른다. 모레노 감독은 지난 경기에서 승리했을 때와 똑같은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선수뿐 아니라 자신에 대해서도 면밀히 분석하고, 어떤 부분을 개선할지 선수들에게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선수단 구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조규성(미트윌란)에 이어 백승호(버밍엄시티)도 소집 해제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우루과이전 뒤 백승호가 남은 경기 출전보다 회복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소집 해제를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대표팀은 28명으로 남은 두 경기를 치른다.

모레노 감독은 가능한 한 모든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주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금은 선수들을 알아가는 과정이고, 전술 개념을 얼마나 받아들였는지 확인하는 가장 좋은 무대가 실전이라는 설명이다. 대표팀 감독에게는 선수들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확보할 의무와 책임이 있으며, 그래야 중요한 경기에서 가장 적절한 선수를 고를 수 있다고 했다. 한국 축구 친선경기 성격의 남은 두 경기가 선수 파악의 무대가 되는 셈이다. 대한민국 축구 친선경기인 만큼 베네수엘라전에서는 우루과이전과 다른 선발 구성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우루과이 감독과 인사하는 모레노 감독. / 뉴스1
우루과이 감독과 인사하는 모레노 감독. / 뉴스1

다음은 모레노 감독 일문일답이다.

Q. 오늘 소감은?

A. 가장 먼저 말씀을 드리고 싶은 건 팬 여러분께 사과드리고 싶다는 점이다. 오늘 경기장을 채워주시고 응원해 주신 팬들은 이런 결과를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결국 우루과이에게는 축하하고 싶다. 상대는 슈팅 수도 많지 않았고 점유율도 높지 않았지만 4골을 넣었다. 후반에는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가 조금 더 나타났다. 후반전만 보면 1-1이었다. 4번째 실점이 나오기 전에 득점했다면 조금 더 좁힐 수 있었을 것이다.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 지난 경기에서 완벽했던 것도 아니고 오늘 좋지 않았다고 해서 모든 게 나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가 바랐던 결과는 아니다. 앞으로 이런 결과가 다시 나오지 않길 바란다.

Q. 다음 경기까지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에게 피지컬, 멘털 부분을 어떤 과정을 통해 극복할 것인지.

A. 지난 경기에서 승리했을 때와 똑같은 과정을 거치겠다. 면밀히 분석하겠다. 선수뿐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부분을 개선할 건지 선수들에게도 말할 것이다. 불과 4일 뒤에 베네수엘라와 평가전이 있다. 클럽이든 대표팀이든 감독의 본질은 같다. 팬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 더 큰 의지를 통해 선수들과 해결책을 찾겠다.

Q. 전·후반 경기력이 달랐는데.

A. 전술 조정이 가장 큰 이유였다. 전반에 준비한 운영 방식이 있었는데 경기를 하면서 문제점을 발견했다. 안타깝게 조금 늦게 파악했다.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운영 방식을 바꿨고 그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새로 투입된 선수들이 우리가 요구했던 역할을 잘 수행했다.

Q. 하프타임에 어떤 얘기를 해줬나. 다음 경기나 추후에 상대 팀의 전술에 따라 4-4-2의 틀을 쓸 수도 있는 건지. 유연하게 변화를 가져갈 건지.

A. 특정 포메이션을 고집하지 않는다. 결국 경기 상황과 상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항상 상대보다 우위에 있을 수는 없고 상대가 우위에 있다면 거기에 맞는 조절이 필요하다. 공격할 때는 많은 순간 4-4-2가 다른 형태로 움직였다. 다만 우리 축구 철학과 원칙에 대해서는 확고하다. 어려운 상황마다 바꾸면 선수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Q. 황인범이 두 경기 연속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는데.

A. 황인범은 다음 A매치인 베네수엘라전에는 출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Q. 남은 두 경기에서 선수단 전체를 골고루 활용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까지 활용한 선수들을 바탕으로 지금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데 집중할 것인가.

A. 우선 두 명의 선수(조규성·백승호)가 소집 해제되면서 남은 선수가 28명이다. 가능한 한 모든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주고 싶다. 지금은 선수들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선수들이 우리가 전달하는 전술적 개념을 얼마나 잘 받아들였는지 확인하는 가장 좋은 무대가 바로 실전이다. 대표팀 감독에게는 선수들에 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확보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그래야 앞으로 중요한 경기를 치르게 될 때 가장 적절한 선수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